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감독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승자는 대한민국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8월 29일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전력의 우위를 보이며 3 : 1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축구 결승전에 진출했고 연속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인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아시아축구에서 돌풍의 팀으로 자리한 베트남은 투지 있게 맞섰지만, 전반 초반 2실점이 부담이 되면서 무패의 돌풍이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베트남은 경기 후반 프리킥 득점 이후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하는 투지를 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대한민국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베트남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의 존재는 대표팀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누구보다 우리 대표팀을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 그를 중심으로 베트남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패배 없이 전승 행진을 이어오는 중이었다.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짠물 수비를 기본으로 한 빠른 역습은 위협적이었다. 여기에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팀워크와 근성, 국민들의 엄청난 성원까지 더해지면서 누구고 얕볼 수 없는 팀이 됐다.
이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승부는 분명 부담이었다. 조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불의의 패배를 당한 이후 조 2위과 되면서 꼬여버린 토너먼트 일정, 이에 따른 이란, 우즈벡으로 이어지는 강호들과의 승부는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8강전 우즈벡전은 패배 일보 직전까지 이르렀을 만큼 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경기였다. 하루를 채 쉬지 못하고 하는 8강전이라는 점에서 체력적은 부담도 상당했다.
하지만 초반 대표팀은 공격수들의 높은 결정력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승우의 선제 골에 이어진 황의조의 골은 대표팀의 안정적 경기 운영을 도왔다.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골문을 지킨 조현우의 존재는 수비 불안을 덜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반을 2 : 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전 초반 이승우의 세 번째 골로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이후 대표팀은 공격수 황의조와 주장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결승전을 대비한 경기 운영을 했다. 대표팀은 수세적인 경기를 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지키는 축구로 남은 후반을 보냈다. 베트남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공격으로 대표팀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1골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투지와 근성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분명 수준차는 있었다.
베트남의 돌풍을 넘어선 대표팀은 이제 영원한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강력한 우승후보는 아니었지만, 16강부터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UAE를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2년 후 올림픽에 대비해 21세 이하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했고 와일드카드 역시 활용하지 않았다.
23세 이후 선수들에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까지 포함한 대한민국 대표팀과 비교해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일본은 조 예선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3 : 1로 승리한 베트남에 패한 전적도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조 예선에서의 부진을 토너먼트에서 강팀들을 꺾으면서 반전시켰고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대표팀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한일전의 특수성은 항상 객관성을 넘어서왔다. 결승전이라는 중압감과 결과에 대한 부담감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더 크다는 점도 변수다. 여기에 강팀들과의 대결을 통해 대표팀의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는 점도 우려되는 문제다.
대표팀으로서는 베트남과의 4강전과 마찬가지로 초반 득점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빨리 가져오는 중요하다. 이는 체력적인 부담을 더는 길이기도 하다. 결국, 4강전에서 빛을 발한 손흥민을 축으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황의조, 4강전에서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인 이승우, 여러 구설수에도 4강전에서 공격진에서 선전한 황희찬 등 공격수들의 활약이 결승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수비 불안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만큼 공격수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또한,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님에도 4강전에 나섰던 골키퍼 조현우가 더 회복된 몸 상태로 결승전에서 나설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힘든 여정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팀워크는 더 단단해졌다. 조 예선에서의 말레이시아전 패배는 방심이라는 나태함도 사라지게 하는 예방 주사였다. 여기에 병역혜택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도 있다. 결승전 상대가 소위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일본이라는 사실도 승부욕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마지막에 활짝 웃을 수 있을지 베트남과의 4강전은 그 가능성을 높인 경기였다.
사진 :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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