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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가 시범경기부터 뜨거운 흥행 가능성을 보였다. 3월 9일 5개 구장에서 동시에 열린 시범경기는 각 경기장마다 정규 시즌 못지않은 관중들과 열기로 가득했다. 야구팬들은 꽤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 올 시즌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시범 경기 첫날, 세계 야구에서 누구도 하지 않았던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BS가 처음 가동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ABS 도입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 지속 중이지만, 아직은 마이너리그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다 KBO 리그는 과감히 ABS를 2024 시즌부터 1군 경기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KBO는 볼 판정과 관련한 시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볼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항의를 줄여 경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경기 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AI, 인공지능이 일상생활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는 시대에 그 흐름을 선행해 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BO는 ABS 시스템 도입을 위해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스트라이크 존 표준을 만들고 볼 판정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의 완성도 증진을 위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처음 도입하는 시스템인 만큼 그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공식 경기에 첫 적용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 로봇 심판 


시범경기에서 ABS는 그동안 프로야구 중계방송에서 보였던 방송국들의 S 존에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틀에 맞게 일관성도 보였다. 일부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과 관련해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그 공들은 모두 S 존을 통과했다. 판정에 아쉬움이 있어도 타자들은 누구에서 항의를 할 수 없었다. 이는 볼 판정과 관련한 심판과 선수들의 갈등을 차단하는 순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지만, 타석에서 있었던 타자와 포수, 심판 사이의 신경전 등 야구만의 미묘한 재미를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이런 문제 외에도 ABS는 경기 중 돌발 변수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 시스템은 자동화 시스템의 볼 판정 결과를 심판에 전달에 심판이 콜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심들은 별도의 이어셋을 장착하고 경기에 나선다. 시범경기에서 일부 심판들은 이어셋의 음성 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아 혼선을 겪기도 했다.

이는 한층 더 응원 열기가 뜨거워질 정규 시즌에서 더 커질 수 있는 문제다. 원활하게 ABS가 작동한다고 해도 볼 판정에는 약간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칫, 경기 중 공백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롯데와 SSG의 시범경기에서는 이와 관련해 몇 차례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시스템이 중간에 작동하지 않고 심판이 볼 판정을 하는 시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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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규 시즌을 대비해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KBO는 이에 대응하는 매뉴얼 등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만큼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상황 발생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심판들과 KBO의 보다 원활한 소통과 함께 시범경기 동안 시스템 오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금 혼선이 있었지만, ABS는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수들의 역량에서 공을 잘 받아내는 프레이밍의 가치가 크게 줄었다. 시범경기에서도 포수들의 포구 능력인 볼 판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커진 베이스와 피치 클락 도입 등으로 인해 그 비중이 커질 기동력 야구에 맞설 도루 저지 능력이나 투수 리드, 타격 능력이 포수 가치 평가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리그 포수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투수들 역시 스트라이크 존의 유동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일정하게 스크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는 제구 능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ABS 설정한 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 받을 수 있는 만큼 그동안 투수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타자 높은 쪽 코스와 낙차가 큰 커브다 다시 각광받을 수 있다.

최근 프로야구 투수들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기 위해 직구 타이밍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스플리터와 체인지업 연마에 주력했다. 커브에 대한 비중은 크게 줄었다. ABS는 투수들의 구종 선택의 폭을 넓게 할 수 있다. 타자들 역시 자신의 존이 흔들리지 않게 되면서 타격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전과 다른 구종에 대응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처음 접한 OTT의 프로야구 중계방송


이와 함께 시범경기에서는 올 시즌부터 인터넷, 모바일 중계권을 획득한 OTT 업체의 중계방송을 처음 접하게 됐다. TV 중계는 기존처럼 지상파와 스포츠 채널을 통해 볼 수 있지만, 야구나 각종 스포츠 중계의 한 장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한 중계방송 시청은 OTT 채널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할 수 있다. 그동안 인터넷 포털을 통해 큰 제한 없이 프로야구를 시청했던 야구팬들에게는 매우 낯선 상황이다. 특히, 유료 시청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는 팬들도 많다. 

이런 부정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필요한 건 유료화에 상응하는 콘텐츠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는 자체 중계방송의 퀄리티와 차별성의 확보였다. 시범경기 첫 경기 OTT 채널은 자체 중계방송을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비교적 무난한 진행이었지만, 빠르게 전개되는 경기 장면에 대한 대응에서 부족함이 보였다. 이전 중계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경기장의 장면이 담기고 향후 실시간 소통 기능 확대와 경기 콘텐츠의 활용성을 높이는 부분은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요소다. 드러난 중계방송의 기술적 문제들은 시범경기 기간이라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는 있다. 다만, 실시간 중계방송 시 시범경기와 달리 폭발적으로 증가할 트래픽을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문제는 경기력 


이렇게 2024 프로야구는 이전에 없었던 요소들에 류현진의 KBO 복귀라는 호재가 더해지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이는 야구팬들 외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슈들이다. ABS 도입은 이를 KBO가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OTT 사업자의 프로야구 중계는 돈을 내고 프로야구를 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했다.

이를 통해 프로야구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ABS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그 과정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경기력이 함께하지 못한다면 이런 변화들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시범경기 기간 프로야구의 변화가 잘 자리를 잡을지 여부를 보는 건 큰 흥밋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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