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불꽃이 KIA보다 강렬했다.

롯데와 KIA의 주중 첫 경기는 내리는 비로 경기 시작 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상승세의 롯데는 경기 속행을 침체에 빠진 KIA는 경기 순연을 내심 기대했을 것입니다. 비가 그치면서 경기는 롯데의 바램대로 속행되었습니다. 경기는 치열한 타격전 끝에 롯데의 13 : 9 승리로 끝났습니다. 롯데는 상승세를 지속했고 대 KIA전 4연승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KIA는 상위권 유지에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습니다.

우천으로 경기장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도 쉽지 않았습니다. 비의 영향은 양팀 선발투수들에게 더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롯데의 송승준, KIA의 양현종 두 선발투수는 초반부터 큰 난조에 빠졌습니다. 비중있는 선발투수들의 대결이었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난타전 양상이었습니다. 내리는 비에도 타자들의 집중력은 더 높아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1회말 롯데는 KIA 선발 양현종을 몰아 붙이면서 5점을 먼저 얻었습니다. 최근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는 송승준이 선발임을 감안하면 큰 점수였습니다. 지난 롯데전에서도 초반 대량 실점으로 조기 강판되었던 KIA 선발 양현종은 화요일 경기에서도 부진했습니다. 롯데는 전준우의 볼넷으로 시작된 찬스에서 무시무시한 타선의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황재균의 3타점 2루타는 초반 롯데 공격의 완결판이었습니다. 

하지만 KIA 타선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이전 홈 3연전에서 시리즈를 스윕당하는 굴욕을 당했던 KIA였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는 롯데전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그것은 타선의 집중력으로 나타났습니다. KIA는 김원섭, 최희섭, 나지완으로 구성된 중심 타선의 활약으로 초반의 열세를 극복해 나갔습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좋은 구위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선보였지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모습이었습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은 있었지만 타자들과의 수싸움과 완급 조절에 실패하면서 초반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KIA는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득점하면서 점수차를 좁혔고 4회초 공격에서는 최희섭의 3점 홈런으로 0 : 5의 경기를 6 : 5 로 역전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주 무기력한 KIA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선발 투수에 절대 신뢰를 보내는 롯데 벤치였지만 난타당하는 송승준을 더 이상 마운드에 둘 수 없었습니다. 송승준은 계속 이어져오던 퀄리트 스타트 행진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3.2이닝 8피안타 6실점, 피 홈런 2개 근래들어 가장 부진한 내용이었습니다. 선발 투수의 조기 붕괴는 롯데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불펜이 조기 가동된 상황에서 롯데는 다시 타선의 힘으로 경기 주도권을 되찾아왔습니다. 롯데는 4회말 공격에서 김주찬,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경기를 다시 7 : 6 으로 뒤집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KIA 역시 양현종을 내리고 김희걸을 조기 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롯데나 KIA 모두 예상치 못했던 타격전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불펜 싸움으로 바뀐 경기에서 KIA는 6회초 이용규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와 김원섭의 적시타를 묶어 7 : 7 로 경기를 원점을 돌렸습니다. 롯데는 이재곤, 이명우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했지만 살아난 KIA 타선을 막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KIA의 불펜 역시 박빙의 승부를 지키기에 힘이 부족했습니다. 롯데는 6회말 곧바로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또 한번 특유의 불꽃타선의 몰아치기가 나오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습니다. 1회말과 마찬가지로 그 시발점은 전준우였습니다. 전준우의 2루타로 시작된 롯데의 찬스는 손아섭의 2점 홈런과 홍성흔의 1타점 적시타, 황재균의 2타점 2루타, 문규현의 1타점 적시타가 연속되면서 그 득점을 6점으로 늘렸습니다. 팽팽한 중반 흐름에서 13 : 7 의 차이는 승부를 결정짓는 것과 같았습니다.

롯데타선은 매 이닝 득점 찬스를 잡았고 결정적인 두 번의 찬스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낮아진 KIA 마운드를 힘들게 했습니다. 손아섭의 4안타 4타점, 황재균의 2안타 5타점을 기록하면서 상하위 타선에서 팀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이들 외에도 롯데 타선은 팀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하면서 모든 선수가 함께 활약했고 어려운 경기를 타선의 힘으로 잡아내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큰 점수차에서도 KIA는 나지완의 2점 홈런으로 13 : 9 로 추격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8회말 최희섭이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추격의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실상 백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두 팀 모두 롯데 18개, KIA 15개의 안타를 주고받으면서 타선의 힘 대결을 펼쳤지만 롯데 타선의 불꽃이 KIA 보다 더 강렬했고 더 집중력이 좋았습니다. 그것은 경기 결과로 연결되었습니다.

롯데는 7회이후 임경완, 강영식, 김사율을 차례로 등판시키면서 승리를 굳혔습니다. 임경완 선수의 2점 홈런 허용이 옥의 티였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해주었습니다. 결국 롯데는 역전을 주고받은 타격전을 승리하면서 5위 LG와의 차이보다 상위팀들과의 승차를 더 줄일 수 있었습니다. 대 KIA전 연승이 이어지는 것도 롯데에겐 큰 기쁨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롯데는 4위 굳히기는 물론 상위권 순위다툼에도 본격 가세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KIA는 너무나 지쳐있습니다. 잔여 경기도 가장 적게 남아있습니다. 롯데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SK 역시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정상 전력이 아닙니다. 반면 롯데는 투타의 조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있는 전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술적인 승패 계산을 넘어설 여지는 충분합니다.

롯데는 올 시즌 KIA 천적으로 떠오는 고원준을 내세워 연승을 지속시킬 기세입니다. 반면 KIA는 로페즈의 어깨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입장입니다. 수요일 경기에서 롯데가 로페즈마저 무너뜨린다면 순위 역전의 희망을 더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의 파죽지세가 이어질지 KIA의 저력이 힘을 발휘할지 양팀의 맞 대결이 그 비중을 더하고 있습니다.


김포총각/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