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는 2015 시즌부터
포스트시즌에서 정규 시즌
4, 5위 팀 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도입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범위를 넓혀 순위 경쟁을
더 활성화하고 흥행성을
높이려는 시도였다.
다만, 4위 팀에게는
분명한 베네핏을 부여했다.
2경기만을 치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팀은 1승을 선점하고
그들의 홈구장에서 2경기를
연속으로 치를 수 있다.
2경기에서 4위 팀은 1승
또는 1무만 기록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5위 팀의 선택지는 오직
하나 2연승뿐이었다.
이런 부담 탓인지 지금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2연승으로 준 플레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0% 확률 극복한
2024 포스트시즌 KT
하지만 2024년 KT 위즈가
0%의 확률을 이겨냈다.
정규 시즌 5위 KT는
10월 2일과 3일
4위 두산의 홈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연승에 성공했고 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T는 두 경기에서 외국인 선발투수
쿠에바스와 벤자민이 올 시즌
최고 호투를 선보였고 불펜진도
안정감을 보이며 두산 타선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은 1차전에서 두산 에이스
곽빈을 1회 초 연속 안타로
공략하며 4득점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KT는 1회 초 4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4 : 0으로 승리했다.
쿠에바스는 시즌 후반기 불안한
투구로 우려가 컸지만,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호투로 쿠에바스는 빅게임
투수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2차전은 KT 선발 투수 벤자민의
원맨쇼였다. 벤자민은 7이닝
무실점 투구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KT 타선은 1차전과 달리
1득점에 그쳤지만, 벤자민에
이은 고영표, 마무리 박영현의
KT 마운드는 그 한 점을
끝까지 지키며 1 : 0 승리를
완성했다.
KT 기세에 밀린 두산의
허무한 포스트시즌 퇴장
두 경기에서 두산은 18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치욕과
함께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
곽빈이 무너지긴 했지만,
이어 던진 불펜진이
무실점 호투를 했다.
2차전에서도 선발 투수
최승용의 기대 이상의
호투와 마무리 김택연을
7회 초 2사부터 마운드에
올리는 마운드 운영으로
1실점으로 KT 타선을
막아냈다.
하지만 무기력한 타선은
이런 마운드의 분전에
화답하지 못했다.
두산은 중심 타자 겸 주전 포수
양의지가 부상으로 타석에
설 수 없었다고 하지만,
FA 선수들이 즐비한 강력한
타선으로 경기에 나섰다.
일찌감치 정규 시즌을 마무리
하면서 충분한 휴식시간도 있었다.
정규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두산은 KT에 12승 4패로
절대 우위였다.
여기에 잠실 홈구장에서 2경기를
하는 이점도 추가됐다.
KT는 시즌 막바지 5위 결정전까지
치르고 바로 와일드카드전에
나서야 했다.
모든 게 두산의 우세를
예상하게 하는 조건이었다.
이에 대부분 야구팬들은
3위 LG와 4위 두산의
잠실 준플레이오프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두산은 KT의 기세에
완전히 눌리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허망하게 포스트시즌
무대를 떠났다.
두산의 퇴장은 포스트시즌이
정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무대임을 보여줬다.
매 시즌 계속되는
KT의 반전 드라마
KT는 올 시즌 반전의 팀이다.
시즌 초반 KT는 투. 타의
불균형과 부상 선수 발생
이슈 등으로 고전했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KT는 거의 매 시즌
초반 크게 부진하다 중반 이후
힘을 내 상위권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었다.
해마다 후반기 상황을 반전시키는
저력은 그들 팀명처럼 KT
매직이라 불렸다.
하지만 올 시즌 상황은 달라 보였다.
에이스 고영표가 부상으로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했고, 강점이었던
외국인 원투 펀치 쿠에바스와
벤자민도 이전 시즌만큼의
위력은 아니었다.
벤자민은 피로 누적으로 한 달여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다.
여기에 시즌 중반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박병호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트레이드를
요청하고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는
일도 있었다.
팀 전반의 분위기가 어수선
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은
KT가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여기서 다시 KT의 마법이
발휘됐다. KT는 남들이 힘들어하는
여름철 반등을 시작했고 어느새
그 순위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그 사이 부상 선수들의 하나 둘
복귀해 전력에 가세했고
외국인 원투 펀치 쿠에바스와
벤자민도 제 페이스를 찾았다.
일본 리그 진출 실패 후
올 시즌 다시 팀에 복귀한
2020 시즌 MVP, 외국인 타자
로하스는 2020 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으로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간판타자 강백호도 침체를 벗어나
중심 타자의 면모를 다시 보였다.
군에서 제대 후 돌아온 심우준이
내야진에 힘을 더했다.
이런 플러스 요소에 후반기만
되면 힘을 내는 관성이 다시
작용했다.
시즌 막바지 3위권까지 추격했던
KT는 SSG의 무서운 상승세에
자칫 포스트시즌 진출이
위태로울 수 있었지만,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5위 결정전에서
로하스의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으로 SSG를 밀어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과정이
드라마였던 KT는 그 상승세를
와일드카드전에서 이어가며
그들의 반전 드라마를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KT는 정규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진 순위 경쟁 속에 총력전을
펼쳤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시간도 없었다.
누적된 피로 속
디팬딩 챔피언
LG와의 준플레이오프
사실상 KT는 정규 시즌을
계속 치르고 있다. 분명, 피로가
크게 누적된 상황이다.
이런 KT의 상대 LG는
디팬딩 챔피언으로 올 시즌
상대 전적도 열세다.
LG는 충분히 포스트시즌을
대비했고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승리의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상대가 KT였다. KT는
정규 시즌 2위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NC의 돌풍을
잠재우고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힘의 차이를
절감하며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KT로서는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지난 한국시리즈의 리벤지
매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디팬딩 챔피언의
저력이 있고 충분히 힘을
비축한 마운드와 타선이 있다.
KT는 상승세에 있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와일드카드전 승리의
주역인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와 벤자민이
로테이션 상 3차전 이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KT로서는 원정 1, 2차전에서
한 경기를 잡을 수 있을지가
준플레이오프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1차전 선발 투수로
국내 에이스 고영표를
예고했다.
그의 네임 밸류를 고려하면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고영표는 지면 탈락할 수 있는
정규 시즌 막바지 상황과
와일드카드전에서 불펜으로
경기에 나섰다.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닌 언더핸드 투수라는
점을 고려해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LG 타선은 고영표에 강점이
있다. 좌타자가 풍부하고 도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다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고영표는 LG의 좌타자와
기동력 야구에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KT는 고영표 이후 그동안
등판이 없었던 불펜진을
적극 활용하는 벌떼 마운드
운영을 1차전에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차전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KT 타선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힘을 비축한 LG 투수진을
상대로 KT가 많은
득점을 하긴 어려워 보인다.
열세 전망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KT의 저력
KT로서는 마운드가
얼마나 LG 타선을 잘 제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분명, KT가 불리한 준플레이오프다.
하지만 KT는 불리하다는 전망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0%
확률을 이겨냈다.
할 수 있는 팀 분위기도
감지된다.
KT가 지금의 상승세를
준플레이오프에도 이어간다면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KT가 그들의 가을 마법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 KBO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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