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2023 시즌 롯데를 대표하는 새로운 말은 '기세'다. 우연히 롯데 선수가 한 말이 롯데의 상승세와 맞물리며 팬들 사이에서 퍼져나갔고 롯데 팬들 사이에서 보편화되면서 롯데 = 기세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올 시즌 롯데는 4월 말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5월에도 이어가며 선두 경쟁을 했기 때문이었다. 수년간 반복되던 5월 부진의 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 롯데의 기세는 지속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었다. 

하지만 6월 들어 롯데의 기세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롯데는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내림세다. 6할을 넘어섰던 승률로 그 아래로 떨어졌다. 그 사이 선두권에 자리한 SSG, LG와의 격차가 커졌다. 이제는 4위권 팀들의 추격을 신경 써야 할 상황이다. 6월 4일 KIA 전부터 6월 7일 KT 전까지 이어진 3연패가 결정적이었다. 롯데는 6월에도 위닝 시리즈를 적립하며 상승세 기간 적립해둔 승패 마진을 유지했지만, 연패로 승패 마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패 기간 경기 내용도 답답하다.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타선의 부진이 눈에 띈다. 선발 투수진은 최근 대부분의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그 이상을 해내며 안정적이지만, 타선의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연패 기간 롯데의 득점은 모두 합해 3점에 불과하다. 승리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여기에 롯데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였던 불펜진이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최근 경기에서 접전 상황에서 실점이 크게 늘었다. 롯데는 상승세 기간 리드하는 경기를 불펜진이 확실히 지키고 접전의 경기를 불펜진이 버티면서 역전승하는 경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불펜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6월 4일 KIA전이 그랬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0 : 0으로 팽팽히 맞서던 경기 흐름에서 불펜진을 한 템포 빠르게 가동했지만, 그 불펜진이 연이어 실점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내줬고 0 : 6으로 완패했다. 롯데는 그전까지 KIA와의 3연중 2경기를 먼저 선점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정한 상황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는 주력 불펜 투수들의 부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고 필승조, 추격조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든든한 필승조의 일원이었던 베테랑 김상수가 구위 하락과 현상을 보이고 있고 유일한 좌완 불펜 투수로 비중 있는 역할을 했던 김진욱도 투구 내용이 부진하다. 결국, 두 투수는 재 정비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최근 롯데 불펜진의 상황은 대변하는 일이다. 

필승 불펜진의 핵심인 구승민도 완벽한 투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보다 여유 있는 부담이 덜한 상황을 책임지는 추격조 불펜진은 한 이닝을 막아내기 버겁다. 최근 롯데 불펜진의 분위기는 투수들의 역할 분담에 혼선이 발생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시즌 초반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불펜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진 상황에서 상황에 따라 불펜 투수들을 올리는 상황도 보이고 있다. 이는 불펜진의 과부하를 심화시킬 수 있지만, 다른 대안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 심재민은 아직 1군 마운드에 오르기에는 다소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김상수, 김진욱을 대신해 1군에 콜업된 장세진과 정성종 두 젊은 투수들은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추격조 진승현, 최이준박진과 마찬가지로 경험치가 쌓이지 않았고 접전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기 부담이 되는 투수들이다. 베테랑 불펜 윤명준은 구위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이 아니고 제구가 흔들리면 난타를 당하고 있다. 

 

 

반응형

 



이처럼 롯데 불펜진은 구승민과 김원중이 버티고 있는 8회와 9회까지 가는 과정이 다시 버거워졌다. 베테랑 투수들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지쳤고 그들을 대신할 젊은 투수들은 안정감이 떨어진다. 2군에서 준비 중인 여타 불펜 자원들도 지금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역량이 아니다. 트레이드 등 외부 선수 영입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펜진의 상항 못지않게 타선의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롯데 타선은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단 한 명도 없고 팀 타율 등 타격 지표가 평균 이하에 있음에도 높은 득점권 타율과 지난 시즌보다 한층 강해진 하위타선으로 인한 상. 하위 타선의 조화, 티의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된 기동력 야구, 팀 배팅과 작전 야구 등 스몰볼의 함께 하면서 마운드와 조화를 이뤄왔다. 

