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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개막한 2024 프로야구는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LG와 한화의 개막 2연전이 야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개막전도 흥미로운 대진이었다. 두 구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항구인 부산과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고 모기업이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2021 시즌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가 창단되면서 SSG가 공공연히 롯데와의 라이벌 관계를 부각하고 이를 언론들이 크게 보도하면서 묘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SSG가 창단 직후부터 적극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팬 서비스를 하면서 이는 롯데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 라이벌 관계는 이내 SSG로 그 추가 기울었다. SSG가 2021, 2022 시즌 롯데에 상대 전적에서 일방적으로 앞선 모습을 보이고 2022 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성적에서도 롯데를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3 시즌 SSG는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했지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8승 8패로 균형을 이루며 라이벌 구도가 다시 복원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흥 라이벌 롯데와 SSG의 개막 2연전 


2024 시즌 이 두 팀이 개막 2연전에서 만났다. 두 팀은 2연전 내내 접전의 경기를 펼쳤고 그 접전의 결과는 모두 SSG의 승리였다. SSG는 마운드 대결에서 다소 우위를 보였고 배팅 파워에서 롯데를 압도하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롯데는 득점권에서 결정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그 속에서 클러치 능력을 갖춘 타자 부재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 롯데는 0 : 6의 경기를 9회 초 6 : 6 동점으로 만드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발휘하며 한 줄기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1차전은 SSG의 중심 타자 최정과 한유섬의 2점 홈런 2방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유섬은 1회 말 선제 2점 홈런을 최정은 2 : 2로 맞서던 3회 말 2점 홈런으로 SSG가 4 : 2로 앞서도록 했다. 두 타자는 모두 롯데 선발 투수 윌커슨의 변화구를 노려 쳐 담장을 넘겼다. 윌커슨은 시범경기부터 지난 시즌만큼의 속구 스피드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 등판한 윌커슨은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였다. 두 베테랑은 윌커슨의 볼 배합을 읽고 대비했다. 

이런 SSG의 홈런에 롯데는 김민성이 SSG 선발 투수 김광현에게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SSG보다 한 개 더 많은 9개의 안타와 2개 더 많은 6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득점 기회는 오히려 더 많았다. 하지만, 한유섬과 최정과 같은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타선의 힘 대결에서의 우위와 함께 SSG는 40대 베테랑 듀오 불펜 투수 고효준, 노경은이 경기 후반 무실점 투구로 이기는 흐름을 지켜냈다. 반대로 롯데 불펜진은 후반 추가 실점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투. 타에서 이런 차이는 SSG의 5 : 3 승리로 이어졌다. 

 

 

 




야구의 재미 극대화 한 2차전 


극적인 승부는 2차전에서 있었다. 2차전에서 SSG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초반 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SSG는 선발 투수 엘리아스가 위력적인 투구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고 5회 말 하위 타선의 집중 안타로 2득점했다. 롯데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선발 투수가 모두 2사 이후 실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4회까지 위력적인 구위와 제구로 무실점 호투했지만, 5회 말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박세웅은 2사후 변화구 승부구가 모두 정타로 맞아나갔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변화구 승부가 통하지 않았다. 이 점에서 1, 2차전 선발 포수로 나온 유강남과 투수들의 호흡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차전 선발 투수 윌커슨과 2차전 선발 투수 박세웅은 중요한 순간 변화구로 승부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2 : 0 앞서던 SSG는 경기 후반 전날에 이어 고효준, 노경은 베테랑 듀오가 불펜진을 단단히 지켰고 7회 말 최정이 롯데 불펜 투수 구승민으로부터 3점 홈런을 때려내며 5 : 0으로 앞서나갔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났다 해도 괴는 상황이었다. 올 시즌 첫 등판한 구승민은 제구가 흔들렸고 구위도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1차전에서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최정의 방망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SSG는 8회 말 추가 1득점과 함께 한층 여유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롯데는 8회 말 올 시즌 기대하는 불펜 유망주 우강훈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우강훈은 시즌 첫 등판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고 볼넷을 남발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필승 불펜진을 마운드에 올릴 수 없는 흐름에 롯데는 신인 투수 전미르를 마운드에 올렸다. 전미르로서는 프로 데뷔 첫 등판이 크게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미르는 폭투로 1실점하긴 했지만, 위력적인 커브와 슬라이더 150킬로 이르는 속구의 조합으로 3타자 삼진을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최준용 외에 부진했던 롯데 불펜진 중 가장 돋보이는 투구였다. SSG와의 2차전 투구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앞으로 불펜에서 보다 중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렇게 대량 실점 위기를 넘긴 롯데는 9회 초 극적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1사 후 SSG 중견 수 최지훈의 실책으로 1사 2루 기회를 잡은 롯데는 2사 후 교체 포수로 출전했던 정보근을 시작으로 박승욱까지 하위 타선의 연속 안타로 1득점, 1번 타자 윤동희 볼넷으로 잡은 2사 만루에서 고승민의 3타점 2루타로 SSG를 두 점 차로 압박했다.

