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야구팬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경기는 한화와 KIA의 대결이었다. 이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KBO 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의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KBO 리그 복귀 후 첫 공식 경기 등판이었다. 이이 자체 연습 경기 등을 통해 현직 메이저리거의 위력을 보였던 그였지만, 공식 경기에서 어떤 투구 내용을 보일지는 큰 관심사였다.
류현진의 12일 등판은 한화의 시즌 운영 구상까지 달라지게 할 수 있었다. 마침 비 예보가 있었던 탓에 경기 자체가 우천 취소될 가능성이 있었다. 만약, 류현진의 등판 일정이 미뤄진다면 그의 개막전 선발 등판도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개막전 선발 등판 가능성을 높여왔다.
마침 그의 소속팀 한화는 지난 시즌 챔피언 LG와 잠실 개막전을 예정하고 있다. 잠실 야구장은 KBO 리그에서 상징성이 큰 구장이고 디팬딩 챔피언 LG의 개막전인 만큼 2024 시즌 공식 개막전이라 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는 건 그 의미가 클 수 있었다.
또한, 잠실야구장은 홈팀과 원정팀의 응원이 공존한다. LG의 홈구장이라 하지만, 한화 팬들의 응원 열기 또한 클 수밖에 없다. LG와 한화 팬들의 열띤 응원과 류현진의 선발 등판은 개막전 최고 흥행카드라 할 수 있었다. 이는 시즌 초반 흥행을 뜨겁게 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 류현진의 시범 경기 첫 등판
한화 역시 류현진의 등판과 개막전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면 시즌 초반부터 류현진 효과를 극대화하며 초반 레이스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12일 등판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첫 선발 등판 일정은 한화의 홈 개막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컸다. 이 또한 한화에는 나쁘지 않은 일이지만, 최고의 선발 투수를 시즌 시작부터 활용하지 못하는 건 아쉬운 일이 될 수 있었다. 한화의 개막전 상대 LG 역시 승패를 떠나 최고의 개막전 매치업이 무산된다면 아쉬움이 생길 수 있었다.
이처럼 여러 사람들의 걱정이 있었지만, 12일 류현진의 등판을 예정대로 이루어졌다. 비가 오락가락하고 쌀쌀함이 느껴지는 경기장 상황이었지만, 류현진은 4이닝 1실점 투구로 그의 페이스가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음을 입증했다.
1회 초 류현진은 오랜만에 오른 KBO 리그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고 1실점했다. 하지만 2회부터 류현진은 그의 장점인 날카로운 제구력을 선보이며 호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 끝을 걸치는 투구를 이어가며 KIA 타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특히, KIA의 외국이 타자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을 연신 던지며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소크라테스는 너무 먼 코스라는 생각을 했지만, 류현진의 공은 모두 보더 라인에 걸쳐 들어갔다. 류현진은 올 시즌 KBO 리그에 도입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인 ABS을 어떻에 활용하면 되는지를 보여줬다.
ABS는 일관성이 큰 장점이고 이는 한번 정해진 스크라이크 존이 흔들리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투수가 일정하게 제구를 할 수 있다면 스크라이크 존 공략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구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투수가 KBO 리그에는 많지 않다.
ABS 최적화 투구
류현진은 ABS 존 활용의 정석을 보였다. ABS 존 끝을 걸치는 투구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속구의 스피드도 상당히 올라온 모습이었다. 류현진의 속구는 대체로 140킬로 이상을 유지했다. KBO 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스피드다. 측정 오류의 가능성도 있지만, 148킬로의 속구도 측정됐다. 지난 시즌 수술 복귀 후 속구의 구속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이었지만, 올 시즌은 오히려 구속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순조롭게 62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시범 경기 첫 등판을 마친 류현진은 불펜 투구를 통해 목표 투구수를 채우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3월 23일 정규 시즌 개막전까지 100개 이상의 투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류현진의 잠실 개막전 등판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첫 공식 경기의 결과를 떠나 류현진이 완벽한 몸 상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후반기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긴 했지만,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다. 이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와 함께 메이저리그 두 번째 FA 계약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였다.
순조로운 시즌 준비, 개막적 등판 가능성 업
하지만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류현진은 구속을 더 끌어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주 무기 체인지업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메이저리그에서 그를 최고 투수 반열에 올려줬던 컷 패스트볼도 위력적이었다. 특히, 컷 패스트볼은 국내 투수들 중 이 공을 제대로 구사하는 투수가 많지 않다. 류현진의 컷 패스트볼은 KBO 리그 타자들에게는 상당히 까다롭게 다가올 수 있다.
이런 류현진을 보기 위해 한화의 홈구장에는 평일 시범경기에 낮 경기임에도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궂은 날씨였지만, 한화 팬들은 곳곳에 피켓을 들고 류현진을 응원했다. 이미 지난 주말 시범경기에서도 한화 홈 팬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류현진 효과를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주말 경기에서 류현진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지만, 경기 후 그를 기다린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메이저리거 다운 팬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한화 1선발 투수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게 했다. 이전 한화에 복귀했던 박찬호가 은퇴 시점이었던 탓에 성적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반면 류현진은 리그 투수 판도를 흔드는 내용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있을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의 등판은 프로야구 팬들에게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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