롯데 타선은 화려하지 않지만, 득점 기회에서 반드시 득점을 하면서 승리에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하지만 최근 롯데 타선의 생산력을 급격히 감소했다. 득점권에서 강한 타선이지만, 출루 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상으로 긴 재활에 들어간 1번 타자 안권수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롯데 팬들을 열광시키는 대형 신인 김민석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풀 타임 첫 시즌을 경험하고 있는 신인에게 1번 타자 자리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타선에서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앞서 언급한 김민석 외에 프로 2년 차 윤동희, 지난 후반기 무서운 타격감으로 주목을 받았던 고승민, 시즌 초반 폭풍 같은 활약을 했던 안권수 등이 타선에 활력을 더했다. 여기에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승욱이 타격에서도 힘을 더했다. 이런 플러스 요소들은 이대호 은퇴 후 발생할 수 있는 공격력 약화를 상당 부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주력 타자들의 활약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롯데다. 상승세 기간에는 선수들이 고른 활약으로 그 부분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심 타선을 구성해야 할 전준우와 안치홍은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중심 타자로서의 무게감이나 폭발력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승부처에서 강점을 보였던 FA 영입 선수 노진혁도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또 한 명의 FA 영입 선수인 포수 유강남이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타선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 

안권수와 함께 롯데의 새로운 1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황성빈도 거듭된 부상으로 타격 페이스가 끊긴 이후 아직 시즌 초반의 활발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대의 후계자로 올 시즌 더 큰 활약이 기대됐던 한동희는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여기에 외국이 타자 렉스마저 무릎 부상 이후 복귀했지만, 타격의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팀이 어려울 때는 이름값있는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주는 모습이 나와야 하지만, 최근 롯데는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장타력 부재가 큰 약점이 되고 있다. 롯데의 팀 홈런은 6월 7일 기준 18개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홈구장 담장을 크게 높이는 등 홈런에 대한 공격 비중을 줄인 롯데지만, 잘 안 풀리는 경기 흐름을 바꿀 장타의 부재는 연패 기간 팀 공격을 더 답답하게 했다.

 

 

300x250

 



이런 투. 타의 상황에 최근 연패하는 경기에서 롯데는 단단한 수비마저 흔들렸다. 올 시즌 롯데는 한층 강해진 수비력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야구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장점마저 흔들리고 있다. 6월 7일 KT전 패배는 포수와 내야진의 거듭된 실책과 실점이 큰 원인이었다. 이렇게 수비마저 흔들린다면 그 부진이 길어질 수 있는 롯데다. 

하지만 롯데의 올 시즌 기대치는 5할 이상의 승률에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그마저도 어렵다는 예상이 많았던 롯데였다. 아직 롯데는 5할 승률에 승패 마진의 여유가 있다. 최근 부진으로 조급할 필요가 없다. 롯데가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들을 과감히 2군으로 내려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을 준 건 장기적 관점에서 내린 결절이라 할 수 있다.

롯데는 주력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야구를 해야 한다. 잡아야 할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다행히 팀의 다소 침체한 분위기에도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언제든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발 마운드에 힘이 될 수 있는 투수 이인복이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트레이드 영입한 좌완 투수 심재민도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2군에서 준비 중이다. 두 투수는  6월 중 1군 엔트리 진입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선발 대체 선발투수로 활용이 가능하고 불펜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고 불펜진의 과부하를 덜어줄 수 있는 투수들이다. 

2군에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주전 3루수 한동희가 반등의 해법을 찾아 1군에 올라온다면 타선의 무게감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상무에서 제대를 앞두고 있는 유망주 포수 손성빈은 포수진에 뎁스를 한층 더해줄 수 있고 1군 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즌을 보내다 보면 어느 팀이든 위기가 찾아온다. 수년간 롯데는 5월에 찾아왔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올 시즌은 5월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상위권 자리를 확고히 했다. 6월에 찾아온 고비는 분명 우려되는 일이지만, 올 시즌 롯데는 모든 선수들이 전력에 보탬이 되는 토털 야구를 하고 있고 선발 투수진이 건재하다. 팀이 쉽게 무너질 전력이 아니다.

또한, 6월의 연패는 KIA 이의리, KT 고영표 등 롯데가 그동안 약점을 보였던 투수들을 연달아 상대한 것이 일정 영향을 줬다. 어느 계기가 마련되면 다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내부의 전력만으로는 다소 한계점이 노출된 만큼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을 강화할 방법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2017 시즌 이후 모처럼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회가 찾아왔고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구단 운영도 필요하다. 만약, 트레이드를 시도하려 한다면 더 시간이 가기 전에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무릎 부상 이후 타격감이 급속히 떨어진 외국인 타자 렉스에 대해서도 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내림세지만, 2023 시즌 롯데는 약 팀의 이미지를 벗고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돌풍을 넘어 꾸준함과 지속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관리 능력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롯데는 시즌 초반 그들을 지탱하던 기세를 넘어 리그 운영 능력과 관리 능력을 보여야 한다. 롯데의 6월이 그래서 중요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