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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통산 성적에서 1위 자리에 오른다는 건 그 선수의 남다른 클래스를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꾸준함이 있어야 하고 뛰어난 주전의 자리에서 오랜 세월 활약할 수 있는 실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통산 성적 1위에 오른 선수들은 프로야구 레전드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23 시즌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레전드 타자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의 통산 기록 하나가 그 주인을 달리하게 됐다. KIA의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6월 20일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2점 홈런을 때려냈고 이는 그의 프로 통산 1500타점이 됐다. 경기 전까지 이승엽 감독과 함께 통산 1498타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던 최형우는 이제 그의 이름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게 됐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그의 통산 타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의 통산 타점 1위 등극은 우리 나이로 40살을 넘어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또한, 이전 시즌까지 그에게 따라다니고 있었던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완벽히 차단하는 올 시즌 그의 활약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올 시즌 최형우의 활약은 눈부시다. 최형우는 간판타자인 나성범과 최고 유망주 김도영에 이어 주전 2루수 김선빈 등 주력 선수들이 잇따른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KIA에서 시즌 초반부터 그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최형우는 꾸준한 활약으로 팀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형우가 없었다면 KIA는 훨씬 더 어려운 시즌이 되었을 가능성 크다.

 

 

 



KIA는 시즌 전 주전 포수 박동원이 FA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주전 포수 자리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전 단장의 비위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여기에 부상 선수 문제가 지속되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팀의 강점이었던 마운드는 마무리 정해영의 부진과 필승 불펜조의 부상이 겹치며 불안했다. 투. 타 모든 부분에서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KIA는 삐거덕 거렸다. 이는 성적과도 연결됐다. 

이런 상황에도 KIA는 꾸역꾸역 승수를 쌓았고 5할 대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그 바탕에는 시즌 내내 상위권의 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선이 힘이 크게 작용했다. 시즌 전 중심 타자 나성범의 부상 이탈 등으로 크게 약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KIA 타선이었지만, KIA 타선은 리그 상위권의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부상 선수를 대신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형우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최형우는 올 시즌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지속 유지하고 있고 타점 생산력도 뛰어나다. 현재 KIA 타선에서 득점권에서 가장 기대되는 타자는 최형우다. 최근 그 중요성이 이전 같지 않지만, 최형우는 0.370의 득점권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더 놀라운 건 장타력의 반등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현재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9개로 리그 상위권이고 2008 시즌부터 이어지는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예약했다. 홈런왕 타이틀 경쟁을 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최형우는 좌우중간을 뚫어내는 강한 갭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많은 2루타 생산과 타점 생산과 연결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형우는 4할 넘는 출루율로 팀 타선에 또 다른 형태로 기여하는 중이다. 올 시즌 KIA 타선에서 최형우는 가장 상대하기 힘든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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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최형우의 반등은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최형우는 삼성이 5시즌 연속 정규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왕조 시대를 열었던 시기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2002 시즌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방출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해 병역 의무를 마친 최형우는 다시 삼성에 입단했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남보다 느린 프로 선수 생활이었지만, 2008 시즌부터 최형우는 본격적인 성공의 시대를 열었다. 최형우는 매 시즌 3할 이상의 타율에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좌타 거포로서 자리를 잡았다. 2016 시즌에는 0.376의 타율에 31홈런, 144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최형우가 다시 한번 야구팬들에게 그 존재감을 높이게 된 건 FA 100억원 시대를 연 인물이었다는 점이었다. 2016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원 소속팀 삼성에 잔류하지 않고 KIA로 깜짝 이적했다. 당시 삼성은 모기업의 야구단 지원 축소로 재정에 어려움이 있었고 FA 시장에서 머니 게임을 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 사이 KIA는 4년간 100억원의 조건으로 최형우를 영입했다. 

이와 관련해 오버 페이 논란과 함께 FA 거품론이 강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최형우가 뛰어난 타자인 건 분명하지만, 그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최형우로서는 새로운 팀 적응과 함께 100억원 FA 선수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부담이 클 수 있었지만, 최형우는 KIA 4년간 팀 중심 타자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2017 시즌 KIA는 최형우 영입 효과를 확실히 누리며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은 최형우에 대한 거품론을 사라지게 했다. 최형우는 2020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3년간 최대 47억원에 KIA와 계약했다. KIA는 최형우의 꾸준함을 인정했고 그가 3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지만 팀 리더로서의 역할, 기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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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번째 FA 기간 최형우의 활약은 아쉬움이 있었다. 부상과 건강 이상의 겹치면서 타격 지표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체력 부담 등으로 그의 포지션이 지명타자로 고정된 상황에서 급 하락한 성적은 실패한 FA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크게 떨어진 타격 생산력을 가진 베테랑이 지명 타자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이렇게 최형우는 나이에 따른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이대로라면 3년 계약이 끝나는 2023 시즌 이후 그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도 장담할 수 없었다. 시즌 후 은퇴를 고려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2023 시즌 최형우는 40살의 나이에 반등에 성공했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타격의 정교함도 회복했다. 베팅 파워는 이전 시즌 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느낌이다. 주전 타자들의 부상이 계속되는 속에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이를 잘 극복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각종 악재가 가득했던 KIA가 중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최형우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리고 최형우는 통산 1500타점 달성으로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열었다. 삼성에서 활약하던 시절 그의 우상이었던 이승엽을 넘어섰다는 점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그가 최형우가 홈런으로 기록한 1500타점 기념구를 잡은 관중이 그 공을 소유권을 주장하며 최형우에게 되돌아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형우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 공은 프로야구의 역사라는 점에서 그 공이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3 시즌, 아직 최형우의 시즌은 많이 남았고 보여줘야 할 것도 많다. 최형우는 올 시즌 KIA 전력의 핵심이다. 나성범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가 임박한 상황에서 최형우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나성범이 본래 모습을 되찾는다면 최형우의 체력 관리도 가능하고 시즌 내내 그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도 커진다. 

최형우의 올 시즌은 야구에서 베테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기량과 능력이 있지만, 나이가 문제가 되면서 전력에서 배제되는 일이 많은 KBO 리그의 현실에서 최형우는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다시 높였고 팀의 배려가 아닌 실력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팬들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했다.

현재 최형우는 2023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지명타자 부분에서 나눔 올스타 선수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최형우의 이번 시즌 활약이 지속된다면 FA 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KIA가 그와의 동행을 지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스포츠에서 새로운 스타가 지속 등장하고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거스르며 활약하는 베테랑들의 존재 또한 소중하다. 2023 시즌 프로야구에서 최형우는 야구 팬들이 매우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선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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