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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사가 쌓이면서 팬들이 사이에서 공유되고 자주 오르내리다가 일종의 신조어가 된 말들이 있다. 그중 많은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말 중 하나가 엘롯기 동맹이다. LG와 롯데, KIA를 통칭하는 이 말은 과거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한 세 구단이 꽤 오랜 시간 함께 부진하면서 생긴 말이다. 

이 말속에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기대에도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의 팀에 대한 불만과 그러면서도 그 팀을 떠나지 못하고 응원하게 되는 자신들에 대하 자조 섞인 푸념이 담겨 있었다. 그런 감정을 공유한 세 팀 팬들에게는 이 말이 일종의 위안이기도 했다.

이 말에서 파생된 또 다른 신조어라는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자주 펼쳤던 롯데와 LG의 대결을 뜻하는 엘롯라시코가 있다. 본래 이 말은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와 역시 하위권 동반자였던 LG가 마운드의 난조와 실책 등으로 난전을 펼치는 일이 많았던 것에도 나온 말이었다. 실제 이 말이 처음 나왔을 때 표현은 꼴찌를 자주 했던 롯데를 비하하던 표현인 꼴데를 더한 엘꼴라시코였다. 분명 유쾌한 의미의 라이벌 전 더비전은 아니었다. 

이 외에도 역사 하위권을 함께 전전했던 롯데와 한화 팬들이 그들 팀의 마스코트에서 착안해 만은 조류 동맹, 롯데와 KIA 팬들이 만들었던 롯기 동맹 등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표현들과 같이 유쾌하 의미는 아니었다. 이 말들은 LG, 롯데, KIA가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고 우승도 차지하면서 그 결속력(?)이 깨지면서 사용 빈도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가끔씩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해당 팀들이 함께 부진할 때 그 말이 등장하곤 한다.

 

 

 



2023 시즌 이 엘롯기가 여러 가지 부정적 이슈들 속에 힘겨운 초반을 보내고 있다. 시즌 전 롯데와 KIA는 야구와 상관없는 구성원들의 일탈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롯데는 1군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1차 지명 신인 출신 서준원이 미성년과 관련 범죄로 수사를 받고 기소가 된 사실이 알려졌다. 서준원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다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에 몰리지 이를 실토했다. 결국, 롯데는 구단 차원에서 서준원을 방출하는 결정을 했다. 서준원 사건은 이전에 없었던 말조차 입에 담기 힘든 일이었고 그래서 충격이 더했다. 

롯데에서 사건 수습에 고심할 즈음 KIA에서도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장정석 전 단장이 그 당사자였다. 선수들의 일탈과 비위 발생을 예방하고 이와 관련한 상황 발생 시 역할을 해야 할 단장이 그 대상자가 되었다는 점 또한 큰 충격이었다.

장정석 전 단장은 지난 시즌 후 FA 계약으로 LG로 떠난 박동원과의 FA 협상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선수의 폭로로 알려졌다. 장정석 단장은 이미 박동원이 키움 선수 시절, 프런트와 감독으로 오랜 세월 함께 한 사이로 격이 없는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농담조의 말을 한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뒷돈 요구가 일회성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그 해명이 옹색해졌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에 임했던 KIA는 장정석 전 단장을 즉시 해임했다. KBO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로써 장정석 단장은 KBO 리그에서 그 입지를 사실상 완전히 잃었다.

이런 롯데와 KIA에 이어 LG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LG는 4월 14일 소속 선수 이천웅의 인터넷 불법 도박 연루 사실을 밝혔다. 이는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에 KBO 중계권과 관련한 내부 비위의 검찰 수사와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일부 언론에서 수도권 모 구단 선수의 인터넷 불법 도박 제보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풍문 정도로 여겨졌고 이대로 소문으로 그치는 듯했지만, 소문이 아닌 사실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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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웅은 LG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주전 외야수로 뛰어난 활약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 두꺼운 외야 뎁스를 자랑하는 LG에서 내부 경쟁에서 밀려 2군에 주로 머물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천웅은 풍부한 경험에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몫을 할 수 있는 좌타자였다. LG는 이천웅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고 개막 엔트리에 그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인상적인 타격감을 선보이며 올 시즌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타자였다. 여전히 트레이드 관련 타 팀의 수요가 이어지는 외야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선수 커리어를 스스로 끝내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천웅과 관련한 인터넷 불법 도박 관련한 내용은 이미 야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다. LG 역시 구단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이천웅이 시즌 초반 뛰어난 타격감에서 돌연 2군으로 내려간 건 상황의 엄중함을 예고하는 일이었다.

