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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ABS의 도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시험 단계에 있는 이 시스템을 KBO 리그에서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고 했을 때 환영의 분위기가 많았지만, 타자들의 다양한 체형과 신체 조건 등을 고려한 스크라이크 존 구현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1군 경기에 도입된 ABS는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심판과 선수들의 불필요한 감정 대립이 사라졌다. 그동안 볼 판정과 관련해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었던 심판들도 그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었다. 기계는 최소한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을 잃지 않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이전에는 포수의 포구에 따라 볼로 판정될 수 있는 공이 S 존을 통과하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거나, 높은 코스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잘 이루어지면서 혼란도 있다. 그럼에도 타자들은 기계에게 하소연을 할 수 없다. 

이런 변화는 포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포수의 능력 평가에서 공을 잘 받아내는 프레이밍에 중요한 가치였다. 공을 보다 스트라이크존에 가깝게 잡아내는 능력을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게 현실이었고 투수들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ABS 도입과 무력화된 포수의 프레이밍 


ABS의 도입은 프레이밍 능력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 ABS는 공의 궤적에 따라 판정을 하기 때문이다. 포수가 아무리 프레이밍을 잘해도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포수의 능력 평가에서 상대 기동력 야구를 저지할 수 있는 2루 송구 능력과 투수 리드, 타자로서 능력이 한층 중요해졌다. 이는 앞으로 리그 포수 평가 기준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롯데는 고민이 커질 수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LG의 프랜차이즈 포수였던 유강남을 4년간 최대 80억 원에 FA 영입했다. 롯데는 오랜 기간 포수 포지션에 고민이 있었고 풀 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포수가 절실했다. 이는 젊은 투수들이 많은 롯데 마운드 상황에서 마운드 안정과도 연결되는 일이었다. 유강남은 풍부한 경험에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 능력이 있는 포수였다. 특히, 프레이밍 능력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롯데는 공. 수의 전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카드로 유강남을 선택했고 과감한 배팅을 했다. 수도권 팀에 있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롯데는 오버페이의 논란을 일정 감수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유강남에 이어 공격력을 겸비한 유격수 노진혁,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까지 3명의 FA 선수를 영입했다. 이번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롯데는 5월까지 이어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후반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고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 과정에서 롯데가 야심 차게 영입했던 3명의 FA 선수들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FA 선수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이 있었던 유강남은 이전 롯데 포수들 보다 공. 수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팀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큰 장점이었던 내구성도 부상으로 풀 타임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그 사이 타격에서 큰 발전을 보인 백업 포수 정보근과 뛰어난 2루 송구 능력을 보인 신예 포구 손성빈이 돋보였다. 이에 그의 FA 영입에 대한 평가가 긍정에서 부정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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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무기 하나가 사라진 유강남 


2024 시즌 유강남은 FA 선수의 가치를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유강남에게 ABS 시스템 도임은 상당한 악재였다. 그의 가치를 높였던 프레이밍의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롯데는 안정적으로 볼을 잡아내는 능력이 투수에 주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판단을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프레이밍의 가치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강남의 중요한 무기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강남이 이를 대신해 타격에서 보다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유강남은 1할대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타자 유강남의 장점이 좌투수 상대 강점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포수 리드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하고 있는 롯데는 패하는 경기에서 대부분 승부처에서 많은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그 피홈런들은 대부분 패배로 연결되고 있다. 대부분이 유강남이 투수를 리드하는 상황이었다. 승부처에서 벤치의 사인이 들어가는 일이 많지만, 유강남의 레벨이라면 그가 볼 배합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도루 저지에서도 유강남은 큰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투. 타 지표가 모두 하위권이다. 이에는 유강남의 부진이 상당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유강남과 함께 FA 영입 선수인 유격수 노진혁도 아직 타격에서 1할대 빈타로 제 페이스가 아니고 한현희 역시 개막전 엔트리에서 밀릴 정도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고 하지만 FA 3인이 모두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롯데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밀리는 원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특히, 유강남의 부진은 그의 주전 포수로서 입지를 흔들리게 할 수도 있다. 롯데는 유강남 외에 포수 자원이 풍부해졌다. 1군 백업 포수 정보근인 수비에서 기복이 있지만, 타격에서 분명 장점이 있고 2군에 머물고 있는 손성빈도 언제든 1군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는 자원이다. 유강남이 지금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성적이 급한 롯데가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올 시즌부터 롯데 감독을 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선수 활용폭을 넓게 가져가고 있다. 부진한 선수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이 길지 않다. 단적으로 롯데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유망주 나승엽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수비 불안이 겹치자 바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롯데가 어렵게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도 타격 부진에 빠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는 시즌 초반임에도 부족한 내야 자원 보강을 위해 유망주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즉시 전력감 내야수 손호영을 트레이드 영입하기도 있다. 이 트레이드는 김태형 감독이 주도했다. 롯데는 전력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유망주를 내주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윈나우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 입지가 단단한 베테랑들이라 해도 부진이 지속한다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시즌이다. 

 

 

 




유강남의 분전 필요한 롯데 


물론, 포수 포지션은 보이는 성적 지표만으로 평가하긴 힘든 부분이 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주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 포수진에서 유강남만큼의 경기 출전수나 커리어를 가진 포수는 없다. 타격에서도 그동안 해왔던 실적이 있는 만큼 충분히 평균 이상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롯데가 원하는 건 평균 그 이상이다. 가뜩이나 올 시즌 롯데는 공격력 약화가 고민이다. 공격력에서 큰 보강 요소가 없었다. 실제 시즌 초반 롯데의 공격력은 아쉬움이 있다. 오프시즌 영입한 베테랑 선수들은 타격에서 흐름을 바꿀 정도의 선수들은 아니다. 결국, FA 영입 선수인 유강남과 노진혁이 역할을 해야 타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이 점에서 유강남의 최근 활약은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크다. 롯데는 그에게 80억 원의 투자를 한 만큼 그를 중용해야 하지만, 전력에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면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특히, 타격에서 더 나은 활약일 필요하다. 이는 하위타선의 강화와 타선의 연결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ABS 시스템이라는 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포수의 역할 변화에 유강남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에 맞는 변화가 그는 절실하다. KT가 중심 타자 강백호의 포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건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강남으로서는 보다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는 롯데에도 중요한 문제다. 유강남에 대한 딜레마가 계속 된다면 이는 롯데의 올 시즌 성적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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