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야구, 마운드에 더해지는 검은 그림자, 부진 깊어지는 롯데

 

최악의 6월을 보내고 있는 롯데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6월 21일 KT전에서 패하며 5연속 루징 시리즈가 확정됐다. 6월 들어 롯데의 마지막 위닝 시리즈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KIA와의 3연전이 유일하다. 현재 롯데는 3연전 시리즈에서 1승을 하기도 버겁다. 

투. 타 모든 부분에서 롯데는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호평을 받았던 토털 야구다 한계점을 보이고 있고 주력 선수들의 부상도 아프게 다가온다. 계속되는 패배 속에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벤치의 위기관리나 경기 운영에서도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KBO 리그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서튼 감독과 경험 풍부한 코치진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저런 변화를 모색할 필요도 있지만, 프런트 역시 움직임이 없다.

부진의 큰 원인은 마운드에 있다. 물론, 타선의 집중력 저하가 더해지며 팀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롯데는 비교적 안정적인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발 투수들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 5월 상승세 기간 롯데 선발 투수진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안정적이었다.

올 시즌 롯데의 새로운 히트 상품이 되고 있는 나균안이라는 리그 상위권의 선발 투수가 등장하는 호재도 있었다. 나균안은 시즌 초반 부진을 벗어난 박세웅과 함께 강력한 국내 선발 투수진을 구축했다. 두 투수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에도 함께 선발됐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펀치 스트레일리, 반즈도 5월 호투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6월 롯데의 선발 투수진은 박세웅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박세웅은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5년간 90억원이라는 장기 계약을 왜 했는지를 증명하는 투구를 하고 있다. 박세웅은 6월 3경기 등판에서 모드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해냈다. 투구 내용도 완벽에 가까웠다.

이런 박세웅을 제외하고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고 있고 나균안은 시즌 초반 극강의 에이스 모드가 사라졌다. 그에 대한 상대 팀의 철저한 분석과 대응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구위도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떨어지고 있다.

나균안은 프로 데뷔 후 첫 풀 타임 선발 투수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꾸준함을 유지하는데 분명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악재가 더해졌다. 나균안은 6월 21일 KT전 선발 등판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투수에게는 매우 민감한 부분의 통증으로 자칫 큰 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균안은 과거 포수 유망주 시절 부상으로 포수의 꿈을 접고 투수로 전향했다. 그 결정은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지만, 또다시 부상 위험이 찾아왔다. 이는 나균안은 물론이고 롯데에도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롯데의 마운드 구상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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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부상에도 돌아온 지난 시즌 9승의 선발 투수 이인복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며 5선발 투수였던 한현희를 불펜으로 이동하게 했다. 현재 롯데 불펜진이 2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줄 역할을 할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경험도 있는 한현희의 역할을 변경했다. 마침 한현희는 최근 선발 선발 등판 경기에서 연이어 부진했다.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도 있었다.

만약, 나균안의 부상이 크다면 마운드 운영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당분간 나균안이 마운드에 설 수 없다는 점에도 이인복의 복귀 효과는 사라진다 할 수 있다. 그래도 선발 마운드는 이인복이 복귀하면서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반등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더 큰 문제는 불펜진이다. 6월 들어 롯데 불펜진은 연이어 불 쇼를 연출하고 있다. 누가 부진하다 할 수 없을 정도다. 마무리 김원중을 포함해 필승 불펜의 핵심 구승민도 한창때의 모습이 아니다. 구승민은 최근 수년간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다. 김원중은 시즌 전 WBC에서 많은 투구를 했다.

두 투수의 최근 투구를 살피면 구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스플리터 위주의 변화구 승부가 많아졌다. 이 투구 패턴에 상대 타자들이 적응했고 좀처럼 유인구에 방망이를 내지 않으면서 어려운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공이 가운데 몰려 통타 당하거나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해 실점하는 장면이 늘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들의 부진은 불펜진 전체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필승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최준용의 부상 장기화도 롯데 불펜진 운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롯데는 2군에서 콜업한 진승현, 최이준, 정성종 등 뛰어난 구위의 젊은 투수들을 점점 중용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접전의 순간에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투구의 기복도 컸다. 이는 필승 불펜조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즌 초반 호평을 받았던 베테랑 김상수와 윤명준, 신정락 역시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유일한 좌완 불펜 투수로 비중이 큰 김진욱은 5월과 6월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6월의 김진욱은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하고 있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아졌다. 대부분 팀들에서 좌타자들이 타선의 주력을 이루는 상황에서 김진욱의 역할은 매우 크지만, 김진욱은 좌타자를 상대로도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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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펜진의 난맥상에 더해 롯데의 고민은 내부에서 이를 해결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 이인복의 부상 회복과 1군 엔트리 진입만으로는 현재의 불펜 상황을 달라지게 하는 데 역부족이다. 이인복 역시 긴 경기 공백으로 지난 시즌의 투구 내용을 재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베테랑 좌완 심재민은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또 다른 베테랑 좌완 차우찬은 이제 2군 마운드에 올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현재 롯데 불펜진은 남은 6월 자칫 그 이후에도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워 보인다. 지금 불펜진들이 각성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불펜진의 불안은 팀 전체의 불안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6월 들어 롯데는 경기 후반 역전패가 크게 늘었다. 불펜진의 난조가 그 원인이었다. 접전의 경기에서 불펜진이 무너지며 경기를 맥없이 내준 경기도 있었다. 최근 롯데 타선이 기복이 크고 특정 투수들에 대한 약점이 분명한 상황에서 롯데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 잡아야 할 경기를 불펜진 난조로 자꾸만 내주면서 팀 분위기를 반등시킬 기회를 자꾸만 놓치고 있다. 이는 팀 선수들 사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팀워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선발 투수들은 실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이닝 소화를 의식하며 투구해야 한다. 타자들은 보다 많은 득점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불펜 투수들은 그들 대로 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상황은 선수들 전체의 자신감 하락과 연결된다. 4월과 5월 롯데가 상승세를 유지하던 시기 롯데의 벤치 분위기는 매우 활력 넘치고 긍정적 분위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 벤치의 분위기는 많이 무거워졌다. 특히, 역전패 경기가 자꾸만 생기면서 침체한 분위기가 더 깊어지고 있다. 

 

 

나균안

 

롯데로서는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트레이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상. 하위권 격차가 크게 줄어든 올 시즌 순위 판도에서 쉽게 트레이드를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누구도 시즌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가 필요로 하는 수준급 불펜 투수 영입은 더더욱 그 조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전력 보강을 위한 기회의 문도 좁아지고 있다. 그 사이 롯데는 승률 5할을 유지하기 버거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수도권 9연전을 치르고 있는 롯데는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는 상항이다. 순위는 중위권으로 밀렸다. 4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는 5위 두산도 최근 부진한 탓이다.

오히려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승수를 쌓으며 강팀의 위용을 되찾아 가고 있는 키움과 KT의 상승세가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주력 선수들의 부상 복귀가 임박한 KIA 역시 순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롯데는 치열한 중위권 경쟁 속으로 빠져들어간 상황이다. 지금의 침체가 이어지면 지금의 중위권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

롯데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반전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마운드 구성과 내부 자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타선이 이를 보충해 주기에도 힘에 부치는 롯데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관리 야구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벤치의 역량도 아쉬움이 있다. 롯데팬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롯데는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