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각 방송사와 언론에서는 한 해의 중요한 사건과 이슈들을 정리하는 뉴스와 기사를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국. 내외적으로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딱 맞는 2022년이었다.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기쁘기보다는 슬프고 화나고 안타까운 일들이 더 기억에 남는 아쉬움의 한 해였다. 그 와중에도 스포츠는 사람들을 환희와 즐거움의 시간으로 이끌어주었다.
스포츠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역시 2022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월드컵 사상 최초의 중동 그리고 이슬람 국가에서 개최하는 월드컵, 최초의 겨울 월드컵이었던 카타르 월드컵은 그 어느 대회보다 이변이 속출했고 흥미로운 경기가 많았다. 치열한 경쟁 속에 아르헨티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 이후 3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2002한. 일 월드컵 이후 유럽 국가들로 채워지던 우승국을 남미로 되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끈 살아있는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메시는 그의 선수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채우지 못했던 월드컵 우승의 이력을 넣을 수 있었다. 메시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월드컵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그의 존재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2000년대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의 스타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포르투갈은 호날두는 팀의 8강 탈락과 함께 메시의 영광을 지켜봐야 했다. 호날두는 부진한 경기력과 함께 팀 융화 문제를 드러내며 부정적 이미지를 더 쌓고 말았다. 그는 이제 유럽 리그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고 중동팀으로의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아르헨티나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프랑스는 전 대회 우승 팀이 다음 대회 부진하다는 징크스를 깨고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주력 선수 몇몇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프랑스는 젊은 에이스 음바페를 중심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음바페는 팀을 우승에 이르게 하지 못했지만, 득점왕에 오르며 메시와 호날두 이후 새로운 축구 영웅이 될 선수임을 입증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민들을 열광하게 한 건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극적인 16강 진출이었다. 대표팀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한 조 예선전에서 첫 경기 우루과이전 0 : 0 무승부에 이어 두 번째 가나전 2 : 3 패배로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같은 조 최강팀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 : 1로 역전승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표팀은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수비수 김영권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이뤘고 후반전 추가시간 손흥민의 스프린터와 7명의 수비수 사이로 내준 절묘한 어시스트, 황희찬의 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대표팀은 경기 후 가나와 우루과이전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그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그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가나에 2 : 0으로 승리했고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다득점에서 앞서며 16강에 올랐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짜릿하고 극적인 순간이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다시 한번 성공했다. 비록,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에 1 : 4로 완패했지만, 대표팀이 조 예선에서 보여준 승리에 대한 의지와 온 힘을 다한 플레이에 국민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특히,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월드컵 전 소속팀 경기에서 안면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대회 출전 자체도 불투명했지만,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며 경기에 나섰다. 그의 모습은 대표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촉매제가 됐다. 손흥민 외에도 포르투갈전 극적인 역전골의 주인공 황희찬과 수비의 핵 김민재 등이 부상에 시달렸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표팀의 선전에 큰 힘이 됐다. 이런 대표팀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그 과정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대중들에게 유행어가 됐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대표팀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치른 평가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벤투 감독이 강력히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우리와 맞지 않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4년의 임기 동안 후방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자리 잡게 했고 월드컵에서 그 축구가 빛을 발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큰 호평을 받으며 그의 임기를 다하고 대표팀을 떠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은 16강 진출이라는 성과와 함께 손흥민 외에 조규성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나타났고 이강인이 차세대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성과도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손흥민은 월드컵 전 2021-2022 영국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고 수비수 김민재는 아시아를 벗어나 터키를 거쳐 이탈리아 리그에서 큰 활약을 하면서 세계적인 수비수로 올라서는 기쁨이 있었다.
국내 K리그에서는 울산 현대가 수년간 리그 최강자로 군림하던 전북 현대를 누르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변화가 있었다.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은 전북 현대 소속으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득점왕에 오르는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월드컵의 열기가 걷힌 후 세계 축구계에는 큰 비보가 전해졌다. 선수로서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끌었던 브라질의 축구 영웅이자 모든 축구팬들이 인정하는 축구 황제 펠레가 12월 29일 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펠레는 투병중에서 자국 브라질의 우승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남겼고 브라질 선수들은 이런 펠레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단결된 모습을 보였지만, 브라질은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펠레의 마지막 염원을 이루어주지 못해다. 그렇다 해도 페레는 세계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업적을 남긴 영웅이었다.
