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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이후 2023 프로야구 후반기 레이스를 준비하는 10개 구단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한창이다. 이 와중에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단행한 팀도 있다. 팀 분위기를 바꿀 가장 빠르고 확실한 카드인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한 팀들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스타전 휴식기는 남은 순위 경쟁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 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 SSG는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퓨처스팀 선수들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이와 관련해 징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SSG는 상황 인지 즉시 자체 징계를 하는 한편 KBO에 이 사실을 알리고 KBO 역시 빠르게 해당 선수를 징계했다. 

사건은 퓨처스 팀 숙소에서 연차가 많은 선수들이 후배 선수들의 기강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이루어졌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단체 생활 중 선임들에 의해 내리 집합과 폭행, 얼차려가 있었다. 이는 군에서도 금지하는 일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대로 넘기기 힘든 일이었다. 당연히 폭행을 한 선수는 중징계를 받고 사실상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SSG는 과거 SK 와이번스 시절에도 이와 유사한 선후배 간 폭행 사건이 있었고 다수의 선수들의 징계를 받은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선수들 교육을 강화했다고 했지만, 사건이 재발했다.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 속에 폭력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 자리의 편차에 따른 폭력과 가혹행위는 최근까지 끊이지 않았다. 학교 스포츠에서도 학교 폭력과 스포츠 선수가 연루된 사례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큰 사회적 이슈가 됐고 폭력을 행사한 선수는 선수 생명이 끊어지거나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징계를 받고 복귀했다 해도 실력과 상관없이 폭행 가해자라는 주홍글씨가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분명 자신들에게 큰 불이익을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스포츠와 폭력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고 있다. 스포츠계 전반에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에 대한 관대한 분위기와 온정주의, 한국 스포츠에서 크게 중요시되는 학연과 지연, 인맥의 영향력, 뿌리 깊은 성적 지상주의 등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매번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에서 여러 뉴스가 쏟아지고 이를 근절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지만, 내부의 자정 노력을 그때 뿐이고 또 다른 사건이 줄을 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들의 극단적 선택 소식도 사람들은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SSG 선수 폭행 사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폭력은 필요악이라는 명분으로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그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점이다. 현재 스포츠 각 종목의 지도자들 상당수는 소위 맞아가며 훈련하고 선후배 관계 속 가혹행위를 참아가며 선수 생활을 했던 이들이다. 이들은 그들이 배운 지도 방식과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는 일이 많다.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스포츠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 지옥훈련이다. 인간의 한계는 넘어서는 극한의 상황을 만들고 이를 극복하게 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프로야구에서도 한겨울에서 눈 덮인 산을 오르고 계곡의 얼음을 깨고 들어가는 극기훈련이 예사로 있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때 훈련을 무용담처럼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 시절에는 극한의 훈련이 자신을 강하게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이는 단체생활에서의 부당함도 참아내는 게 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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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 생활을 했던 이들이 나도 그 시절에는 그렇게 했는데 라는 사고는 폭력의 고리를 끊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있어 폭력이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 스포츠는 과학이다. 과학적 훈련 방법이 보편화됐고 지도 방식도 그에 따라 발전했다. 선수들을 다그치고 강압적으로 대하는 게 결코 능사가 아니다. 강훈련이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을 선수와 코치가 함께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각 종목 코치들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어렵다는 볼멘소리를 하곤 한다. 각종 데이터 분석 기술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을 발전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 코치들의 역할이 더는 상명하복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 어렵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는 코칭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어느 종목이든 코치는 보다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능력으로 선수들을 설득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선. 후배 간의 관계 연차에 따른 권위가 아닌 동료로서 동업자로서 새롭게 변모할 필요가 있다. 단체생활에서의 규율은 규정에 규칙에 근거해야 하고 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선배가 후배의 기강을 잡는 식의 구시대적 관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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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폭행 사건은 전해지는 이야기에 근거하면 폭행을 당한 후배의 평소 행동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의도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이는 구단의 선수단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규칙과 규정을 위반한 일이 있다면 그에 맞는 조치를 했어야 하고 선수 간 그리고 선수와 구단 간 소통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SSG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나머지 구단 역시 남일로 치부할 수 없다.

특히, 2군 선수들 중 상당수는 구단의 숙소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일이 많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상. 하 관계가 형성되고 이는 언제든 폭력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나머지 구단들도 이와 관련한 관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프로선수들은 스포츠를 업으로 하는 선수들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 선수들을 수직적인 관계로 통제하려 하는 건 이제 지양해야 하는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동경하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이런 관계가 철저하다. 마이너리그는 마치 정글과 같아서 선후배간의 기강을 잡을 시간도 없다. 모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를 위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경기력을 유지하기도 바쁘다. 팀 캐미를 깨는 선수가 나온다면 풍부한 선수풀이 있는 현실에서 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인종, 국적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실력으로 모든 걸 평가받는 상황에서 학연, 지연이 끼어들 틈이 없다. 

 

 

 



우리 스포츠는 대부분 부족한 선수 풀을 가지고 있고 부족한 자원속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선수들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강압적 수단을 사요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프로진출과 대학진학이라는 큰 목표가 있는 아마 스포츠 영역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무리한 방법도 필요하다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한다. 효율성과 목표 달성이라는 명분속에 폭력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연코 어느 분야든 그리고 스포츠에서 폭력은 절대 필요악이 아니다. 이는 프로와 아마 모두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모두 각자의 자아가 있는 인격체고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다. 프로 선수들은 더 그렇다. 프로의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모두가 경쟁자고 동업자다.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학연과 지연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형성돼야 한다.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맞는 규칙 속에서 해결하면 된다. 선수들 역시 더 커진 자율성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경기력 외에 다른 요인으로 인해 스스로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SSG의 선수 간 폭행 사건은 우리 스포츠에서 사라지지 않은 폭력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그런 일이 없어 다행이라는 식의 안도나 이번에는 걸리지 않았다는 식의 안이함으로 이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 어떤 식으로든 폭력은 없어야 한다. 지속적이 관심과 함께 폭력 관련자들에게 대해서는 단호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가 경기 외에 다른 일로 언론에 조명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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