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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가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봄비 치곤 많은 양의 비가 롯데의 금요일 경기를 순연시켰기 때문입니다. 최하위 한화전에서 1무 2패에 그친 롯데는 반전의 기회는 커녕 최하위로 그 순위를 맞바꾼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대는 SK,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팀이기도 했지만 최근 수년간 최악의 상대전적을 보이고 있는 팀이기도 했습니다.

타자와 투수 모든 부분에서 침체에 빠져있는 롯데로서는 버거운 상대일 수 밖에 없습니다. SK는 올 시즌 분위기를 일신하고 상위권에 위치한 LG의 도전마저 뿌리치면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중입니다.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그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들에게 롯데는 승수를 올릴 수 있는 좋은 먹이감과 같았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롯데의 타선은 분위기가 최고였던 작년에도 SK전에는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타격 7관왕에 빛났던 이대호선수나 그외 중심 타자들 대부분이 SK의 투수진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타격으로 승부해야 하는 팀이 그 강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SK전은 항상 어려운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계속된 상대 전적의 약세는 수비와 주루에서 어의없는 실수를 연발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롯데에게 최악의 상황에서 만나는 SK는 큰 난관이었습니다. 마침 선발진의 누수로 한 경기는 대체 선발이 나서야 했습니다. SK역시 김광현 선수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지만 극강의 불펜은 여전히 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롯데 타선이 SK의 불펜을 상대하기에는 그 컨디션이 좋지 못합니다. 투타 모두 좋지 못한 상황에서 최강팀을 맞이해야 하는 롯데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요일 경기의 우천 연기는 롯데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SK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들 수 있고 롯데는 팀 분위기를 추스릴 시간을 얻었습니다. 대체 선발의 고민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송승준, 코리 선수가 나서는 주말 경기는 한번 싸워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혹사 논란에 휩싸여 있던 고원준 선수도 휴식을 취하면서 선발과 마무리에서 SK에 맞설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타자들이 슬럼프를 탈출한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거듭된 경기에서의 부진은 타자들의 자신감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양승호 감독의 부진 탈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팀 전체의 분위기도 크게 저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한 경기지만 휴식의 기간을 갖는다는 것은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현재 롯데의 부진은 실력보다 마음의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다. 3년연속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끈 로이스터 감독을 해임한 롯데 프런트는 올 시즌 우승을 공언했습니다. 감독 교체의 명분도 우승을 위해서라 했습니다. 나름 전력 보강에도 노력을 했습니다. 신임 양승호 감독의 선임은 현 전력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분위기 전환의 목적도 있었지만 강력한 타선에 로이스터 감독시절 없었던 상황에 맞는 작전과 불펜 운영등이 가미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했을 것입니다. 동계 훈련 역시 초반부터 스퍼트를 할 수 있도록 맞쳐졌습니다.

선수들 역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의욕은 선수들에게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롯데야구의 색깔이었던 호쾌한 타격이 사라졌습니다. 선수들은 작년과 같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되었습니다. 경기 결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경직되고 경쾌하지 못합니다.

이는 타선의 응집력 저하와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심 타자들 역시 장타가 실종되었습니다. 이대호 선수는 개막전 2경기 연속 홈런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지만 지난해의 기세는 아닙니다. 타점기계의 명성을 쌓았던 홍성흔 선수 역시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타격을 하고 있습니다. 3번을 처야할 조성환 선수는 1할대의 빈타속에 하위타순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중심 선수들의 부진은 여타 선수들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롯데 타선은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작년보다 강해졌다는 불펜 역시 믿었던 김사율 선수가 목요일 경기에서 무너지면서 불안감을 노출했습니다. 팀을 이끌어갈 힘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지금의 롯데입니다.현재의 분위기는 과거 꼴데라는 조롱을 듣던 그 모습이 재현된 느낌입니다.
 
주말 SK전은 그런 의미에서 상대의 강하고 약함을 떠나 승리해야 하는 경기입니다. 주말경기마저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롯데의 하위권 탈출은 당분한 힘들 것입니다. 만약 SK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면 팀 전체가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초반 부진으로 지도력에 큰 의문을 받고 있는 양승호 감독에게도 SK전 결과는 그의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는 장이 될 것입니다.

일단 롯데는 컨디션이 좋은 두 명의 선발투수를 모두 내세울 수 있는 이점을 얻었습니다. 최소한 선발 마운드 만큼은 밀리지 않는 주말 매치업입니다. 송승준, 코리 선수가 부담감을 덜고 자신의 투구를 할 수 있다면 대등한 흐름의 경기가 가능합니다. 아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타선을 감안하면 이들의 초반 호투가 롯데에게 꼭 필요합니다.

금요일 경기 휴식으로 한숨 돌린 롯데지만 SK 역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이 자랑하는 막강 불펜은 힘을 비축했고 선발진도 정상 가동될 전망입니다. 롯데에게 보약이 된만큼 SK도 강한 전력으로 주말 경기에 나설 것입니다. 과연 롯데가 금요일의 봄비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아니면 패배의 숫자를 하나 줄이는 것에 만족해야 할지 주말 롯데의 경기가 주목됩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주말은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답방이 불가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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