SSG는 부상 재활로 시즌 초반 등판이 어려운 서진용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하는 문승원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문승원 역시 예상치 못한 등판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문승원을 상대로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가 극적인 2점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6 : 6 동점에 성공했다. 0 : 6에서 6 : 6,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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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초 6득점으로 극적인 동점, 허무한 끝내기 패배 롯데 


하지만 이런 롯데의 극적인 분위기는 9회 말 SSG의 공격에서 쉽게 사그라들었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원중은 3구 만에 선두타자였던 SSG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허무한 패배였다. 9회 초 분위기라면 연장전 승부에서 롯데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버티지 못했다.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볼은 역시 변화구였다. 

결국, 롯데는 SSG의 홈런포를 막지 못하면서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홈런으로 2차전에서 극적이 순간을 만들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SSG는 타자 친화 구장의 장점을 십분 살리며 개막 2연승으로 기분 좋은 시즌을 시작했다. 다만, 경기 후반 불펜 운영에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40대 고효준과 노경은에 대한 의존도가 큰 불펜 상황은 앞으로 시즌 내내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두 선발 투수가 5이닝 소화가 그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고 올 시즌 첫 등판한 주력 불펜 투수 구승민과 김원중이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시즌 초반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 다른 필승 불펜 최준용이 연투에도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과 전미르의 가능성 발견은 수확이 될 수 있다. 

타선은 지난 시즌 내내 문제였던 득점력 부재의 문제를 떨쳐내지 못했지만, 2차전 9회 초 6득점으로 답답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올 시즌 새로운 1번 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윤동희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고 외야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준다는 점은 앞으로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는 스위치히터로서 장점을 보였고 특히, 좌타석에서 파워히터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내야와 외야를 겸하는 유틸리티 역할을 해야 하는 고승민인 이틀 연속 좌. 우 투수 상관없이 시범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다만, 하위 타선의 키맨 역할을 해야 할 포수 유강남이 타격에서 부진했고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앞으로 포수진 운영에 일정 변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프로야구 시즌 초반 변수 ABS 적응 


ABS 도입으로 유강남의 장점이 프레이밍의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투수 리그와 도루저지 타격에서 더 역할이 필요한 유강남이지만, 개막 2연전의 모습은 아쉬웠다. 오히려 백업 포수로 나온 정보근이 이 부분에서 더 돋보였다. 정보근은 그가 왜 롯데 포수 유망주 손성빈을 밀어내고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는지를 보여줬다. 

아직 2경기를 했을 뿐이다. 롯데와 SSG 모두 완벽히 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올 시즌은 개막전 일정도 앞당겨졌다. 다만, 지난 시즌 하위권에 있었던 롯데는 개막 2연전에서 승리가 더 절실했지만, 그 반대의 결과로 다소 실망스러운 시즌 시작을 하게 됐다. SSG는 2연승 하긴 했지만, 추신수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함께 했다.

또한, 양 팀은 새롭게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인 ABS에 대한 적응이라는 과제도 함께 가지게 됐다. ABS는 이전보다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보다 후한 모습을 보였고 이전에는 볼이 됐을 높은 코스도 스크라이크가 선언됐다. 이에 양 팀 타자들 모두 다소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ABS를 어느 팀이 보다 빨리 적응하고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 

이렇게 롯데와 SSG의 개막 2연전은 2경기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또한, 라이벌 팀 다운 경기 내용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홈런이 가지는 매력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대결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 SSG 랜더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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