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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다. FA 시장에서 관심을 받았던 선수들이 하나 둘 계약을 체결했고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트레이드 등 변수가 남아있지만,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시점에 팀 간 전력의 약점이 부각되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각 팀들은 내년 열리는 스프링 캠프 준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수들은 비 활동 기간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비 활동 기간, 마음 편히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FA 시장에서 아직 팀을 찾지 못한 FA 자격 선수들이다. 12월 16일 기준으로 FA 시장에는 7명의 선수가 남아있다. 이들은 과열된 FA 시장의 뒤편에서 주목받지 못했고 잇혀지는 존재가 됐다. 지금까지 상황은 원 소속팀과의 계약이 최선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키움의 두 선발 투수 한현희와 정찬헌은 항상 선발 투수가 부족한 리그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자원이었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현희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에 국가대표 경력에 선발과 마무리 투수로 역량을 보였고 아직 만으로 30살이 안된 투수지만, 미 계약자로 남아있다. 

한현희는 지난해 FA 시장에 나올 수 있었지만, 방역 수칙을 위반한 심야 술판 파동으로 인한 출전 정지 징계로 FA 취득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FA 권리 행사가 늦춰졌다. 만약, 한현희가 지난 시즌 FA 시장에 나왔다면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투수 FA가 많지 않았고 성적도 더 나았기 때문이었다.

 

 

 



2022 시즌 한현희는 출전 정지로 인한 경기 감각 저하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고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그 결과 한현희는 한국시리즈 출전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는 가치 평가 저하의 이유 중 하나였다. 여기에 그가 FA A 등급으로 보상 선수 부담이 크다는 점도 시장의 외면을 받는 또 다른 이유였다. 올 시즌 6승 4패 방어율 4.75를 기록한 투수에서 20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를 내주고 수십억원의 다년 계약을 보장해 주기는 어려웠다. 

이렇게 시장가치가 떨어진 한현희에 대해 원 소속팀 키움도 미온적인 반응이다. 키움은 FA 시장에서 베테랑 불펜 투수 원종현을 FA 다년 계약으로 영입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그러면서도 한현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오퍼를 했다는 소식이 없다. 키움은 한현희를 싸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내보내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그와 관련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현희는 아직 젊고 반등 가능성이 충분한 투수라는 점에서 마운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은 키움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그마저도 안된다면 한현희는 단 년 계약으로 키움에 잔류해야 한다. 이는 한현희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그의 에이전트의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한현희보다 더 상황이 나쁜 건 정찬헌이다. 정찬헌은 선발 투수로 최근 수년간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올 시즌 부진했다. 이닝 소화도 크게 줄었고 그의 단점이 긴 등판 간격의 문제도 도드라졌다. 후반기 키움에서 정찬헌의 역할은 축소됐고 한국시리즈에서 엔트리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5승 6패 방어율 5.36, FA 앞둔 투수에게는 부족한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정찬헌은 그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FA 권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장의 냉혹한 평가 속에 자칫 FA 미아가 될 위기에 몰렸다. 그는 FA B 등급으로 보상 선수 부담이 덜하지만, 그를 위해 돈지갑을 열 팀을 만나지 못했다. 그보다 나이가 어리고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현희가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 현실에서 정찬헌의 FA 권리 행사는 그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결국, 정찬헌 역시 싸인 앤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두 투수의 어려움이 깊어지는 가운데 다른 미 계약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KT의 백업 내야수 신본기는 FA C 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없지만, 최근 2년간 성적이 인상적이지 않았다. 30대 중반 나이에 백업 역할에 고정된 그의 비중을 고려하면 그가 원하는 계약을 따내기 어렵다. 현재 신본기는 원 소속 팀 KT의 제안을 받고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타 구단이 그에게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신본기는 KT 잔류가 최선이다. 

그나마 신본기는 원 소속팀의 제안을 받았지만, 나머지 FA 미 계약 선수들은 원 소속 구단에서도 외면받는 모습니다. 한현희와 정찬헌은 트레이드 등 변수가 존재하지만, NC의 미 계약 선수 이재학, 권희동, 이명기, 롯데 강윤구는 원 소속팀의 전력 구상에서도 제외됐다.

이재학은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베테랑 투수로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성적의 내림세가 뚜렷하다. 젊은 투수들로 마운드의 중심이 이동한 NC의 팀 상황도 이재학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FA B 등급으로 보상 선수 규정에 적용되는 이재학이다. 그로서는 당연히 FA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여겼겠지만, 자칫 선수 생명 단절의 위기로 그를 몰아넣고 있다.

이재학으로서는 NC의  창단 멤버라는 상징성과 올 시즌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을 원 소속팀 NC가 고려해 주길 바라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 해도 현재 받는 연봉에서 상당한 감액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재학은 투수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외야수 권희동과 이명기는 원 소속팀 NC가 FA 계약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권희동과 이명기는 최근 수년간 가장 낮은 성적표이었고 지난 시즌 심야 술판 징계 대상자로 이미지 하락도 경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NC의 현재 외야 상황은 포화상태다 팀 사정상 유망주들에게 더 기회를 주는 리빌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들에게 불리하다. 그나마 권희동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리그에서 귀한 장타력 있는 우타자라는 점에서 싸인 앤 트레이드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명기는 보상 선수가 없는 C 등급 선수라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써늘하다. 

롯데 좌완 불펜 투수 강윤구는 좌완 불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팀 상황과 FA 보상 선수로 1군에서 활약했던 유일한 좌완 투수였던 김유영이 LG로 떠나는 상황이 겹치며 롯데에서 그와 계약할 것으로 보였지만,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롯데에서 지난 2년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점의 그에 대한 가치 평가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1990년 생으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이라는 점도 강윤구의 가치 평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타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투수 다수를 영입했다. 이는 강윤구에 대한 롯데의 평가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강윤구는 C 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타 팀의 관심을 받을 수도 있지만, 여타 방출된 선수들 보다 나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게 그의 현실이다. 다른 미 계약 FA 선수들과 함께 그에게도 올겨울은 매우 힘겨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FA 시장은 올해에도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그대로 보이고 있다. 경쟁이 있으면 그 가치는 기대 이상으로 상승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역 선수 연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아직 계약하지 못한 FA 선수들은 그 냉혹한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과연 7명의 선수들에게 희망의 빛이 전달될 수 있을지 아직은 그 빛을 만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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