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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이 4강 진출팀을 결정하고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막바지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조 예선부터 크고 작은 이변이 많았고 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아시아, 아프리카 팀들의 선전이 돋보였던 카타르 월드컵이지만, 8강과 4강의 대진은 대부분 유럽과 남미 팀으로 채워졌다.

아직은 유럽과 남미의 높은 벽이 여전함을 알게 해주는 카타르 월드컵이지만, 그 틈 사이로 아프리카의 모로코가 4강 돌풍을 일으키며 유럽의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모코로는 조 예선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16강전과 8강전에서 바다 건너 이베리아반도에 자리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파하며 4강에 올랐다. 아프리카 팀으로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4강 진출이었다. 

이런 모로코의 선전은 2002 한. 일 월드컵 당시 아시아 팀 최초로 4강에 오른 대한민국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디팬딩 챔피언 프랑스를 상대로 그들의 돌풍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모로코와 함께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크로아티아도 16강과 8강전을 모두 승부차기로 승리하는 놀라운 투지와 집중력을 보이며 4강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지만, 전력이 그때보다 못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단단한 성과 같은 수비벽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빠르고 간결한 공격으로 맞서며 토너먼트에서 열세 예상을 이겨내고 일본과 브라질에 승리했다. 

 

 

 



크로아티아와 함께 모로코 역시 그에 못지않은 수비력과 골 결정력을 더해 강 팀을 연파했다. 두 팀의 선전과 4강행은 축구에서 골 점유율의 허망함과 함께, 축구가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경기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토너먼트에서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두 팀은 이제 4강전에서 뛰어난 공격력의 아르헨티나, 프랑스가 각각 만난다. 이번 대회 호평을 받고 있는 그들의 수비, 단단한 방패가 두 축구 강대국의 창을 막아낼 수 있을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창과 방패의 대결은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월드컵 4강전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42년 만에 유럽팀이 없는 결승전이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와 브라질이 결승에 올라 우루과이가 브라질을 이기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월드컵은 아직 완전히 대회가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없었다. 

이후 월드컵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글로벌한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은 이후 결승전 무대는 유럽과 남미 팀들의 차지였다. 그 속에서 우승 팀 역시 유럽과 남이가 양분했다. 개최지 역시 유럽과 남미가 번갈아 대회를 개최했다. 

이 흐름에 변화가 생긴 건 2002년 한. 일 월드컵이었다. 이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이 아닌 대륙에서 개최가 됐고 최초의 공동 개최 월드컵이었다. 그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했고 브라질은 역대 가장 많은 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브라질의 5회 우승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우승 이후 월드컵 축구 우승 팀은 유럽 팀 차지였다. 유럽과 남미가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라 하긴 했지만, 그 주도권은 점점 유럽으로 넘어갔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이른 바 빅 리그가 유럽에 몰려 있었고 막대한 자본이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당연히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이는 리그 수준을 끌어올렸고 유럽의 축구 수준도 함께 높였다.

 

 

 



이는 국가 대항전에서 유럽팀들의 경쟁력을 함께 올려놓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한 남미의 유명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큰 활약을 했지만, 팀 경쟁력은 항시 경기가 있고 국가가 경기가 훨씬 수월한 유럽이 더 우세했다. 

이에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탈리아 우승, 프랑스 준우승,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스페인 우승, 네덜란드 준우승이었다. 심지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이 개최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4강과 결승에서 연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개최국의 대륙에서 우승 팀이 나온다는 그동안 월드컵 전통을 깨뜨리는 사건이었고 세계 축구에서 유럽 우위가 본격화되는 일이기도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프랑스가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부터 월드컵에서 남미팀이 결승에 오른 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르헨티나뿐이었다. 

그만큼 2000년 대 들어 유럽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선수들의 면면도 뛰어나지만, 새로운 전술과 전략도 유럽에서 나왔다. 최근 유럽은 월드컵과 다른 네이션스 리그라는 유럽 국가 간 별도의 리그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팀과 비 유럽팀 간 A매치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은 그들의 우월한 리그 환경과 시장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블록을 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유럽세가 주도하는 월드컵이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유럽 팀들은 비유럽 팀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고 고전하기도 했다. 물론, 16강전과 8강전에서 유럽의 강팀들이 그 도전을 이겨내는 모습이 많았지만, 세계 축구 수준이 점점 평준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유럽세에 밀렸던 남미 축구도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그들이 약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 흐름 속에 4강에 오른 유럽 2팀은 다른 대륙 국가들과 맞서고 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는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와 상대한다. 객관적 전력은 아르헨티나의 우세다. 물론, 크로아티아는 토너먼트에서 열세를 이겨내고 두 번의 승리를 가져왔다. 메시 못지않은 선수 이력의 모드리치라는 베테랑도 있다. 크로아티아는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막아내고 역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그 전략은 16강전과 8강전에서 효과적이었다. 그에 필요한 골 결정력도 보여준 크로아티아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아르헨티나는 조 예선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이후 오히려 팀이 더 강하게 결속했다. 메시는 팀의 리더로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고 공격진이 그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던 아르헨티나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에 대한 팀 전체의 집중력이 뛰어나다. 브라질에도 승리한 크로아티아지만, 메시의 현역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고자 하는 아르헨티나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여기에 크로아티아는 2번의 연장 승부로 체력 소모도 많았다.

 

 

 



두 팀의 4강전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의 의지와 남미를 대표한다는 자존심, 지난 대회 준우승팀의 저력을 바탕으로 발칸반도의 축구 강국 크로아티아의 자존심이 충돌하는 대결이다. 

또 다른 4강전인 프랑스와 모로코의 대결은 언더독 모로코의 도전을 프랑스가 상대하는 경기다. 모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주의 기운이 그들을 향한 듯 놀라운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모로코는 이 기세를 이어 아프리카 팀 최초의 4강 진출에 이어 결승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모로코는 지금까지의 상승세에 같은 아랍 문화권의 카타르에서 경기를 한다는 점이 홈경기와 같은 편안함이 있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다수의 응원단이 그들과 함께 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이자 디팬딩 챔피언 다운 경기력을 내내 보였다. 프랑스는 20대의 젊은 에이스 음바페와 30대 후반에 접어든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선 베테랑 스트라이크 지루가 이끄는 공격진이 매우 위력적이다. 이들을 집중 견제하면 그 팀을 파고들 공격수로 갖추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당시 멤버가 상당수 유지되고 있어 경험도 풍부하다. 큰 경기에 잘 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한 프랑스다. 어쩌면 프랑스의 적은 그들 자신일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하는 모로코의 기세는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대하게 한다. 

이제 4팀이다. 그중에서 마지막 챔피언이 나온다. 결승 대진은 객관적인 전력상 프랑스, 아르헨티나의 대결이 예상된다고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런 예상을 빗나가게 하는 결과가 속출했다. 그리고 빗나가는 결과를 만들어낸 크로아티아, 모로코 두 팀이 4강에 올라있다. 이들이 과연 또 한 번 객관적 평가를 무시한 결과를 만들지 관록의 두 팀이 승리할지,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승전 조합이 만들어질지 또한, 유럽이 없는 결승전이라는 색다른 풍경이 나타날지 여러 가지로 4강전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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