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쇼트트랙, 컬링 사태, 성과주의에 가려졌던 엘리트 스포츠의 추악한 이면

스포츠/스포츠일반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18. 12. 19. 08:51

본문

728x90
반응형

2018년 2월 대한민국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열광했다. 국정 농단 사태와 맞물리면서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냉각된 남북 관계는 대회 성공 개최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평창동계 올림픽은 남북 화해의 장이 됐고 성공적인 대회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선수들은 경기력은 결과를 떠나 국민들의 많은 성원을 이끌어냈다. 생소하기만 했던 각종 동계 종목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도 됐다. 특히,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김의 인기는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동계 올림픽의 전통적 강세 종목이었던 쇼트트랙이나 스피드 스케이팅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밖에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오른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각고의 노력 끝에 메달의 영광을 안은 봅슬레이 대표팀,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던  아이스하키 대표팀까지 평창 올림픽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성적에 상관없이 빛났다. 







하지만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 동계 올림픽의 영광은 퇴색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평창 동계올림픽 팀 팀의 폭로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컬링 대표팀의 은메달 영광 뒤에 가려진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애초 컬링 협회의 무능과 비리는 알려져 있었지만, 그런 협회와 대립하며 팀 팀을 후원했던 경북 컬링협회 역시 각종 비리에 물들어 있었다. 팀 팀은 부족한 지원과 부당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고 올림픽 은메달 이후 그들에 대한 후원금이나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처지에 있었다. 

더군다나 코치진과 협회의 구성이 특정인의 친인척으로 채워져 있었고 그들이 전횡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컬링에 대한 국민적 성원마저 싸늘하게 식게 만들었다. 컬링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진행 중이지만, 감사 결과 제대로 된 처벌과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팀 킴 역시 올림픽 은메달 팀의 경기력을 다시 재현할지도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팀 김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후 국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내부의 문제를 폭로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들에게 불이익으로도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팀 김의 국민적 성원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를 이겨낸 감동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팀 김을 지원한 이들 역시 그 스토리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팀 김은 성공 이면에 불편한 진실을 함께 감추고 있었다. 

컬링 사태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시점에 이번에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코치 폭행 사건이 다시 조명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되는 시점에 터진 여자 대표팀 선수 심석희에 대한 모 코치의 폭행 사건은 해당 코치가 교체되고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종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코치의 심석희에 대한 폭행 수준이 상상이상으로 집요하고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심석희는 직접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동안의 고통에 대한 증언했고 해당 코치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직 현직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심석희로서는 부담이 큰일이었고 불이익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심석희는 용기를 냈다. 

심석희의 증언은 단순한 폭행 사건 이상의 파장을 불러왔다.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동계스포츠 전반의 파벌 문제자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심석희에 대한 폭행이 코치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심증을 더 키우고 있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빙상연맹의 난맥상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인물이 현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그 영향력이 여전하고 그를 둘러싼 특정 학교 사이의 파벌 싸움은 빙상 연맹의 사라지지 않는 적폐 중 하나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파벌 간 알력이 있었고 경기에서도 특정 선수 밀어주기 또는 소위 왕따시키는 등의 문제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렇게 동계스포츠에서의 일련의 사태는 그동안의 성과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 민주적이고 전 근대적인 협회 운영, 그것에 의해 파생되는 선수 선발의 공정성과 보상체계에 대한 의문 등 동계스포츠 전체가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더 나아가 우리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에 대한 의문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스포츠는 학원을 중심으로 한 엘리트 체육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소수의 우수 선수들을 집중 지원하면서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냈고 겉으로는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스포츠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국민들은 메달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남북화해라는 큰 명분에도 선수 선발의 불공정에 휘말리며 비판을 받았던 점이나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의 결과를 가져왔음에도 선발 선발의 문제와 부실한 경기력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같은 금메달이고 상당수 선수들의 병역혜택을 받았지만,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이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강한 팀워크를 발휘하며 국민적 성원을 이끌어 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은 더는 폭력이 용인되고 각종 불법과 편법이 난무해도 결과만 좋으면 넘어가는 식의 성과는 원하지 않고 있다. 즉,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 

이제는 사회체육을 강화하고 그 속에서 우수 선수를 발굴 육성하고 만들어지는 선수가 아닌 선수 스스로 발전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 중심의 엘리트 스포츠는 선수들과 코치진 협회를 학연, 지연으로 엮이게 만들어 잘못된 일에 대한 내부 개혁을 어렵게 하고 있고 선수 폭행의 대물림과 같은 관행을 근절시키지 못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컬링, 쇼트트랙을 비롯한 동계스포츠의 어두운 단면은 결코 동계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시점에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이 왜 큰 호응을 얻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약팀이었던 베트남을 강압적이 방법이 아닌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강훈련도 소화하게 하도록 하면서 팀 조직력을 강화하고 더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그 속에서 팀원 모두가 동의하는 규율을 만들고 지키도록 하면서 팀 기강도 새롭게 했다. 이는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과 탈법이 용인되는 우리 엘리트 스포츠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이번에는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 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잠깐의 관심에 머물지 최상은 외부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구성원이 동참하는 내부의 개혁이다. 만약, 자체적인 변하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외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는 건 분명하다. 


사진,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