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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롯데와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부터 팀 명과 모기업, 연고지 변화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유일한 두 팀이다. 롯데와 삼성은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하는 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두 팀은 1984년 역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 최고 명승부라 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친 팀들이기도 하다.

당시 롯데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에이스 최동원이 4번의 선발 등판 한 번의 구원 등판을 하는 초인적인 투구를 앞세워 삼성에 4승 3패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결과는 야구의 묘미를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제대로 보여줬고 프로야구의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두 팀은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팀으로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그 관계는 프로야구에서 오랜 기간 강팀의 자리를 지켰던 삼성이 대표적 약 팀으로 자리한 롯데보다 우세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두 팀의 대결은 분명 흥미로움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가 제9구 단으로 창단을 하면서 롯데와 삼성의 지역 대표성은 다소 약해졌지만, 전통의 팀이라는 점은 두 팀과 각 팬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었다. 

이에 롯데와 삼성은 매 시즌 두 팀 간 대결 중 일부를 클래식 매치로 정하고 프로야구 원년 유니폼을 입도 경기를 하거나 양 팀 응원단이 합동 응원을 하는 등의 그 이름에 맞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롯데와 삼성은 그들의 홈구장에서 각각 클래식 매치를 열고 있다. 그리고 6월의 마무리되는 시점에 두 팀은 롯데의 홈구장 사직 야구장에서 또 한 번의 클래식 매치를 앞두고 있다. 

 

 

 



분명 의미 있는 대결이지만, 두 팀의 최근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정도로 큰 침체기를 공유하고 있다. 6월 들어 롯데와 삼성은 승리의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로 패배의 숫자를 급속히 쌓아가고 있다. 이를 해결한 해법이나 반등의 계기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는 공통점까지 가지고 있다. 그 사이 롯데는 한때 6할 승률을 넘으며 선두권 경쟁을 하다 지금은 5할을 승률 유지도 버거운 상황이 됐다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6월 부진이 겹치며 최하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롯데의 최근 침체는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이대호 은퇴 이후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전력의 약점을 메웠고 수년간 이어진 선수 육성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며 단단한 전력을 구축했다.

롯데는 화려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 득점을 하고 마운드가 리드를 지키는 스몰볼을 바탕으로 4월과 5월 승수를 쌓았고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이러 상승세를 유지하는 기간 나균안이라는 새로운 국내 에이스가 등장했고 방출 선수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1번 타자 안권수가 주목을 받았다. 1차 지명 신인 김민석은 롯데의 신인 드래프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고 티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불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마운드의 깊이도 더해졌다. 서튼 감독의 야구가 자리를 잡고 리툴링을 주도했던 프런트의 능력도 호평을 받았다. 

이런 롯데에 대해 한 편에서는 지난 시즌처럼 5월이며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5월의 롯데는 그런 우려마저 떨쳐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급격한 추락은 한 달이 더 지나 현실이 됐다. 6월 들어 롯데는 6연속 루징 시리즈와 함께 그동안 벌어놓았던 승패 마진을 모두 소진했다. 6월 26일 기준 롯데의 승률은 딱 5할이다. 좀처럼 위닝 시리즈를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5할 승률 유지도 낙관할 수 없는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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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롯데는 투. 타 모든 부분에서 총체적 난국이다. 단단하던 수비도 흔들리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성적에 반영되고 있다. 그나마 팀을 지탱하던 선발 투수진도 국내 에이스 박세웅을 제외하면 제 몫을 하는 투수가 없다. 시즌 초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나균안은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FA 영입 투수인 한현희는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불펜 전환 이후 부진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현희의 불펜행은 롯데 불펜진이 부족한 롱맨 역할을 할 투수를 보강하고 불펜진의 과부하를 덜어내기 위한 벤치의 승부수였지만, 마운드 불안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현희가 불펜행에 불만을 가지고 일종의 태업을 하는 게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현시점에서 롯데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는 박세웅이다. 문제는 박세웅뿐이라는 점이다. 박세웅이 선발 등판한 경기 외에 롯데는 쉽게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초반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원투 펀치 역할을 해야 할 스트레일리와 반즈 두 외국인 투수는 기복이 심한 투구로 벤치의 신뢰를 잃었다. 이에 두 투수는 경기 초반 교체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선발 마운드 상황에 더해 롯데 불펜진의 상황은 그 심각하다. 누구도 불펜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구승민, 김원중까지 부진하면서 롯데 불펜진은 필승조와 추격조의 개념마저 무의미해졌다. 시즌 초반 롯데는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선발 투수진의 이닝 소화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펜진 소모가 많았다.

 

 

 



올 시즌 롯데 불펜진에서 필승조의 핵심은 베테랑들이다. 애초 롯데의 구상은 베테랑들이 힘 있는 공을 던지는 젊은 불펜 투수들을 뒷받침하는 것이었지만, 필승 불펜진을 구성해야 할 최준용과 김진욱, 김도규, 이민석 등이 모두 부상과 부진 속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전면에 나서야 했다.

이 베테랑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면서 롯데는 시즌 초반 불펜진 운영의 부담을 덜었지만, 계속되는 등판에 베테랑의 구위가 떨어졌고 6월 들어 불펜 불안을 가속화했다. 여기에 불펜진의 핵심인 구승민, 김원중은 수년간 많은 이닝을 투구하면서 쌓인 피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이들이 회복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불펜진의 불안이 지속됨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벤치의 불펜 운영에서의 난맥상까지 더해지면 불펜 운영이 더 꼬이고 있다. 