축구의 열기에 다소 밀리긴 했지만, 야구 역시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우선 2022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SG 랜더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SSG는 2021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한 이후 구단주가 나서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거듭했다. 이를 통해 가시적인 선수 보강이 이루어졌고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KBO 리그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구단 인프라에 대한 투자로 메이저리그 팀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기도 했다.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SSG는 프로야구 역사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개막 후 줄 곳 1위를 지키며 우승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포스트시즌 돌풍의 팀 키움에 승리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SSG는 투자에 대한 성과를 빠르게 얻어냈다. 하지만 우승 후 단장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소통의 문제 등 구단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나며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SSG의 우승에 이어 프로야구 팬들이 주목한 선수들이 있었다. 이승엽에 이어 KBO 주관 두 번째 은퇴 투어의 주인공 이대호의 은퇴가 올 시즌 있었다. 이대호는 그 누구도 하지 못한 타격 부분 7관왕의 위업을 달성했고 2010 시즌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소속팀 롯데는 물론이고 KBO 리그 최고 타자로 활약하다 일본리그에서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며 3개국 리그를 함께 경험하기도 했다. 이후 소속팀 롯데로 복귀한 이후에도 리그 최고 타자로 그 명성을 유지했다. 은퇴 시즌인 2022 시즌에도 이대호는 은퇴하는 타자라고는 믿을 수 없는 타격 생산력을 발휘하며 최고의 자리에서 당당히 은퇴했다.
이렇게 저물어 가는 별이 있다면 뜨는 별도 있었다.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는 2022 시즌 타격 5개 부분에서 타이틀을 차지하며 KBO 리그에서 이정후의 시대를 열었다. 이정후는 입단 이후 매 시즌 기량을 발전시켰고 최고 타자 자리에 올랐다. 이정후를 중심으로 키움은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의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은 SSG와 팽팽한 대결을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제 이정후의 시선은 KBO 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로 향하고 있다. 이미 이정후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크다. 이정후는 2023 시즌 후 포스팅 절차를 거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높은 대우도 예상된다. 이정후의 2023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국내 프로야구에 비해 메이저리그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활약을 비교적 잠잠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하던 류현진이 부상과 수술, 재활로 시즌을 마감했고 타자로서 큰 활약을 하던 최지만도 전 시즌보다 부진했다. 그 외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다수의 선수들도 가능성을 보였지만,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의 활약이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큰 야구팬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2022 시즌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뛰어난 수비 능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타자로서도 필요할 때 한 방을 때려주는 클러치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공. 수에서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이에 그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홈 팬들은 김하성에 큰 성원을 보내주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김하성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안착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있는 같은 키움 소속인 이정후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기 스포츠 종목 외에도 육상과 수영, 기초 종목에서도 두 명의 스타가 큰 활약을 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은 2022 시즌 세계 실내 육상 선수권 대회 우승, 실외 육상 선수권 준우승을 성과를 냈다. 그 외에도 다수의 국제 대회에서 입상하며 세계 육상에서 메달과 거리가 한참 멀었던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우상혁은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깜짝 활약을 하며 4위에 올랐다. 우상혁은 그때의 일이 우연이 아님을 거듭된 기록 향상과 성적으로 입증했다. 우상혁은 경기 중 남다른 텐션으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신세대 선수로서 다른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우상혁은 2023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이어지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육상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육상에 우상혁이 있다면 수영에는 황선우라는 젊은 스타가 있었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박태환에 이어 세계 수영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로 올라섰다. 특히, 주 종목 자유형 200미터는 충분히 메달권에 들어갈 기량을 각종 대회 결과를 통해 입증했다. 황선우는 아시아 선수들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보였던 200미터와 100미터 등 단거리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기량이 더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박태환 이후 침체기에 있었던 한국 수영에 황선우의 등장은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022년 연초 국민들을 뜨거운 응원 열기 속으로 몰아넣었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대회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해할 수 없는 편파 판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맞서며 성과를 만들었다. 남자 쇼트트랙의 황대현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고 최민정은 그의 클래스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밖에 배구 여제 김연경의 국내 리그 복귀라는 뉴스가 있었고 다수의 스포츠 스타들인 예능 등 방송에서 활약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다수의 스포츠 예능이 등장했다는 점도 특이할만 하다.
이렇게 2022년 스포츠에서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영광스러운 일만 언급했지만, 선수들의 일탈과 병역 비리, 고질적인 스포츠계의 부조리 소식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주목받지 못하는 척박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다수의 선수들도 기억해야 한다.
2023년에는 어느 분야에서나 스포츠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모두가 받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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