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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의 중요한 포인트는 시즌에 대비한 전력 점검이다. 주전급 선수들보다 백업 선수들에 기회를 주면서 백업 전력을 강화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그 팀의 약점 보완과 변화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정규 시즌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시범경기의 중요성을 높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넥센은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팀의 주축 불펜 투수이자 정규리그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 변신이 그것이다. 넥센은 이미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현희의 선발 투수 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넥센의 시도가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였다.

한현희가 프로 입단 이후 불펜 투수로 특화된 투수고 스프링캠프 기간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투구 수 늘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현희가 재능 있는 투수지만, 투구 내용에서 판이하게 다른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차이를 단시간 내 극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였다. 힘을 바탕으로 한 투구를 했던 한현희가 보다 많은 변화구를 장착할 수 있을지 여부와 좌타자 승부에 부담이 있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였다.

 

 

​(한현희 홀드왕의 선발투수 전환, 그 결과는?)


 

하지만 넥센은 한현희의 선발 투수 전환을 멈추지 않았다. 한현희는 스프링캠프 기간 적응기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나섰다. 첫 시험무대는 kt와의 시범경기 2차전이었다. 한현희는 선발 벤헤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경기 등판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 했다. 3이닝 동안 56개의 공을 던진 한현희는 7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불펜 투수로서 많은 경기 경험을 한 탓인지 피안타 수에 비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안정감이 부족했다.


한현희에 앞서 3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등판에서 지난 시즌 다승왕의 위용을 보여준 밴헤켄의 투구와 비교하면 아직은 부족함이 보이는 투구였다. 정식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송화하는 것이 한현희에게는 부담스러워 보였다. 물론, 첫 경기 등판이고 적응이 더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선발 투수로서 성공 가능성을 한 경기 등판으로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


넥센은 한현희를 제3선발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순조롭게 선발 투수 수업을 마친다면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가 있는 한현희가 선발 로테이션의 앞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기량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넥센은 불펜진의 약화를 감수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건재하고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파이어볼러 조상우에 불펜 투수로 전환한 김영민, 노련한 마정길, 송신영, 신예 김택형, 김정훈이 가세한 불펜진은 양적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리그 홀드왕을 차지했던 한현희만큼 확실한 불펜 투수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넥센으로서는 선발진 강화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수 2명과 한현희, 문성현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도박으로까지 여겨지는 한현희 선발 투수 카드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한현희 개인으로도 투수라면 누구든 선호하는 선발 투수의 꿈을 이룰 기회를 잡은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 리그에서 희소성이 높은 사이드암 선발투수라는 점도 한현희 선발 전환의 의미를 더한다.

하지만 한현희는 아직 선발 투수로서 시작 단계에 있다. 더 많은 경기 경험이 필요하고 선발투수로서 투구 감각을 몸에 익혀야 한다.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넥센과 한현희 모두 이점을 모를 리 없고 스프링캠프 기간 준비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걸림돌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넥센이 한현희의 선발 투수 적응기간을 얼마나 줄 수 있을지 여부다. 한현희가 고전할 경우 넥센이 그를 무한정 기다려 줄 수 없다. 팀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현희의 시즌 중 보직 변경과 마운드 운영의 틀을 고치는 것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플랜 B를 가지고 있을 넥센이지만, 이는 그들의 예상하는 시나리오와는 분명 다르다.

일단 한현희의 선발 투수 첫 리허설은 아쉬움이 있었다. 남은 시범경기 기간 한현희가 선발투수로서 넥센이 기대하는 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시범경기 기간 넥센이 세심하게 살펴야 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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