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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돌풍을 9월까지 이어간 롯데, 3년만의 2위 자리는 그 돌풍의 성과였습니다. 많은 이들은 롯데의 2위 수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경쟁 팀들이 부상과 내부적인 문제로 전력을 100% 가동하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투타가 안정되고 부상 선수가 없는 롯데가 KIA, SK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롯데의 강점은 모든 선수들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데 있습니다. 투수진의 선발진과 불펜진의 역할을 분담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고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의 부하를 줄였습니다. 힘을 비축한 불펜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면서 뒷문을 확실히 잠그고 있습니다. 더이상 롯데는 타격의 팀으로 볼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타순 역시 상하위 타선이 고루 폭발하면서 부진의 사이클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한 때 굴곡이 심한 타선의 모습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찬스메이커이자 클린업 트리오이기도한 이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득점 찬스에서의 결정력은 타 팀을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공격의 순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타선의 원할은 운용에 있어 4번 타자 이대호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소리 없이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부터 고질적인 발목부상에 다리쪽 부상이 겹치면서 정상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축이되는 하체쪽에 문제가 생기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상을 달고 뛰는 상황에서도 작년 시즌 7관왕의 저력을 발휘하면서 타격 각 부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 부분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이대호는 타율과, 타점, 최다안타 부분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좋지 않은 컨디션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입니다. 작년 7관왕이 너무 빛나 그 기록이 다소 부족해보일 뿐입니다.

최고 타자의 위용을 유지하고 있는 이대호지만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홈런 부분에서 8월 이후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대호의 홈런은 8월 이후 단 1개만이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이 사이 경쟁자 최형우는 꾸준히 홈런을 추가하면서 이대호를 2개차로 앞선 상황입니다. 장타율 부분까지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고 타자의 가장 큰 전리품인 홈런왕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쉬울 수 있을 것입니다. 

홈런이 정체되었을 때 이대호는 조급한 모습도 있었습니다. 타격시 힘이 더 들어가고 장타를 의식하기는 타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성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타격 벨런스가 무너지고 타율도 떨어졌습니다. 팀 타선이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 이대호는 4번 타자의 힘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팀 전체의 상승세가 그의 부진을 가려주었습니다. 

9월 들어 이대호는 달라졌습니다. 홈런왕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입니다. 그 스스로 현재의 몸상태로 장타를 양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정확도와 타점 생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타격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홈런대신 안타수가 늘어났고 타점 생산능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그 결과 타율과 타점 부분에서 선두를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무관의 위기까지 몰렸던 이대호가 다관왕의 틀을 만든 것입니다. 

이대호로서는 지난 시즌 7관왕으로 그 기량을 이미 검증받는 상태입니다. FA로서 더 보여줄 것이 없습니다. 올 시즌 현재 성적만으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팀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훈장일지도 모릅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4번타자로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실제 이대호는 시즌 초반부터 팀 우승이라는 목표를 자주 언급했습니다. 자신의 성적보다 팀의 우승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열망을 자주 드러냈습니다. 시즌 후반기 이대호는 타자들의 가장 차지하고 싶어하는 홈런왕에 대한 욕심을 버렸습니다. 타격에 있어 힘을 빼고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베이스런닝을 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화이팅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 성적을 우선시 한다는 올 시즌 각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 이대호는 안타와 타점을 양산하면서 팀의 성공적인 한 주를 견인했습니다. 각 부분 타이틀 1위 자리도 덩달아 찾아왔습니다. 팀 타선 역시 이대호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더 찾았습니다. 주춤했던 중심타선도 위력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이대호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타격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롯데 타선은 속이 꽉찬 밤처럼 단단해지고 그 짜임새가 더 좋아졌습니다. 장타력에 의존하던 롯데 타선은 1점이 필요할 때 점수를 짜낼 수 있는 끈끈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경기는 20경기 정도입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롯데의 2위 자리는 시즌 막판까지 가야 확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깐의 방심이 순위를 하락시킬 수 있습니다. 휴식이 병행된 일정은 경쟁팀들이 팀을 정비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습니다. KIA와 SK 모두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전력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롯데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중심 선수들의 역할을 중요합니다.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대호의 역할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홈런왕이라는 개인적인 목표에서는 스스로 물러섰지만 팀 성적이라는 더 큰 목표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어쩌면 이대호의 마음을 비운 행보가 홈런왕을 포함한 다관왕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비운 이대호가 더 큰 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의 남은 시즌이 궁금해 집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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