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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 롯데는 정규리그 8위라는 아쉬운 성적에 더해 오랜 세월 팀 간판선수로 활약했던 조선의 4번 타자. 프로야구의 레전드 이대호의 은퇴라는 또 다른 아쉬움을 함께 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은 활약을 하며 중심 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었지만, 그의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소원이었던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되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대호는 그의 은퇴 경기 무대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아닌 포스트시즌 경기가 되었으면 하는 또 다른 바람을 가졌지만, 그마저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대호의 은퇴와 함께 함께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이후 또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2023 시즌 롯데는 이대호라는 큰 존재가 없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그 이름에서 오는 상징성과 함께 팀 구심점으로 큰 역할을 했다. 성적에서도 항상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이 가능한 타자였고 이대호 효과는 다른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고 타격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는 이대호가 없다.

이에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적극적인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FA 시장에서 공. 수를 겸비한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을 영입해 타선에 힘을 더했다. 여기에 공격력에 장점이 있는 포수 자원인 KIA의 이정훈, 두산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외야수 안권수를 영입해 야수진의 뎁스를 더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상. 하위 타선의 불균형을 줄이고 정규리그 선수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외국인 타자 렉스와 재계약하면서 타선 약화를 일정 부분 막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는 다수의 베테랑 투수들을 방출 선수 시장에서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롯데는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한 편으로는 3년여의 리툴링을 끝내고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줬다. 이를 위해 모기업을 막대한 자금 자원을 했다. 올 시즌은 그 어느 시즌보다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선수들에게는 자칫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롯데의 최 고참 선수가 된 전준우의 존재감이 매우 소중하다. 전준우는 2008 시즌 롯데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롯데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원 클럽 맨이다. 올 시즌 전준우는 이대호가 떠난 이후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번 스프링 캠프 명단을 살펴봐도 롯데에서 전준우 이상의 커리어를 쌓은 선수는 없다.

전준우가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기간 다수의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팀을 떠나고 은퇴했다. 전준우는 그 속에서 롯데 중심 선수로 그 자리를 지켰다. 올 시즌 롯데 주장으로 선임된 안치홍은 FA 계약으로 롯데에 영입된 선수다. 전준우는 롯데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하는 선수로 그 상징성이 크다. 

전준우는 긴 세월 롯데와 함께 하며 그 활약도 꾸준하고 준수했다. 전준우는 통산 타율이 3할에 조금 못 미치는 0.299이고 179개의 홈런과 811타점, 1,658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의 기록은 통산 평균 기록을 훨씬 능가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전준우는 그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으로 전준우는 불운한 선수이기도 하다. 전준우는 선수 생활의 최 전성기에 이른 시점에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일반 군인이 아닌 경찰청에서 병역 의무를 다하며 퓨처스 리그에서 경기를 계속하기는 했지만, 1군에서의 공백을 아쉬웠다. 2시즌의 공백은 FA 자격 획득을 늦추는 원인이 됐다. 이는 그의 가치 평가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2019 시즌을 마치고 전준우는 FA 권리를 행사했다. 전준우는 2018 시즌 0.342의 타율에 33홈런 9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고 2019 시즌에도 0.301의 타율에 22홈런 83타점으로 롯데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마침 당시 FA 시장은 FA 거품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지배하면서 냉각됐다. 그전 시즌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이 속출한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이는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에게는 큰 악재였다. 최근 100억 계약이 쉽게 등장하는 FA 시장이지만, 그 시점에 FA 시장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전준우는 충분히 타격에서 그 능력을 발휘했고 큰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내구성도 입증했다. 아직 에이징 커브를 걱정할 나이도 아니었다. 이미 같은 롯데 외야수 민병헌이 2018 시즌을 앞두고 4년간 80억원의 FA 계약과 함께 롯데에 입단한 예도 있었다. 두 선수의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전준우 역시 내심 그 정도 수준의 계약을 원했을 수 있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그의 생각과 달랐다.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았고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전준우의 가치도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전준우는 4년간 34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분명 그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실망하기 보다 꾸준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전준우는 매우 모범적인 FA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전준우는 파워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층 더 정교한 타격으로 타율을 높이고 안타 생산력과 타점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FA 계약 후 3시즌 동안 전준우는 롯데에게 가장 생산력이 뛰어난 타자였다. 또 한편으로 전준우는 팀 주장으로 2021, 2022 시즌 롯데를 이끄는 역할도 했다. 그 기간 롯데는 이대와 함께 선수들의 구심점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에 기여했다. 

2023 시즌 전준우는 주장 자리를 안치홍에 넘기고 보다 더 자신만을 위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팀 리더로서의 역할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타선에서도 전준우는 여전히 중요한 선수다. 전준우는 이대호가 떠난 후 비어있는 4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황성빈과 고승민 등 젊은 외야수와 두산에서 이적한 안권수까지 젊은 외야 자원들이 늘어나면서 지명타자로 보다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전준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1루수 수비를 함께 하면서 기존의 주전 1루수 정훈과 함께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함께 외국인 타자 렉스, 안치홍, 정훈 등과 함께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역할도 있다. 

 또 한편으로 전준우는 2023 시즌 후 2번째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는 전준우지만, 수년간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보상 서수가 없는 C 등급 선수가 된다는 점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3할 이상의 타율과 두 자릿 후 이상의 홈런, 150개 이상의 안타 생산력, 8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라면 상당한 수요가 예상된다. 최근 FA 시장의 분위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기량이 있다면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전준우로서는 그의 평균 활약을 이어간다면 첫 번째 FA 당시 아쉬움을 일정 씻어내는 또 한 번의 FA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롯데 또한, 팀에 큰 상징성이 있는 전준우에 대해 소홀하지 않은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전준우로서는 아직 먼 미래일 수 있지만, 뒤늦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롯데에게 이대호의 빈자리는 여전히 크다. 그 누구도 그 자리를 대신하긴 어렵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함께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 이상의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준우가 있다. 전준우의 존재는 롯데에 유무형으로 큰 힘이 된다.

2023 시즌 전준우가 롯데가 오랜 세월 원하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고 그 자신도 성공적인 두번째 FA 계약에 이를 수 있을지 그의 2023 시즌을 보다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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