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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 2023 프로배구에서 흥국생명이 최근 뉴스의 중심에 섰다. 뛰어난 경기력이나 선수들의 활약이 아니라 파행적인 구단 운영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흥국생명의 감독과 단장 동시 경질, 새로운 감독 선임은 모두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한 구단 내부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언론에 표출됐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팀 내 갈등 양상이 더 커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스포츠 프로배구 뉴스 메인에는 흥국생명 소식이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자칫 프로배구 흥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 사태로 불리는 현재의 상황은 흥국생명 구단이 스스로 자초했다. 흥국생명은 얼마 전 돌연 권순찬 감독과 단장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를 발표하면서 흥국생명은 구단의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를 덧붙였다. 당연히 이에 대한 팬들의 반발이 강하게 일어났다. 

흥국생명은 현재 여자 프로배구 최강 현대건설과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독주 가능성이 큰 시즌이었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복귀와 함께 신임 권순찬 감독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다시 끌어올렸고 1위 경쟁 팀으로 올라섰다. 최근 맞대결에서 현대건설에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2위지만, 1월 8일 현대 승점 차는 4점 차에 불과하고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1위 추격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 감독을 경질했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팬들의 거센 반발에 흥국생명이 내놓은 해명은 비난 여론을 더 들끓게 했다. 신임 단장은 선수 기용이나 로테이션에 이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감독의 경기 운영에 선수 기용과 관련해 구단의 간섭이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었다.

 

 

 



이는 프로구단이라면 나와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동안 어느 프로 스포츠를 막론하고 구단주나 구단 수뇌부의 개입은 있어왔다. 물론, 전근대적인 행태이고 그 결과 또한 좋지 않았다. 이런 식이면 단장과 감독의 존재가 있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이런 개입을 하면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과 단장이 짊어지는 악습이 비일비재했다는 점이다. 최근 이런 구단의 월권에 대해 비판과 감시가 강해지면서 그런 악습이 사라져가는 흐름이었지만, 흥국생명은 그에 역행했음을 스스로 고백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구단 수뇌부의 뜻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인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할 수 있다. 대신 그 말을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는 포장했다. 하지만, 최근 팬들의 수준은 한층 높아졌고 이런 구단의 행태는 당연히 큰 비판에 직면했다.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 기사가 쏟아졌다. 내부의 반발도 강하게 나타났다. 전 감독이 된 권순찬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문제를 비판했고 팀의 구시점이라 할 수 있는 김연경 역시 구단의 처사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독 대행을 임명된 수석 코치마저 한 경기를 지휘한 이후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감독 대행이 또 다른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신임 감독이 발표되긴 했지만, 그는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단 내부 구성원들의 구단의 처사에 대한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감독이 제 역할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임 감독은 이미 지난 시즌 후 경질된 감독 체제에서 수석 코치로 일한 인물이다. 그러 인물을 경험이 풍부하고 팀 사정에 밝다는 이유로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다는 건 그가 구단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감독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구단의 형태에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어느 감독이 와도 신뢰할 수 없다는 인터뷰를 했다. 팀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의 이 발언은 구단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다. 

이런 흥국생명의 파행적 구단 운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프로배구 전체를 뒤흔들었던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 선수의 학폭 사건 과정에서 흥국생명은 미온적인 대체로 비난을 받았다. 그들은 학창 시절뿐만 아니라 팀에서도 팀 융화를 깨뜨리는 행동을 했다.

이에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내 리그로 복귀한 김연경과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연경과 이들이 더해진 흥국생명은 당연히 우승후보였지만, 팀 내 갈등이 표출되면서 팀이 흔들렸다. 심지어 그들은 갈등의 원인이 김연경에 있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 임을 드러나고 인성에 대한 문제들이 함께 터져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쌍둥이 자매는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에서 영원히 퇴출됐다. 국내 리그에서의 활동도 사실상 금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쌍둥이 자매를 안고 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시간이 약이라는 식의 대처였다. 최근 선수들의 일탈과 비 윤리적 행위에 대해 구단의 단호한 대체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에 역행하는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마지못해 그들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로 불리며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갈등을 빚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에 대한 보유권을 더 유지하기 위해 해외 팀으로의 임대 기간을 계약 기간에서 제외하는 꼼수를 쓰려 했고 이에 반발한 김연경은 구단과 정면으로 맞섰다.

김연경은 해외 구단과의 자유로운 계약을 원했고 흥국생명은 그마저도 제한하려 했다. 이 문제는 김연경에 대한 팬들의 강력한 지지 여론이 일어나게 했고 정치권에도 이슈가 됐다. 흥국생명은 여론의 압박에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자유롭게 하도록 했다. 

흥국생명은 구단 운영의 원칙과 상식에 근거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에는 고압적이고 전 근대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이에 반발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힘으로 누르려는 모습을 유지했다. 이미 흥국생명은 과거 성적에 상관없이 감독을 경질하는 행태를 보였다. 한때 흥국생명은 감독들의 무덤이었다. 권순찬 감독의 전격 경질의 과정을 보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흥국생명의 감독 경질 파문은 이제 구단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팬들의 수준은 높아졌고 선수들 역시 부당한 처사에 눈 감지 않는다. 내부의 강력한 반발 속에 흥국생명은 사태 해결의 해법을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파행에 역할을 해야 할 프로배구연맹도 뒷짐을 지고 있다. 구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나 사태 해결 촉구를 할 수도 있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다. 그 사이 프로배구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자 프로배구는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의 성과 이후 남자 배구를 크게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경을 포함한 베테랑들의 대표팀 은퇴 이후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국제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2022-2023 프로배구에서 여자부는 성공적인 흥행을 하고 있다. 그 흥행의 중심에는 김연경이 복구한 흥국생명이 있다. 흥국생명의 홈경기는 관중석이 가득 차고 응원 열기도 가장 뜨겁다. 흥국생명을 중심으로 한 여자 배구 열기는 프로배구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런 흥국생명에 문제가 생겼다. 그것도 구단이 자초한 파해이다. 방향성이 문제라면 감독 선임 당시 그 부분을 조율해야 했다. 시즌 중 구단의 높은 분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고 감독을 자르는 행태는 프로구단을 회사의 한 부서로 여기는 프로답지 않은 구단 운영의 일면을 노출했다 할 수 있다. 이에 선수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흥국생명의 사태 수습책도 힘을 잃었다. 이 상태라면 김연경이 감독 겸 선수로 시즌을 치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선수들의 신뢰하지 않은 감독은 결국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선수들의 팬들이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사태 이후에도 흥국생명의 홈경기는 관중들도 가득하지만, 팬들은 흥국생명이 아닌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관중들의 피켓에서 팬들은 구단에 대한 경고와 팬들에 대한 응원을 분명히 했다. 

흥국생명 구단이 할 일은 사태 발생의 책임에 대한 사과와 소통이다. 만약, 어물쩍 상황을 넘기려 한다면 구단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구단 운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파행적 운영을 지속한다면 프로배구단 운영의 자격마저 의심받을 수 있다. 김연경이라는 슈퍼스타를 보유하고도 삼류 이하의 구단 운영은 흥국생명 스스로 배구단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과연 흥국생명은 이 사태를 원활하게 수습할 수 있을지 지금까지 보여준 구단의 모습이라면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후진적인 우리 프로스포츠의 한 단면으로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하고 그런 선수들의 팬들이 응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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