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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노조가 첫발을 내 딛었습니다. 각 구단들은 시기 상조임을 주장하면서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정 팀 선수들도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시작이 그리 순탄치 않습니다. 자칫 선수협 파동과 같은 일이 벌어질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 같으면큰 이슈가 될 수도 있지만 큰 이슈들이 많으니 묻히는 느낌도 듭니다.

과연 선수노조가 시기상조일까요?

구단들은 프로야구 구단들의 만성 적자와 운영의 어려움을 큰 이유로 들고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강력한 이익단체의 출현은 구단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단들은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입장 수입과 중계권, 광고료 가지고 흑자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프로야구 시장의 협소함이 이에 일조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노조는 구단 운영을 더 어렵게 한다는 논리지요. 구단의 논리이기 보다는 구단에 돈을 대주는 모 기업, 대기업들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이 논리는 선수협 출범때도 구단들이 내세웠습니다. 프로야구를 지탱하는 대기업들이 노조라는 것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고 아예 인정을 안하는 기업도 있음을 감안하면 연간 100억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프로야구단, 아니 자신들의 자 회사에 선수들의 모임이 들어선다는것 자체가 탐탁치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선수노조를 만들겠다고 하니 그 반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대기업 홍보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은 시장탓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자생력을 키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구단 운영에 있어 모 기업의 영향력은 너무나 큽니다. 쉽게 말해서 본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각 팀마다 특색있는 마케팅이나 구단 운영은 시도할수도 없습니다. 선수들 역시 한 팀에 들어가면 은퇴할때까지 예속되는 구조도 여전합니다. 그들이 선수인지 기업의 직원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지요. 최근 FA 제도가 생기면서 극 소수지만 자신의 의지로 팀을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말이죠. 

여기서 대기업이 구단에 투자하는 돈이 과연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아는 대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면서 더 이상의 홍보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장에 온 팬들이 자사의 이름을 크게 연호하고 1년 내내 메스컴에 그 이름이 노출되는 것이 과연 적은 것일까요? 야구장에 아르바이트 인원을 모아놓고 자발적으로 해당 기업을 응원하게 할 수 있을까요?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들의 가지는 유, 무형의 이미지 개선효과는 가치를 따지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국제대회에서 거둔 뛰어난 성적은 프로야구의 팬층을 두텁게 말들었고 이를 운영하는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100억의 돈을 광고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그들은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익 계산만을 따져 선수노조를 반대 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선수들 입장에서 선수노조 설립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러 문제를 안고 있지만 우리 프로야구는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크게 향상되었고 야구장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국내 제 1의 스포츠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 대한 처우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억대 연봉의 선수들도 크게 증가했고 야구를 잘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음을 자유계약제 시행으로 증명했습니다. 해외 야구 진출도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에 가려진 모습들도 여전합니다. 소수의 스타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들에 대한 대우는 열악합니다.

FA 대박은 극 소수 선수만이 해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외 선수들과의 연봉의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상도 미미합니다. 은퇴 후 그들의 생활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언론은 스타 선수들에 스포라이트를 맞추면서 사람들은 그들의 화려함만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음지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들은 그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선수노조의 설립은 소외받는 대부분의 선수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설립 취지에도 이것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프로야구가 성장하면서 따낸 과실을 모든 선수들이 함께 맛 볼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현재의 선수협도 초기 출발은 불안했지만 조금씩 선수들을 위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는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설립 멤버들 중 구단의 보복에 의한 트레이드를 당하거나 하면서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희생들이 모여 지금의 선수노조 설립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거쳐 만들어지려 하는 선수노조가 선수들에게서 조차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전의 선수협이 나름 노력을 했지만 선수권익 증진이라는 노력의 산물이 일부 선수들에게 국한된 점, 구단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선수생활마저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모두 결합된 결과일 것입니다.

선수노조는 그 진정성을 선수들에게 알리고 모두의 힘을 모으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모든 선수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프로야구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선수협의회 설립의 초심으로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손민한 선수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스타 선수들이 함께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선수노조가 가지는 좋은 의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 둘 힘이 모일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그들의 취지를 팬들에게 설명하고 선수노조가 선수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단체가 아님을 알리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아직 대다수의 팬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하는 시선이 스타선수들에 한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노조를 왜 만드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선수들을 노동자로 보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불식시겨야 합니다.

구단에 대해서도 구단과 선수들의 함께 사는 제도개선을 제안하고 상생하려는 메세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수노조가 설립되어도 단체 행동권에 대해서는 제한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의 유화책이 필요합니다. 선수노조가 프로야구 시장을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대립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단들 역시 노조라는 단어에 무조건적인 반감을 가지기 보다는 선수들의 위한 제도개선이나 처우 개선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야합니다. 팬들의 여론을 듣고 선수노조에 대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500만 관중과 그보다 더 많은 시청자 층을 보유한 프로야구를 더 이상 그룹의 자회사 개념으로 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선수들을 더 이상 구단에 예속된 존재가 아닌 협상의 상대로 보는 자세 전환이 필요합니다.

선수노조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찻잔속의 태풍으로 흐지부지 될지 프로야구판을 흔드는 태풍이 될지 프로야구판을 더 발전시키는 훈풍이 될지 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선수노조의 설립이 선수와 구단 프로야구판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팬들은 우리 프로야구를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인식하고 대립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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