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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번째 라운드, 정규 시즌 4위와 5위가 대결하는  와일드카드전은 4위 팀이 모두 시리즈에서 승리했던 기존의 징크스가 다시 한번 재현됐다. 정규리그 4위 NC는 5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26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4 : 9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1승을 선점하고 와일드카드전에 오른 NC는 2차전 없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수차례 업셋을 이뤄내며 큰 강점을 보였던 두산은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또 한 번의 업셋 스토리를  꿈꿨지만, 경기 중반 이후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1경기로 그들의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승엽 감독의 감독 데뷔 시즌 역시 조금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양 팀은 에이스 부재 속에 와일드카드전에 나서야 했다. NC의 페디, 두산의 알칸타라 두 에이스는 정규 시즌 순위 경쟁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와일드 카드전 고려 없이 선발 등판을 했었다. 여기에 페디는 경기 중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등판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

 

 

 




1선발 투수 없는 와일드카드전 


이에 양 팀은 선발 투수 선택에서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NC는 외국인 투수 태너를 두산은 국내 에이스 곽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에이스 페디를 제외하면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NC는 최상의 카드를 낸 셈이고 시리즈 승리를 위해 2연승이 필요한 두산은 2차전을 고려한 마운드 운영이기도 했다. 두산은 후반기 교체 외국이 투수로 영입돼 큰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브랜든을 2차전으로 돌리는 결정을 했다. 내일이 없는 두산으로서는 분명 큰 도박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곽빈에 대한 신뢰도 크게 작용했다. 

두산의 의도는 초반 득점과 선발 투수 곽빈의 호투로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두산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득점하면서 3 : 0 리드를 잡았다. 곽빈 역시 위력적인 구위로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다. 분명 두산에 유리한 경기 흐름이었지만, 4회 말 상황이 반전됐다. 

4회 말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이 주자가 출루한 이후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곽빈은 잇따른 사사구가 더해지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NC 타선이 하위 타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두산에게는 무실점 가능성이 커 보였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타자는 전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서호철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호철은 곽빈의 몸 쪽 직구를 걷어 올려 만루 홈런을 만들어냈고 경기 분위기는 일순간 NC 쪽으로 넘어왔다. 곽빈의 투구는 위력도 있었고 제구도 잘 이루어졌지만, 서호철의 대응이 훌륭했다. 이런 만루 홈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속 타자 홈런이 이어졌다. 포수 김형준이 이번에는 곽빈의 변화구를 좌측 담장으로 넘기는 홈런과 연결했다. 두산에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결국, 곽빈은 4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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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두산 리드, NC의 역전 그리고 두산의 동점 


예상치 못한 대량 실점에 흔들렸지만, 두산은 5회 초 2점을 만회하며 다시 5 : 5 동점에 성공했다. 지난 4회 말 두산이 흔들리는 곽빈의 교체 타이밍이 늦어 대량 실점한 것과 비슷하게 이번에는 NC가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던 선발 투수 태너의 교체를 조금 늦추는 상황에서 두산의 반격이 나왔다. 

이후 경기는 불펜 대결이 됐고 불펜진이 역량이 승부를 엇갈리게 했다. 두산 불펜진은 경기 후반 연속 실점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NC 불펜진은 경기 중반 이후 실점을 막아냈다. 두산은 가용 불펜 자원을 모두 활용했지만, 오히려 믿었던 불펜 카드 김강률, 정철원, 홍건희가 모두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후반기 두산 선발 투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외국인 투구 브랜든과 선발과 롱맨이 모두 가능한 김동주를 2차전에 대비해 출전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한 결정도 투구 가용폭을 줄이며 경기 후반 마운드 운영을 어렵게 했다. 2연승 외에 다른 길이 없었던 5위 팀으로서는 너무 여유 있는 마운드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투수 운영과 관련해 두산은 경기 계획과 크게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중반 호투했던 좌완 투수 최승용을 이른 타이밍에 김강률과 교체한 장면, 정철원과 홍건희의 등판 순서를 바꾼 것이 결과적으로 패배의 원인이 됐다. 반대로 NC는 마무리 이용찬이 9회 초 수비에서 3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김영규, 류진욱, 임정호가 무실점 투구로 두산과 대조를 보였다. 

NC는 불펜진의 무실점 투수 속에 NC 타선은 7회 말 2득점에 이어 8회 말 6득점으로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이런 후반 득점에서도 NC 하위 타선 서호철과 김형준 그리고 김주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세 명의 20대 선수로 구상된 하위 타자들은 팀의 14득점 중 12득점을 책임지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주원과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이들은 아시안게임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고 소중한 경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그 경험이 와일드카드전에서 빛을 발했다. 2020 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선수로 풀 타임을 소화한 서호철은 크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소위 말하는 미치는 선수가 되며 만루 홈런을 포함해 혼자 6타점을 책임졌다. 

두산은 NC의 상위 타선은 비교적 잘 막아냈지만, 이들 하위 타선에 마운드가 난타당하면서 대량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서호철, 김형준, 김주원, NC의 승리 이끈  젊은 타자들 


와일드카드전을 1경기로 마무리 한 NC는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하면서 소중한 휴식 일을 하루 더 가지게 됐다. 부상이 겹치며 등판이 불투명한 에이스 페디의 회복 시간도 더 생겼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강자인 두산에 완승을 했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경기 내용이 초반 열세를 극복했고 접전을 승리했다는 점에서 기쁨의 크기가 더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 NC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주원, 서호철, 김형준으로 이어지는 젊은 하위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상대 팀 SSG를 매우 신경 쓰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과 박건우, 외국인 타자 마틴 외에 위협적인 타자가 없다는 기존의 분석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NC의 8회 말 6득점 과정에서 보여준 기동력 야구도 SSG가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와일드카드전 승리를 통해 NC는 많은 것을 얻었다. 젊은 선수들이 긍정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희망을 가질만한 NC다. 이런 NC의 승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 시즌과 다르고 기세가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또한, 보다 세밀한 경기 운영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도 알게 했다. 


사진 : KBO / NC 다이노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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