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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통상 6월이면 순위 판도가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게 보통이다. 상.하위권 팀의 격차가 분명하게 발생하고 상, 중. 하의 순위 계단이 형성된다. 하지만 2023 시즌의 6월은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5월까지 확보한 3강 체제를 유지하던 SSG, LG, 롯데가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위권에 있던 NC가 6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최하위까지 쳐졌던 KT가 점점 강팀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여전히 최하위권이지만, 한화도 4할에 근접하는 승률로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NC가 있다. NC는 6월 12일 기준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급상승세다. 그 상승세 기간 NC는 선두권 팀 SSG와 LG와의 3연전을 모두 스윕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선두권과 중위권의 승차가 크게 줄었다. NC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6월 들어 부진에 빠른 롯데는 밀어내고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NC의 현재 분위기는 전력 곳곳에 누수가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할 수 있다. NC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긴 했지만,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무리 이용찬도 WBC 음주 파문으로 6월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력 선수들 상당수가 부상으로 엔트리를 들락거리고 있다. 가뜩이나 올 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NC로서는 완전체 전력을 올 시즌 한 번도 구축하지 못했다.


 

 




하지만 6월의 NC는 그런 악재를 모두 이겨냈고 더 강해졌다. 마운드에서는 2군에 머물다 1군에 콜업된 이후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이재학은 4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기록했고 방어율은 0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시즌 10승을 돌파하고 올 시즌 KBO 최고 투수로 MVP 활약을 하고 있는 외국이 투수 페디와 함께 이재학은 6월 NC 선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이재학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하긴 했지만, 프랜차이즈 선수들의 잇따른 이적에 따른 반사 효과가 크게 작용할 결과였다. 이미 이재학은 수년전부터 구위가 떨어지고 주 무기 체인지업이 공략당하면서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올 시즌도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그의 1군 콜업은 선발 투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 조치의 성격이 강했다. 그만큼 기대치가 크지 않았지만, 이재학은 엄청난 반전에 성공했고 이는 NC 상승세에 큰 힘이 됐다. 

이밖에 NC는 마운드와 야수진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활약을 하면서 주전 선수들 그 이상의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력 선수들이 하나 둘 복귀하면서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내부 경쟁의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최근 NC의 상승세는 일시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속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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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NC에 밀려 4위로 순위가 내려선 롯데는 투. 타 모든 면에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주력 선수들이 하나 둘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 로테이션은 아직 단단하지만, 롯데의 4월과 5월 상승세를 이끌었던 불펜진이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승 불펜의 핵심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원중은 6월 11일 삼성전에서 몸에 이상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시즌 초반과 달리 경기 후반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커졌다. 롯데는 선발 투수들에게 가능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게 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려 하고 있지만, 선발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이 전략도 길게 가지고 가기는 부담이다. 

마운드의 불안을 덜어줄 타선은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특정 투수에 대한 약점이 너무 도드라지고 있고 좌완 선발 투수 공략에 대한 해법을 완벽히 찾지 못하는 롯데다. 이는 자칫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 상대팀의 맞춤형 선발 등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시즌과 달리 대체 전력이 풍부하고 2군에서 콜업될 자원들도 투. 타에서 보유하고 있다. 롯데가 내림세라 하지만 반등의 가능성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선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이루어진다면 상위권 경쟁을 계속할 수 있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KT의 최근 선전도 주목할만 하다. KT는 시즌 초반부터 끊이지 않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 도미속에 라인업 구성조차 고민해야 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그 결과는 최하위 추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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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월의 KT는 완전히 달라졌다. 안정된 선발 마운드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고 주력 불펜 투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불펜진도 위력을 되찾았다. 타선도 짜임새를 되찾았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 타자 알포드도 조만간 복귀하고 부진했던 외국이 투수 술서를 웨이버 공시하고 지난 시즌까지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복귀를 예정하고 있다.

쿠에바스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계약이 해지되며 시즌 중 팀을 떠났지만, 부상 재활이 잘 이루어졌고 KT의 제안을 받아 다시 KBO 리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미 기량이 검증된 투수인 만큼 본래 모습을 보인다면 KT 상승세에 가속도를 더할 수 있다. 

이로써 KT는 올 시즌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 순위경쟁을 계속할 힘을 얻었다. 한때 주력 선수들의 트레이드 설까지 나올 정도로 큰 폭의 리빌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최근 상승세는 매 시즌 후반기 엄청난 상승세로 순위를 끌어올리던 KT의 저력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런 변화속에 절대 2강이었던 SSG와 LG도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SSG는 지난 주 주중 KIA와의 3연전을 스윕했지만, 주말 NC와의 3연전을 모두 패하면서 2위권의 격차를 크게 할 기회를 놓쳤다. 2위 LG는 6월 들어 NC에 3연전을 모두 내준데 이어 지난 주 하위권의 키움에 1승 1무 1패, 한화에 1승 2패를 기록하며 승수를 제대로 쌓지 못했다. 그 사이 NC가 급부상하면서 2위 LG와 3위 NC 승차는 2경기 차로 크게 줄었다.

 

 

 



LG는 최근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시즌 전 구상했던 전력을 대부분 완성했지만, 성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투.타의 균형이 어긋나면서 경기 운영이 꼬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SSG와 LG는 여전히 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고 부상 선수 이슈도 크지 않다. 잠시 주춤한다고 해고 그 내림세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NC 무서운 상승세가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6월 12일 현재 프로야구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팀이 5개 팀이고 그 외 팀들이 5개 팀으로 양분되어 있다. 하지만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팀들 중 KIA는 부상 선수 복귀로 전력 강화 요소가 매우 크고 앞서 언급한 KT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정후가 리그 최고 타자의 면모를 회복한 키움도 전력은 상위권이다.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부상 선수가 잇따르는 상황에도 중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이승엽 감독의 두산도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제 역할을 한다면 상승 반전이 가능하다.

이렇게 프로야구는 다시 많은 팀들에게 기회의 문이 열리는 모습이다. 특히, 올 시즌은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 중단 없는 대표팀 차출이라는 변수가 있다. 장기간이 예상되는 올해 장마철 경기 순연 수 증가도 고려할 점이다. 판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곳곳에 놓여있다 할 수 있다.

6월의 흐름은 그래서 심상치 않다. 누구든 급 상승세를 보인다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4월의 롯데가 그랬고 6월의 NC가 그렇다. 이 점에서 올 시즌은 6월을 좀 더 세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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