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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가 시즌 시작부터 불안하다. 아직 시즌 극 초본이라고 하지만, 롯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시즌 전 계획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타선은 점점 주력 선수들의 타격감이 되살아나면서 힘을 얻고 있지만, 마운드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차례 역전패로 연결되고 있다. 

선발 마운드는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 시즌 전 5선발 경쟁을 했던 나균안이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며 방어율 0에 2승을 기록했다. 나균안은 위력적인 속구에 다양한 변화구, 경기 운영 능력까지 더하며 선발 투수진의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두 자릿수 그 이상의 승수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 외 선발 투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원투 펀치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1, 2선발 투수가 가져야 할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 초반 실점을 했고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이닝 소화 능력도 아쉬웠다.

스트레일리는 관록의 투구와 함께 구종의 다양화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수를 하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이전 탈삼진왕의 모습은 아니지만, 경기를 하면 할수록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하고 있다. 반즈는 시범경기 부진했던 투구 내용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반즈는 공을 잘 숨기고 나오는 독특한 투구 동작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였지만, 올 시즌 반즈는 그와는 차이가 있다. 반즈의 강점인 제구가 들쑥날쑥하고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고 있다. 집중 분석으로 반즈에 대한 상대 타자들의 대응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제구의 안정을 되찾는다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김원중

 



WBC에서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투구 내용을 선보였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WBC 후유증 우려를 덜고 위력적인 구위의 투구를 하고 있지만, 그의 단점이 이닝당 투구 수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세웅은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4.2이닝, 5이닝 소화에 그쳤다. 롯데가 박세웅에게 에이스급 투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5년간 90억원의 장기 계약을 안겨준 걸 고려하면 부족함이 있는 투구 내용이다. 다만, 올 시즌도 탈삼진 능력이 여전하고 부상 이슈가 없는 만큼 앞으로 투구 내용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FA 영입 투수 한현희는 첫 선발 등판에서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실망스러운 투구는 아니었다. 위기관리 능력도 있었고 사이드암 투수이면서도 좌타자 상대도 가능한 내용이었다. 이닝마다 투구에 기복이 있다는 점만 보완한다면 5선발 투수로는 충분히 역할이 가능해 보인다. 

이처럼 롯데 선발 투수진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고 나균안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부상 재활 중인 이인복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선발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펜진은 사실상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롯데는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차라리 초반에 그런 패배가 나온 게 다행이라는 위안을 삼을 수도 있었지만, 그 패배는 거듭된 불펜 불쇼의 시작이었다.

롯데 불펜진은 마치 전염이나 된 듯 모든 투수들의 흔들리고 있다. 그나마 불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도 단단함과 거리가 있는 투구 내용이다. 두 투수는 결정적인 순간 피홈런이나 적시타 허용으로 실점하면서 경기 후반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불펜 불안은 롯데가 팀 방어율 최하위를 기록하는데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불펜 방어율로만 보면 롯데 불펜진의 방어율은 4월 12일 현재 8점 대가 넘는다. 

롯데 불펜진의 현주소는 4월 12일 LG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8회 말 고승민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9회 초 수비에서 마무리 김원중이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며 3실점 했다.

김원중은 연속 장타 허용에 이어 김현수에 역전 2점 홈런까지 연달아 난타당했다. 이어 나온 투수들까지 흔들리면서 롯데는 9회 초에만 7실점하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8 : 12로 역전패 당했다. 롯데는 그 이전 7회 초 수비에서도 1점 차 리드를 불펜진이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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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루 전 경기에서도 롯데는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는 데 진땀을 빼야 했다. 롯데는 구승민과 마무리 김원중은 한 템포 빠르게 마운드에 올리는 변칙 불펜 운영으로 가까스로 리드를 지키며 승리할 수 있었다. 그 경기에서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한 구승민은 다음 경기에서 등판이 어려웠고 김원중은 연투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문제는 앞으로 롯데의 이런 역전패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롯데는 시즌 전 7회를 책임져야 할 투수였던 필승 불펜 최준용의 부상과 전력 이탈로 불펜 운영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 자리를 대신할 투수였던 이민석마저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두 투수는 강속구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파워 피처로 경기 후반 구승민,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야 했다. 

두 투수의 빈자리를 롯데는 아직 메우지 못하고 있다. 개막 2연전 깜짝 호투를 하며 신인왕 후보라는 찬사를 받았던 신인 좌완 투수 이태연은 거듭된 등판에 구위가 떨어지고 신인 투수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데뷔 시즌인 이태연은 애초 필승조보다는 추격조로 경험치를 쌓으며 단계를 밟아 성장해야 하는 투수였다. 롯데의 급한 불펜 상황이 신인 투수에게 큰 부담을 지어주고 말았다. 

