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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근 파동, 터져버린 뇌관

스포츠/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09. 12.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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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위험한 뇌관이었던 히어로즈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 올랐습니다. 지난 겨울 장원삼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 문제가 이번에는 이택근 선수의 트레이드 문제로 다시 불거졌습니다. 장원삼 선수 파동 때  가입금 미납으로 무산되었지만 이번 사태는 가입금을 모두 완납한 상황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파동의 주인공은 히어로즈와 LG 입니다. 양팀은 이미 이택근 선수가 LG로 가면서 LG는 선수 2명과 25억을 주는 것으로 합의를 본 상태입니다. 히어로즈로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고 LG 역시 정상적인 트레이드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KBO에 의해 제동이 걸렸고 다른 팀들과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 트레이드 중심에 있는 이택근 선수의 행선지는 어디일까요?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현대 그룹의 어려움과 함께 이어진 현대 유니콘스의 경영 위기는 8개구단 존립의 기반마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 유니콘스는 매각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그 과정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수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던 명문 구단은 졸지에 주인없는 팀이 되었습니다. 몇 몇 대기업이 인수 의사를 보였지만 여러 복잡한 문제가 겹치면서 현대 유니콘스는 히어로즈라는 팀으로 이름을 바꾸고 명맥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것은 혼수상태에 있는 사람을 겨우 연명시키는 정도였습니다. 메인 스폰서를 이용해서 운영비를 충당하려던 히어로즈의 계획은 현실의 벽에 부딪쳤고 그 운영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선수를 팔아 연명하던 옛 쌍방울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기 스포츠지만 자생력이 없는 프로야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히어로즈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충당할 방법을 찾아야했고 프로구단의 재산인 선수들을 시장에 내 놓았습니다. 팀 브랜드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현실에 팀을 존속하기 위한 고육지책일수도 있습니다. 다른 구단들은 전력 보강을 위한 기회로 생각했고 이러한 이해관계가 거래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태근 선수 파동은 그 시작에 불과합니다. 히어로즈의 몇 몇 주축 선수들의 현금 트레이드설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것이 선수 간의 트레이드가 되었건 현금이 되었건 프로 스포츠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왜 이리 비난 여론이 일어날까요?

프로야구 전체의 열기를 일순간 식혀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중들은 프로야구 경기를 통해 재미를 접전의 승부에서 짜릿함을 느끼려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경기의 내용이 좋아야 하는 것을 물론입니다. 8개팀만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히어로즈팀의 급격한 전력 약화는 보는 재미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뻔한 승부를 보고 싶은 팬들은 없을 것입니다. 무명의 선수들로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공포 외인구단이라는 만화애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입니다. 히어로즈의 경기는 더욱 더 흥미를 끌 수 없습니다. 결국 관중 감소와 프로야구의 인기의 하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런 예상은 프로야구판에 있는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히어로즈팀의 구단주는 자신의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것이고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그가 자선가는 아닐테니 말이죠. 경영이 어려운 기업이 자산을 매각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다른 구단들은 이러한 현금 트레이드에 반감을 표출하지만 물밑으로 접촉을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시장의 공멸을 우려하지만 FA 영입보다 비용대비 효과가 큰 거래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8팀이 경쟁하지만 한 팀은 한 참 뒤에 처지는 보나마나한 리그를 팬들은 봐야할지 모릅니다.

이러한 문제에도 KBO는 원론적인 예기만을 하고 있습니다. 가입금 지급과 서울 입성금 등 금전적인 문제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이 사태가 프로야구판을 뒤 흔들 수 있는 문제임에도 그 대응은 너무나 미흡합니다. 사실 현대 유니콘스 문제가 발생할 때도 KBO는 그 해법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인수 협상에서도 미숙한 대응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이름 없는 신생 투자회사에 팀을 맡기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사태가 우려되었지만 8개구단 유지라는 명분에 얽매여서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습니다. 

과연 8개구단 체제를 이어가야 하는 것인지 히어로즈팀의 운영을 이대로 이어가게 해야할지, 히어로즈팀의 운영을 이대로 지켜봐야만 할지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가입금을 다 완납한 히어로즈의 트레이드는 문제가 없습니다. 도덕적인 비난만으로 이 문제를 접근할수만은 없습니다. 그들의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구단들의 이중적인 대응도 문제가 있습니다. 히어로즈의 선수 세일에 여러 경로로 접촉을 하면서 타 팀의 영입을 비난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정정당당하게 협상을 해서 영입을 하던가 무리한 거래를 자제하던가 하는 등의 공개적인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선수와 팬들입니다. 이택근 선수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입니다. 이러한 마음 고생이 장원삼 선수와 같은 기량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트레이드에 대한 빠른 결론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야구 팬이라면 각 팀들이 어울리는 경기를 원할 것입니다. 자기 팀이 많은 경기를 이기기 바라겠지만 특정 팀의 희생을 전제로한 승리가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이택근 선수 파동은 특정 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머지 구단 모두 모 기업이 어려워지고 지원이 끊기면 히어로즈의 전철을 밟을 수 있습니다. 자생력있는 프로야구단을 만들려는 히어로즈의 시도는 그 동기가 어찌되었건 의미있는 시도였습니다. 그들의 시도가 성과를 얻는다면 프로야구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도는 2년만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프로야구판이 10년이상 후퇴할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과연 자체 시장에서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프로야구판을 만들기는 어려운 것일까요? 기업에 종속된 자회사간 대결을 팬들은 계속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요? 애초부터 프로야구의 시작이 무리였던 것일까요? 이번 사태를 통해 프로야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까지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이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규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서로간의 이기심을 접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정된 시장에서 함께 살아갈 동업자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제 2009년도 저물고 있습니다. WBC 감동으로 시작된 프로야구지만 그 끝은 우울한 소식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경기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의 문제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을 듯 합니다. 그리고 히어로즈 문제는 내년초까지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이 나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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