마운드의 불안은 수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투구 수 증가가 수비 시간을 길어지게 하고 실책의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 최근 롯데가 패한 경기에서 실책이 중요한 원인이 된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내야의 핵심인 유격수 노진혁의 부상이 장기화되는 점도 있지만, 이는 마운드 불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헐거워진 방패를 대신할 창도 롯데는 무디어졌다. 라인업의 전 선수가 활약하는 토털 야구로 버텼던 롯데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야구에 한계점이 보이고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의 부재가 점점 아쉬워지고 있다. 베테랑 전준우, 안치홍이 그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족하고 최근 롯데 주전 라인업에 자리한 김민석과 윤동희는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한 선수들이다. 중심 타선에서 활약해야 할 외국인 타자 렉스는 평균 이하의 생산력으로 국내 선수들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롯데 벤치는 번트와 도루 등 작전 야구로 그 부분을 극복하려 하고 있지만, 마운드의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스몰볼의 효용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뭔가 타선이 대량 득점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승리가 나와야 하지만, 6월 롯데는 그런 경기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팀 타선에서 뛰어난 생산력과 득점권에서 강점을 보였던 안권수와 노진혁 두 선수의 공백이 점점 크게 느껴지는 롯데다. 

더 아쉬운 점은 이런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벤치와 프런트의 움직임이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1군에서 부진한 선수들의 과감히 2군으로 내리고 2군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은 콜업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극히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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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롯데 퓨처스 팀에는 다수의 가능성 있는 야수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한정적이다. 시즌 초반에는 2군 선수들을 콜업하며 그들에게 동기 부여의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6월 성적 부진이 깊어지면서 선수 이등 폭이 더 좁아졌다.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은 벤치의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롯데의 장점이 두꺼워진 선수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회의 문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프런트 역시 외국인 선수 교체와 트레이드 등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 수년간 롯데는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었지만, 올 시즌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소극적이다. 그 사이 외국인 선수 교체 타이밍이 애매해졌고 트레이드를 할 시점도 놓쳐버린 느낌이다. 그동안 트레이드의 성과가 크지 않았고 외국인 선수 시장이 크게 위축된 점도 있지만, 분명 아쉬운 점이다. 

롯데가 아쉬움이 쌓여가는 사이 삼성 역시 롯데와 같은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21 시즌 긴 침체기를 벗어나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만들어냈고 지난 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에서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2023 시즌 삼성은 약체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후반기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박진만 감독 대행과 정식 감독 계약을 맺었고 세대교체와 성적을 함께 잡는 시즌을 만들려 했지만, 현재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빠졌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디고 팀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은 부진하다. 

타선의 중심인 구자욱은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려 했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FA 영입 선수였던 오재일은 분명한 에이징 커브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개인 통산 500세이브를 돌파하며 건재를 과시했던 불혹의 마무리 오승환이 세월의 무게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와 함께 필승 불펜진에서 활약해야 할 우규민 역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오승환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마운드에서 그 답지 않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그대로 보여주며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이런 오승환의 모습은 올 시즌 삼성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 선수들에게도 큰 호평을 받았던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높이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의 중용을 위해 FA 시장에서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성이 큰 프랜차이즈 선수 김상수와 베테랑 내야수 오서진과의 FA 협상에 미온적이었다. 이에 김상수는 KT와 계약했고 오선진은 한화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그때는 그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보였지만, 올 시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공백이 커지고 있다.

 

 

 



이는 프런트의 전력 실패와도 연결된다. 전력 보강은 미온적이고 내부 육성이 기대만큼 성과를 못내는 상황은 분명 프런트의 실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전력의 약세 속에 삼성은 마운드와 공격 등 팀 성적 지표가 최하위권이다. 

또한,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거액의 재계약을 했던 외국인 선수 3인의 활약이 지난 시즌만 못하는 점도 프런트에 대한 비난을 커지게 하고 있다. 이는 역시 외국인 선수 3인의 재계약 이후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롯데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에 롯데와 삼성 팬들의 프런트와 벤치에 대한 불만은 퇴진 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두 팀이 만나는 클래식 매치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전통의 팀 간 대결이라는 마케팅을 하기 민망한 수준의 두 팀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 팀은 각종 이벤트를 즐길 여유조차 가질 수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는 그나마 만만한 상대를 넘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대결이기도 하다. 롯데는 계속되는 루징 시리즈 흐름을 끊어야 하고 삼성 역시 다르지 않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삼성이 4승 2패로 우세하다. 삼성은 두 번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 롯데는 이런 상대 전적의 흐름도 끊어야 한다. 최 하위 삼성에게도 밀린다면 롯데의 침체는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 역시 최악의 6월을 보내고 있는 롯데에게 우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최하위 탈출이 한층 더 어려워진다. 

두 팀의 6월 클래식 매치는 그 점에서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전국적으로 시작된 장맛비로 인해 두 팀의 3연전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두 팀 모두 경기를 안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잔여 경기 일정이 늘어나는 건 아시안 게임 대표 선수 차출 등의 변수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과연 두 팀의 클래식 매치에서 어느 팀이 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 삼성 라이온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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