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 SK 5월 28일] 불펜 대결 승리, 5연속 위닝 시리즈 롯데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기 위한 롯데와 SK의 대결은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주력 불펜 투수가 모두 마운드에 오른 힘겨루기의 결과는 롯데의 3 : 1 승리였다. 롯데는 선발 김승회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이명우, 홍성민, 이성민, 마무리 심수창까지 필승 불펜진의 역투로 SK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고 정훈의 결승 2점 홈런을 더해 신승했다. 정훈은 3안타 3타점으로 팀 득점을 모두 책임지며 승리의 최고 수훈 선수가 됐다.

 

롯데는 5연속 위닝 시리즈와 더불어 4위 SK와의 승차를 반게임으로 줄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 : 0으로 앞선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롯데 불펜 투수 이성민은 7회 말 동점을 허용했지만, 2.1이닝 1실점 투구로 이를 만회하며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이성민은 시즌 2승을 9회 말 세 타자를 가볍게 막아낸 마무리 심수창은 시즌 5세이브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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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선발 박종훈을 시작으로 4명의 투수가 롯데 타선에 13탈삼진을 잡아내며 마운드의 힘을 과시했지만, 타선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 했다. SK는 전날 연패를 끊었던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롯데 마운드 공략에 실패했다. 하위 타선인 박진만은 3안타로 분전했지만, 나 홀로 활약에 머물렀다. SK 타선은 팀 7안타가 산발에 그치며 득점력을 높이지 못 했다.

(3안타 3타점, 원맨쇼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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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필승 불펜 정우람에 평소보다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게 하면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믿었던 정우람이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승리 기대를 접어야 했다. 정우람은 팀이 7회 말 1 : 1 동점을 이룬 8회 초 2사 2루에서 정훈에 2점 홈런을 허용했고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다. SK 선발 박종훈은 5.2이닝 8피안타 6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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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분위기는 SK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SK는 전날 6 : 0 완승으로 연승 탈출은 물론이고 팀 분위기도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롯데는 부상 중인 황재균에 더해 손아섭 역시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주전 포수 강민호까지 체력 안배를 위해 선발에서 제외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타격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장기로 말하며 차, 포, 말 하나씩을 떼고 경기에 임하는 셈이었다. 

선발 투수 매치업도 밀리는 롯데였다. 롯데 선발 김승회는 이전 경기에서 10실점하는 극도의 부진을 겪은 후 등판이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와 맞서는 SK 선발 박종훈은 롯데 타선이 약점을 보이는 언더핸드 투수였다. 박종훈은 올 시즌 롯데와의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동반 호투로 경기 초반 양상은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득점 기회는 롯데가 더 많았다. 롯데는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그때마다 후속 타자 삼진, 범타로 물러나면서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 했다. 첫 만남에서 SK 선발 박종훈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 타자들은 이전보다 대비가 된 타격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박종훈은 낮은 타점에서 좌우, 위아래로 변화하는 구질에 대응하지 못 했다. 그만큼 박종훈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아슬아슬 실점 위기를 넘기는 박종훈과 달리 롯데 선발 김승회는 무난한 이닝을 이어갔다. 1회 말에만 첫 타자를 출루시켰을 뿐, 이후 5회까지 첫 타자 승부에서 이기며 실점 가능성을 줄였다. 공이 비교적 낮게 제구 됐고 낮은 쪽에서 변화하는 변화구가 효과적이었다. 지난 등판을 부진을 씻어내려는 집중력이 돋보이는 투구였다. 

김승회의 호투로 대등한 마운드 싸움을 하게 된 롯데는 4회 초 선두 오승택의 내야 안타와 도루, 2사 후 정훈의 적시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1 : 0 리드는 불안했다. 롯데는 김승회를 조금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고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해 지키는 야구에 돌입했다. 김승회가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를 물러날 수 있도록 한 배려도 깔려 있었다. 

롯데는 6회 2사부터 불펜의 믿을맨 이성민을 한 템포 빨리 마운드에 올려 리드를 지키려 했다. SK 역시 불펜 에이스 정우람을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렸고 경기는 양 팀의 가장 한 불펜 투수들의 맞대결로 이어졌다. 7회 말 SK는 1사 후 나주환의 2루타, 박진만의 적시 안타로 롯데 불펜 이성민을 공략해 동점에 성공했다. 

이성민의 제구가 잘 된 공을 노려친 박진만의 노림수가 만든 안타였다. 이성민은 상위 타선으로 득점 기회가 이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박진만과 적극적인 승부를 했지만, 이미 이전 타석에서 안타 2개를 때려낸 박진만의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가 실패한 롯데로서는 경기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SK는 6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을 길게 가져가면서 그 흐름을 이어가려 했다. 이미 6회 초 득점 기회에서 황재균 대타 작전이 정우람에 막혔던 롯데였지만, 8회 초 철옹성 같은 정우람을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 김민하의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잡은 롯데는 후속 타자인 안중열의 보내기 번트 실패와 삼진, 문규현의 범타로 기회를 무신시키는 듯 보였지만, 정훈의 한 방이 있었다. 

(지난 등판의 부진을 씻어낸 5이닝 무실점 역투, 김승회)

정훈은 다소 밋밋하게 떨어지는 정우람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같은 불펜 에이스의 실점이었지만, 타격은 SK가 훨씬 컸다.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이성민이 8회를 마무리 심수창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모처럼 마운드의 힘으로 이룬 승리였다. 주전 포수 강민호에 휴식을 주면서도 가져온 승리이기에 그 가치가 더했다. 강민호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안중열은 투수 리드와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팀 승리에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롯데는 5연속 위닝시리즈 성공이라는 성과와 함께 김승회가 선발진 안착의 가능성을 높인 호투를 했다는 점과 불펜진이 리그 최고 수준의 SK 불펜진과 대결에서 이겨내며 승리를 가져갔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다만 팀 전반적인 타격 사이클에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점과 잠수함 투수 울렁증이 여전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한 주전 선수들의 복귀가 필요해 보이는 롯데다. 하지만 롯데는 어려운 접전을 승리하며 팀 상승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SK는 불펜 총력전에도 패하면서 연패 탈출 후 완전한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살아나는 듯했던 타선이 부진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마운드는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선이 조화를 이루지 못 했다. 팀 타선 활성화가 상위권 유지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SK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양 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승패가 엇갈렸지만, 양 팀 모두 팀 타선에 과제가 주어진 일전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