결국, 이천웅은 구단과의 면담에서 관련 사실을 밝히고 수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LG는 구단 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렇게 롯데와 KIA, LG는 차례대로 불미스러운 사건에 선수와 단장이 연루되면서 구단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KBO 역시 클린 베이스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됐다. 심지어 KBO 자체가 배임 관련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들은 구단들이 상황을 인지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진상 파악을 위해 나섰고 스스로 사실을 밝히고 사과를 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이미지 훼손과 온정주의 등이 얽혀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면서 지탄을 받았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한층 높아진 팬들의 수준과 도덕성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구단은 비난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수위는 이전보다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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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긍정적 사건보다는 부정적 사건 사고가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되고 팬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롯데, KIA, LG 모두 그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런 불명예 엘롯기 동맹은 해당 팀이나 팬들 모두 바라던 바는 아니다. 

엘롯기 세 팀은 이런 사건 외에도 시즌 초반 이런저런 이유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운드가 선발과 불펜 모든 부분에서 부진하면서 매일매일이 포스트시즌과 같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박세웅, 한현희 두 국내 선발 투수들도 아직은 정상 컨디션과 거리가 있다. 이들 4명의 선발 투수들은 누구도 5이닝 이상을 투구하지 못했다. 5선발 투수에서 에이스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는 나균안의 호투가 눈부시지만, 현재까지는 그가 소년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사실상 붕괴됐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심각하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도 불안하다. 중반 이후 롯데는 많은 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타선이 상. 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며 많은 득점을 생산하고 있지만, 불펜진이 버티지 못하면서 승수 쌓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안권수라는 새로운 1번 타자가 등장했고 새로운 1루수 고승민이 중심 타선의 대안이 됐다. 신인 김민석도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하고 있고 야수진의 두꺼운 뎁스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의 불안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롯데가 올 시즌 기대하는 포스트시즌 진출은 다시 희망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LG는 우승후보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력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심하고 있다. 마무리 고우석이 WBC 때 입은 부상으로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고 리그 최고 셋업맨인 정우영도 WBC 때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LG 강점이 불펜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임시 마무리 이정용은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경기 후반이 불안한 LG다. 선발 투수진 역시 수년간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왔던 이민호가 부상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고 젊은 선발 투수들은 기복이 있다. 여기에 LG에서 외국인 투수 그 이상의 레전드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에이스 켈리도 투구 내용이 이전과 다르다.

타선에서는 주정 유격수 겸 중심 타선에 서야 할 오지환이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백업 자원들까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주로 3루수로 나섰던 베테랑 김민성이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김민성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체력 부담이 가중되면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LG가 차세대 거포로 올 시즌 중용할 예정이었던 이재원의 부상도 아픈 부분이다. LG는 그의 1루수 자리에 외국인 타자 오스틴을 세우고 있다. 오스틴은 타격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주로 외야수 나섰던 그의 1루 수비는 불안감이 있다. 

 

 

 



KIA 역시 부상 선수 문제로 고민이 깊다. KIA는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보강은 고사하고 전력 유출이 발생하며 올 시즌 전망을 어둡게 했다. 전력 약화는 시즌 초반 영향을 주고 있다. KIA는 장점으로 여겼던 마운드가 불안하다. 외국인 투수 메디나가 부진하고 신인왕 출신의 이의리를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구 불안으로 많은 볼넷을 내주고 있다. 불펜진은 마무리 정해영이 흔들리면서 시즌 전 구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타선에 있어 중심 타자 나성범이 애초 가벼운 부상이라는 예상과 긴 재활이 필요하고 테이블 세터진에서 큰 활약을 기대했던 김도영도 부상으로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는 지난 시즌과 아직 거리가 있는 타격감이다.

박동원이 FA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는 주효상, 한승택 두 1군 포수는 아직 시즌 첫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면서 쉬어가는 타순이 됐다. KIA가 우려했던 포수진의 공격력 저하가 현실이 됐다. 이런 전력의 약세와 투. 타 전반의 부진은 KIA를 하위권으로 내려가게 했다.

이처럼 엘롯기 팀들은 안팎의 문제로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경기력은 부상 선수 복귀와 트레이드 등으로 나아지게 할 여지가 있지만, 이미지 추락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점이 이들 세 팀의 시즌 초반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 롯데 자이언츠 / LG 트윈스 /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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