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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함께 프로야구의 미래를 이끌 천재 타자로 불렸던 강백호, 2024 시즌 그 위치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큰 계약을 따내며 메이저리그 서부지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이정후는 팀의 주전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중용되고 있고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반대로 강백호는 이정후의 가파른 성장을 지켜봐야만 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강백호는 성적에서 내림세를 보였다. 여기에 인성과 태도 논란까지 불거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뜻하지 않은 부상이 이어지며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기도 했다.

2024 시즌 강백호는 큰 변신을 하려 하고 있다. 강백호는 올 시즌 포수 출전을 본격화했다. 그는 고교 시절 투. 타를 모두가 가능한 야수로서 포수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다. 특히, 투수로는 150킬로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만화에서나 나올 수 있는 선수였고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다재다능 천재 야구 선수 강백호 


KT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강백호는 그의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야수로 프로선수 이력을 시작했다. 기대했던 대로 강백호는 신인 때부터 팀 중심 타자로 활약했고 금세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반열에 올랐다. 온몸을 다 사용해 공을 부술 듯한 호쾌한 스윙과 그러면서 잃지 않은 정교함을 겸비한 강백호의 타격 능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강백호는 KT가 하위권을 벗어나 상위권 팀으로 올라서는 데 있어 큰 요소였다.

하지만 최근 강백호의 선수 생활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강백호는 경기 외적인 문제로 비호감 이미지가 쌓였다. 강한 승부욕에서 나오는 동작이 팬들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기도 했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때로는 건방져 보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된 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보인 모습 때문이었다.

당시 국가대표팀은 메달권이라는 전망에도 미국과 일본에 밀려 3, 4위 전을 치르게 됐고 그 경기에서도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문제는 그 경기에서 더그아웃에 있는 강백호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클로즈업 되면서 껌을 씹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야구 경기에서 선수가 긴장을 풀기 위해 껌을 씹는 일은 흔하다. 그것으로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국가대표팀의 메달 획득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함께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후에도 강백호는 WBC 호주와의 경기에서 2루타를 때리고도 부주의한 주자 플레이로 태그 아웃 당하는 해프닝의 주인공이 됐다. 마침 그 경기에서 대표팀은 호주에 패하며 사실상 조 예선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이상하게 강백호는 국가대표팀의 부진과 함께 하며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다.

그에 대한 비호감 이미지에 언론들의 선정적 보도가 더해진 결과였다. 패한 경기의 원인은 그에게만 있지 않았지만, 강백호는 마치 패배의 원흉처럼 보였다. 그에 대한 게속되는 비난과 비판은 강백호에게는 큰 마음의 상처가 됐다. 이에 강백호는 경기장에서 생기를 잃어버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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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쌓여간 비호감 이미지와 부상 불운 


그의 불운은 리그에서도 이어졌다. 2022 시즌부터 강백호는 부상에 시달렸다. 2022 시즌에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23 시즌에도 시즌 전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제한됐다.  강백호는 2022 시즌 62경기, 2023 시즌 71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 시즌에 KT는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긴 했지만, KT가 그렸던 강백호와 박병호의 신. 구가 조화된 중심 타선을 완벽히 구현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강백호는 지난 시즌 후반기 부상에서 돌아와 기량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돼 금메달 멤버가 됐다. 아시안게임에도 강백호는 그 존재감을 다시 입증해다. 무엇보다 그에게 큰 고민거리였던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서 선수 생활에 중요한 부담을 덜었다. 

2024 시즌 강백호는 모처럼 부상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건강한 강백호는 분명 이전 시즌보다 나아진 타격을 하고 있다. 성적 지표도 올라가고 있다. 특유의 스윙이 돌아왔다. 이전 시즌과 달리 높은 삼진 비율이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지만, 기대되는 시즌임에는 틀림없었다. 

이런 강백호에게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KT는 강백호의 포수 기용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포수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생소한 포지션이다. 올 시즌 전 포수로 출전한 이력이 있지만, 교체 선수가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 임시적 역할이었다. 이벤트성 경기에서 투수로 나선 경험도 있었지만, 강백호의 KT에서 포지션은 외야수 그리고 1루수였다. 

 

 

ai 생성 이미지

 




KT 공격력 강화를 위한 선택 


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강백호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21 시즌에는 풀 타임 주전 1루수로 19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1루수의 실책으로는 많은 수치다. 이후 강백호는 FA로 영입된 베테랑 거포 박병호와 함께 1루 수비를 나눠 부담하고 있다. 다만, 1루 수비의 중심은 수비력에 상대적으로 뛰어난 박병호에 있었다. 이에 강백호는 지명타자로 많은 경기에서 나섰다. 올 시즌도 지명타자 강백호로 나서는 경기가 많았다. 

그의 타격 능력을 보다 극대화하려는 시도였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서 지명타자는 특정 선수를 고정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는 흐름이다. 이를 통해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선수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백호 같은 주력 타자가 안정된 수비를 할 수 있다면 팀에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KT는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하면서 또 다른 우타 거포 자원인 문상철을 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시키려 하고 있다. 문상철을 거포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외야에서는 수비에 아쉬움이 있었고 1루수 자리는 박병호, 강백호가 있었다. 그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긴 시간을 보냈다. 지난 문상철은 강백호, 박병호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 주력 선수로 올라섰다. 

KT는 문상철의 1루수, 지명타자 출전 기회를 늘리려 하고 있다. 이제 40살을 바라보는 박병호가 파워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체력적인 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강백호, 문상철, 박병호, 외국인 타자 로하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구축해 공격력을 강화하는 차원도 있다. 

 

 




현실화 된 포수 강백호 


이에 애초 시험적인 것으로 보였던 강백호의 포수 기용이 현실이 됐고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백호는 수비에 대한 우려에도 이에 잘 적응하고 있고 150킬로의 속구를 던질 수 있는 그의 어깨는 도루 저지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타고난 야구 센스는 빠른 포수 적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KT는 주전 포수 장성우가 부상 빈도가 늘어나고 있고 백업 포수진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ABS의 도입으로 포수의 투구 공 포구 능력, 프레이밍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상황도 강백호의 포수 기용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ABS는 공이 들어오는 궤적으로 볼 판정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수의 능력 평가 지표 중 하나가 무력화됐다. 강백호의 포수 기용은 ABS 시스템 도입의 나비효과이기도 하다. 

물론, 강백호가 상시 포수 출전을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부상 위험도 있고 포수로 시즌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체력 부담이 크다. 다만, 보다 공격적인 라인업 구성을 고려할 때 포수 강백호의 이름이 올라갈 가능성은 항시 존재하다. 이미 9이닝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이는 강백호의 선수 생활에서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포수가 가능한 좌타 거포라면 그 가치는 한층 더 커지 수 있다. 수년간 침체기를 보냈던 강백호에게도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 포수로서 출전 경기에서 강백호는 수비에서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점점 포수로서 자신감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생소한 포수 강백호다. 하지만 포수 강백호가 어색하지 않게 된다면 KT는 공격적인 면에서 한층 더 강해질 수 있고 강백호 그 존재감을 새롭게 할 수 있다. 이제 강백호에게 수년간의 방황은 끝났다. 이어 더해  포수 강백호가 실험이 아닌 일상적인 모습이 될 수 있을지 올 시즌 이를 지켜보는 것도 야구팬들에는 큰 흥밋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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