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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유지됐던 5할 승률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붕괴됐다. 순위 역시 4위에서 5위로 밀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우울한 전반기 마무리다. 롯데는 올스타전을 앞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NC에서 우천으로 순연된 경기를 제외한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77경기 38승 39패, 승률 0.494, 롯데의 전반기 성적표다. 

최근 수년간의 롯데 성적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다 할 수 없는 결과지만, 아쉬움이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팀의 약점인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을 보강했고 선수층이 한층 두꺼워진 점, 전반기 엄청난 상승세로 5월까지 선두권 경쟁을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6월부터 시작된 내림세를 반전시키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내심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 이상을 기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7월 들어 6월의 극심한 부진을 어느 정도 벗어났고 상대 팀 NC와의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NC가 6월 급 상승세가 꺾이면서 7월 들어 큰 부진에 빠져 있다는 점도 롯데에는 호재였다. 비로 경기가 띄엄띄엄 이어지면서 과부하 현상을 보였던 불펜진에 휴식이 주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롯데는 2경기에서 모두 마운드가 붕괴되며 대량 실점했고 완패했다. 타선 역시 NC의 두 외국인 투수 페디와 와이드너에게 꽁꽁 묶였다. 투. 타 모든 부분에서 NC에 완벽하게 밀린 내용이었다. 어딘가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였고 비로 인한 휴식이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는 듯 보였다. 비로 한 경기를 하지 못한 게 오히려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에 비해 NC는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2승을 거두며 계속된 부진을 끊고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7월 들어 부진했던 타선이 전체적으로 타격감을 되찾았고 두 외국인 투수는 믿음직스러웠다. NC는 5할 승률을 지키며 4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NC의 반등이라 할 수 있지만, 롯데의 부진이 크게 작용할 결과였다. 

롯데의 전반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흐름이었다. 4월 중순 이후 5월까지는 끝을 모를 상승세였고 6월은 그 상승세만큼의 내림세가 이어졌다. 7월 들어 잠시 숨 고르기를 했지만, 내림세를 멈췄다고 하기 힘든 경기력이었다. 그 사이 롯데는 1군 코치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전반기 막바지 외국인 타자 렉스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구드럼을 영입하는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의 효과는 없었다.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전반기였다. 특히, 6월에는 잠재된 팀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팀 내 갈등 상황이 대외에 노출됐다는 점은 팀 내 소통과 갈등의 정치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에 롯데 팬들의 구단에 대한 여론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롯데 팬들은 올 시즌 모처럼 롯데는 마음껏 응원할 수 있었다. 수년간 이어진 침체기 동안 롯데 팬들은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는 상황을 계속 경험해야 했다. 롯데는 그 기간 팀을 새롭게 하는 작업을 했고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속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눈에 보였고 올 시즌은 그런 리툴링의 성과를 보여야 할 시점이었고 그에 맞는 투자도 이루어졌다. 시즌 초반 성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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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롯데 홈구장은 만원 관중으로 가득했고 그 열기는 롯데의 원정 경기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 프로야구 대표적인 인기 구단인 롯데, LG, KIA가 함께 선전하면서 이들을 통칭하는 약자인 엘롯기 세 팀이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하는 희망회로가 그려지기도 했다. 이는 프로야구 흥행에는 엄청난 호재가 될 수 있었다. 

롯데팬들의 응원 열기는 프로야구 흥행에  분명 긍정적이었다. 이는 올스타전 팬  투표로 연결됐다. 올스타전에 나설 베스트 12 투표에서 롯데 선수들은 큰 강세를 보였다. 한때는 롯데가 소속된 드림 올스타팀 대다수가 롯데 선수들로 채워지기도 했다. 과거 롯데가 최 전성기를 보내던 시절 라인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도 보였다.

하지만 6월 들어 롯데의 기세가 꺾이고 부진에 빠지면서 올스타전 투표 양상에 변화가 생겼다. 그럼에도 2023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팀에 롯데 선수들은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마침 올해 올스타전은 롯데의 홈구장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다. 롯데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 투수까지 투수 부분 세 자리를 박세웅, 구승민, 김원중이 차지했고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노진혁이 내야진에 김민석이 올 시즌 입단한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올스타 베스트 12에 선정돼 외야진에 자리했다. 지명타자로는 롯데 중심 타자 전준우가 자리했다. 

롯데는 홈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가장 많은 베스트 12를 배출하면서 올스타전을 그들의 잔치로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롯데의 부진은 올스타전 축제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고 있다. 현재 어려운 팀 상황에서 올스타전을 기분 좋게 즐기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롯데 선수들이다. 이에 더해 모처럼 사직 야구장에서 올 스타전이 열리는 시점에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내리면서 경기 가능 여부까지 불투명하다. 이러저래 우울한 롯데의 올스타전이다. 

문제는 올스타전 이후 롯데가 반등할 수 있을지 여부다. 내림세에 있던 팀들에게는 휴식기가 반등을 위한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팀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롯데는 외국인 타자 교체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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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의 최근 흐름을 보면 반등 가능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투. 타에서 전력 강화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내내 부진한 생산력을 보이는 타선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 구드럼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그는 대체 외국인 선수고 리그 적응기 빠르게 이루어질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커리어가 내림세에 있고 롯데에 필요한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아니다. 높은 출루율이 장점인 그가 타선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구드럼이 기대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롯데 타선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신예 김민석과 윤동희가 확실한 전력으로 가세했다고 하지만, 두 선수는 풀 타임 시즌 경험이 없다. 체력적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상대 철저한 분석도 극복해야 한다. 신예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야 하는 타선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결국, 전준우와 안치홍, FA 영입 선수인 노진혁과 유강남까지 커리어 있는 선수들이 전반기 이상의 활약을 해야 타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분명한 건 전반기 공격력으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운드는 선발진에 박세웅이 든든하지만, 스트레일리와 반즈 두 외국인 투수들이 꾸준함을 보여야 한다. 특히, 에이징 커브 조짐이 뚜렷한 스트레일리를 끝까지 안고 가야 할지를 롯데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체를 해야 한다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4월 최고 투수에서 점점 평범한 투수가 되어가고 있는 선발 투수 나균안의 반전도 필요하다.

나균안은 등판이 누적되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부상도 있었다. 그가 4월의 모습을 되찾지 못한다면 롯데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 부상에도 돌아온 이인복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고 FA 영입 선수 한현희가 선발에서 불펜으로 이동한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펜진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면 모두 불안하다. 시즌 초반 불펜 투수 자원들의 부상 이탈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5월까지 불펜진의 호투가 상승세의 동력이 됐지만, 그 동력이 너무 빨리 힘을 잃었다. 과부하가 일찍 찾아온 탓도 있지만, 불펜 투수들의 자신감이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유인구 승부가 많아졌고 이는 투구수를 늘리고 어려운 상황에 스스로 몰리게 했다. 그 현상은 6월은 물론이고 7월에도 이어졌다.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부 자원으로 불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투수들의 반등을 이끌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롯데의 고민이다. 올 시즌 목표를 위해서라면 불펜 전문 외국인 투수를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현재 롯데 불펜진은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은 향후 팀 방향성과 연결된다. 만약,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수년간 이어온 팀 운영 기조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모기업에서 구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크게 한 시즌이라는 점에서 결과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부진이 계속된다면 시즌 중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 점에서 올스타전 이후 롯데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고민을 해야 하는 건 분명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는 홈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우울하게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롯데의 상황은 그만큼 여유가 없다. 롯데가 올스타전을 긍정적 변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우울한 축제의 기억으로만 남게 될지 올스타전 이후 이어질 경기들이 롯데에는 중요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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