이는 필승 불펜조 역할을 해야 할 김도규나 김진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김도규는 시범경기부터 불안했고 완전히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진욱은 선발 투수 경쟁에서 밀리고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제구 불안 문제가 여전하다. 이에 두 투수는 승부처에서 중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베테랑 투수들인 김상수, 신정락 등도 관록의 투구가 돋보이지만,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탓에 안정감을 주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는 불펜 투수 누가 마운드에 올라도 불안하다. 이는 불펜진의 역할 구분도 모호하게 하고 있다. 현재 롯데 불펜진은 필승조와 추격조가 없고 그때그때 임기응변 식으로 불펜 투수를 마운드에 오르게 하고 있다. 롯데가 가장 믿는 불펜 투수 구승민과 김원중도 불안한 상황에 그저 누구든 마운드에서 잘 버텨주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 보이는 롯데다.

또한, 거듭된 실패로 인해 등판하는 롯데 불펜 투수들의 자신감도 떨어졌다. 대부분 불펜 투수들이 타자와의 승부를 쉽게 하지 못하고 유인구를 남발하다 볼 카운트가 몰리면서 난타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불펜 불안은 경기 후반을 항상 불안하게 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늘릴 수밖에 없다. 접전의 경기가 늘어나는 건 피로를 누적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야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또한, 선발 투수들의 부담도 커진다. 선발 투수들이 가능한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가중된다. 불펜 투수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선발 투수들 스스로가 무리를 할 수도 있다. 이는 마운드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롯데는 부상으로 재활이 필요해진 외야수 황성빈의 빈자리에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던 베테랑 불펜 투수 윤명준을 콜업해 채웠다. 불펜 가용 인원을 늘리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윤명준 역시 뛰어난 구위의 투수는 아니다. 그저 한 명의 불펜 자원이 더해졌다는 의미 그 이상은 아니다. 

롯데의 문제는 내부 자원으로 지금의 불펜 불안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제 2군에 있는 투수 자원들은 성장이 필요한 유망주들이 대부분이다. 요행수를 바라고 콜업을 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없다. 필승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할 최준용의 복귀가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최준용은 시범경기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호투를 하다 후반기 부진에 빠진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어깨 부상 이슈가 있고 이는 항상 재발할 우려가 있다. 최근 그의 부진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최준용의 올 시즌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롯데의 시즌 준비가 잘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다수의 베테랑 불펜투수들을 영입했고 기존 영건들의 성장이 더해져 마운드가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시즌 전 필승 불펜 최준용의 공백을 메우지 못할 정도로 불펜진 뎁스의 허약함을 노출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에게 필승 불펜조의 역할을 맡겨야 했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구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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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영수 투수 코치가 올 시즌 롯데에 부임했고 스프링 캠프 기간 WBC 대표팀에 있으면서 함께 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배영수 코치는 이전과 달리 투수들의 훈련 강도를 높이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그 변화 과정을 함께 하지 못한 게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또한, FA 영입 포수 유강남과의 호흡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새로운 롯데 주전 포수 유강남은 분명 좋은 포수로 경험도 풍부하지만, 롯데 투수들의 속성을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시즌이 필요하다. 또한, 유강남의 약점이 2루 송구 부분을 파고드는 상대 팀의 적극적인 도루 시도도 투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할 변수들이었고 이것이 불펜진 부진의 이유라면 이는 프런트와 코치진의 무능과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원인 분석을 떠나 롯데는 당장 불펜 안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롯데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영입이다. 하지만 수준급 불펜 투수의 가치는 매우 크다. 롯데 외에도 불펜진 운영에 애를 먹고 있는 구단들이 다수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드 성사에는 상당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적이 필요한 롯데로서는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필요하다면 독립구단 리그 등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들을 최대한 물색할 필요도 있다. 그만큼 지금의 롯데 불펜은 일시적 부진이라 하기에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팀 별 전력 차가 줄었고 시즌 초반 판세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 경쟁 군에서 일찌감치 멀어질 수 있는 롯데다. 기존 투수들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롯데는 여러 각도로 빠르게 불펜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과연 롯데가 불펜진의 불안과 이로 인한 계속된 불쇼를 막아낼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당분간 롯데 팬들은 경기 후반 한숨 쉬는 일이 자주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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