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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은 세계 축구를 주도하는 유럽과 남미의 유럽과 남미의 힘을 그대로 보여준 대진이었다 아프리카라의 모로코가 16강전에서 스페인에 극적인 승부차기 승을 하며 8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나머지 팀들은 말 그대로 올라갈만한 팀들이 모두 자리를 잡았다. 모로코를 제외하고 16강전에 올랐던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팀들은 유럽과 남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 거리는 좁혀졌지만, 아직은 유럽과 남미의 벽은 높았다. 

이렇게 짜인 8강 대진에서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운명이 엇갈였다. 브라질은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했고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에 승리했다. 만약, 함께 승리했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4강전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빅 매치가 될 수 있었지만, 그 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브라질의 패배는 큰 이변이었다. 브라질은 비교적 수월한 조 예선에 이어 16강전에서 대한민국에 4 : 1로 대승했다. 브라질은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경기를 했고 경기 후반 주력 선수와 골키퍼까지 교체하는 여유를 가졌다. 조 예선 3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대한민국은 16강에서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전과 다른 전술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브라질은 함께 춤을 추는 골 세리머니를 하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브라질은 큰 체력 소모 없이 8강전에 올랐다. 브라질과 대결하는 크로아티아는 달랐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팀인 크로아티아였지만, 이번 대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37살의 베테랑 모드리치가 여전히 주력 선수로 나서야 할 만큼 선수층이 두껍지 않았다.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 예선에서도 모로코 돌풍에 밀려 조 2위로 통과했다. 3패를 당한 조 최하위 팀 캐나다에 4 : 1 대승을 했지만, 모로코와 벨기에에 0 : 0 무승부를 하면서 다소 답답한 경기를 했다. 

 

 

 



크로아티아의 16강 상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조 예선에서 독일에 이어 스페인에 승리하며 2승 1패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기세는 분명 일본이 앞섰다. 일본의 경기력도 호평을 받고 있었고 크로아티아가 힘든 경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본은 8강 진출의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경기 내용도 일본이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대회 준우승팀의 저력을 일본의 돌풍을 잠재웠다. 선취골을 내주고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 균형을 맞췄고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에서 관록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일본의 연달에 승부차기 실축을 하는 사이 크로아티아는 연달아 골을 성공시키며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월드컵은 8강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막강한 전력의 브라질이 그들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크로아티아는 치열한 조 예선과 16강 경기를 하면서 체력 소진이 많았다. 실제 경기는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몰아붙이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자칫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크로아티아는 마치 단단한 성벽을 쌓듯 촘촘한 수비로 브라질을 공세를 막아냈다. 그 성벽에 빈틈이 생겨 실점 위기가 닥치면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는 전. 후반 내내 밀리는 경기를 했다. 유효슈팅이 하나도 없을 만큼 공격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대신 크로아티아는 단단한 수비로 버티고 또 버텼다. 그들의 버티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브라질로서는 초조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계속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두드리던 브라질은 연장 전반 정교한 패스로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허물고 팀 에이스 네이마르의 절묘한 골 결정력을 더해 고대하면 득점을 했다. 크로아티아에는 허망한 순간이었다. 이대로 경기가 브라질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상황에 반전이 일어났다. 적극 공세로 나선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의 우측면에서 강하게 깔려오는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1 : 1 동점을 만들었다. 크로아티아에게는 경기 중 첫 유효슈팅이었고 이 골은 크로아티아를 막다른 절벽에서 구해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까지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남은 건 승부차기였다. 이 승부차기에서 크로아티아는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했다. 브라질의 2명의 선수가 실축하는 사이 크로아티아는 4명의 선수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에서 4 : 2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했던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는 스포츠임을 입증하며 환호했다. 크로아티아는 16강과 8강전을 모두 승부차기로 승리하는 놀라운 투지와 끈기를 보였다. 역대 월드컵에서 유독 승부차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그들의 전통이 세계 최강 브라질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특히, 일본전에 이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이어간 크로아티아의 골키퍼는 그들의 4강 진출에 있어 최고의 수훈 선수가 됐다. 

이 패배는 브라질 선수단은 물론이고 브라질 현지마저 깊은 슬픔에 빠지게 했다. 외신에서는 브라질의 상황을 장례식장과 같다고 표현했다. 힘겨운 투병을 하고 있는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를 위해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던 브라질이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다시 우승에 도전했고 우승후보의 면모를 보였지만, 철옹성과 같은 크로아티아의 수비에 막히며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 패배로 브라질의 감독은 바로 사임을 발표했고 에이스 네이마르 역시 대표팀 은퇴의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브라질의 좌절과 달리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아르헨티나는 유럽의 강자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에이스 메시의 1골 1도움을 앞세워 2 : 0 리드를 잡았고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후반 공세를 막지 못하면서 2골을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1 : 2로 밀리는 상황에서 후반전 추가시간 마저 끝나는 시점에서 절묘한 세트피스로 동점에 성공했다. 농구의 버저비터와 같은 골이었다. 

두 팀은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축구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기도 했다. 과열된 경기 속에 양 팀에는 10개가 넘는 경고가 주어졌다. 치열한 접전 속에 연장전으로 경기는 이어졌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10분 넘게 주어질 정도로 경기 시간이 길었고 이는 연장전에서 두 팀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이 승부차기는 첫 번째 키커 결과로 사실상 결과가 결정됐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 수비수이자 주장인 반다이크가 나섰지만, 실축했고 아르헨티나는 에이스 메시가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네덜란드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실축을 하면서 분위기가 아르헨티나로 급격히 기울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한 명의 실축이 있었지만, 5번째 키커가 골을 성공하며 승리의 환호를 할 수 있었다.

최근 월드컵에서 유독 토너먼트에 약점을 보였던 아르헨티나는 예선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패배를 당한 후 오히려 팀이 더 단단해지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2골을 이기다 동점을 허용한 이후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이를 버텨내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화려한 국가대표 은퇴를 꿈꾸는 메시의 국가대표로서의 라스트 댄스도 이어가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4강전에서 역시 국가대표로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꾸는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와 맞서게 됐다. 

이번 월드컵은 축구가 약 팀이 강팀을 잡을 확률이 가장 높은 이변 가능성이 큰 구기종목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경기임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이 흐름에 가장 부합하는 경기를 하고 결과를 만들었다. 승부차기로 16강과 8강에 올랐지만, 이 역시 골을 더 많이 넣었기에 만든 결과였다. 브라질은 골을 넣지 못해 패했다. 아르헨티나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이렇게 남미 축구 두 강국의 운명은 이렇게 크게 엇갈렸다. 두 팀의 결과는 축구의 묘미를 축구팬들에게 그대로 전해줬다. 또한, 선수들에게는 가혹하지만, 축구의 승부차기가 어떤 것임을 확실히 알려주는 두 팀의 결과였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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