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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스코어 13 : 12 롯데와 한화의 3월 15일 시범경기 결과다. 롯데는 9회 말 배성근의 2타점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역전승했다. 양 팀은 점수에서 보이듯 27개의 안타를 주고받았고 대량 득점과 대량 실점을 주고받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승패의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였지만,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기도 했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맥빠진 경기가 많은 시범경기지만, 야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피면 곳곳에서 양 팀의 허술한 부분이 드러났다.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올라야 할 투수들이 부진했고 신인 투수들의 부족한 기량을 확인해야 했다. 타격전의 중요한 원인인 투수들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아직 시범경기 초반이고 투수들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롯데가 내준 8개의 볼넷과 한화가 내준 6개의 볼넷은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각각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서로 제공했다.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프로의 경기 모습은 아니었다.

우선, 선발 투수들이 초반 난타를 당했다.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은 1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인복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연속 4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그 여파는 4실점과 연결됐다. 땅볼 유도에 최적화된 싱커볼이 주무기인 이인복의 공은 예리하지 않았고 한화 타자들은 가볍게 그 공을 공략했다. 내야수의 아쉬운 수비도 이인복에게 부담이 됐다. 올 시즌 롯데에서 4, 5선발 경쟁 군에 속해있는 이인복은 그의 첫 등판에서 0.2이닝 5피안타 4실점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한화 선발 투수 김민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선발 14승과 함께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던 김민우는 올 시즌에도 한화의 3선발 투수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선발 경쟁보다는 컨디션 조절 차원의 등판이었지만, 2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수비 실책에 자책점 상당 부분이 사라졌지만, 1.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실점(2자책)의 부진한 결과를 남겼다. 시범 경기라 해도 기분 좋은 시작은 아니었다. 

롯데와 한화는 모두 1군 선발 투수 로테이션에  포함된 투수들이 모두 계획했던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해도 구위나 제구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보였다. 

양 팀 마운드에 먹구름만 끼었던 건 아니었다. 롯데는 이인복에 이어 1군 불펜진에서 활약해야 할 김유영, 이강준, 김대우, 진명호까지 불펜 투수들이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롯데에서 귀한 좌완 불펜 자원인 김유영은 6타자를 상대로 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만년 기대주의 틀을 벗어날 가능성을 보였다. 김유영의 직구의 구속이 올라왔고 슬라이더 각이 예리했다. 지난 시즌 좌투수이면서도 좌타자에 약한 면모를 보였던 김유영이었지만,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꺾이면서 한화 좌타자를 압도했다.

한화의 불펜 투수들은 아직 의문부호를 남겼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윤철은 2.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선발 투수 후보군에 있는 김기중은 2.2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깔끔한 내용이 아니었다. 이런 불펜에서의 차이는 중반 이후 롯데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고 롯데는 8 : 6 리드를 유지한 채 9회 초 수비에 나섰다. 여기서 다시 양 팀 팬들의 목덜미를 잡게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롯데는 신인 투수 김동우에게 경기 마무리를 맡겼지만, 김동우는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했다. 볼넷을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실점 위기에서 가운데 밀어 넣은 공이 난타당했다. 롯데는 역전을 허용했지만, 신인 투수가 이닝을 마무리 짓기를 기대하며 그를 계속 마운드에 머물게 했다. 하지만, 김동우는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잡아내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아마와 다른 프로경기의 부담감을 그는 떨쳐내지 못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시범경기의 소중한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이어 나온 또 다른 신인 투수 정대혁 역시 프로의 노은 벽을 실감했다. 두 신인 투수들의 아쉬운 투구와 함께 롯데는 9회 초 6실점 했다.

12 : 8의 리그와 함께 9회 말 수비에 나선 한화는 1군 투수인 장시환에게 경기 마무리를 맡겼다. 지난 시즌을 선발 투수로 시작했지만, 올 시즌 불펜 투수로 나설 예정인 장시환은 편한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장시환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3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5실점 했다. 그 중간에 야수진의 실책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전혀 베테랑 답지 못한 투구였다. 이어 나온 김재영이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롯데는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1군 불펜진에서 역할을 해야 할 장시환의 부진이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4시간이 넘는 긴 승부였다. 여러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섰고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 외에는 불필요한 소모전이었다. 양 팀 모두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와 있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투수들의 부진으로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 투수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롯데와 한화의 3월 15일 경기는 그런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양 팀 모두 기본적인 수비가 흔들리며 실점을 했다는 점도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었다. 양 팀 팬들 모두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2022 시즌 롯데와 한화는 하위권 전력이라는 냉정한 평가에 직면해 있다. 양  팀 모두 리빌딩에 더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 외부 FA 영입보다 내실을 다시고 선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한편에서는 리빌딩의 성과를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적에 대한 무한 긍정을 할 수 없는 시즌이다. 뭔가 가능성을 보여야 하는 양 팀이다. 

 



이런 두 팀의 시범경기는 내용은 가능성보다는 곳곳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많이 노출됐다. 자칫 두 팀이 하위권의 동반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만한 경기였다. 실제 양 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과 기존 전력에서 플러스 변수가 나타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 상위권 팀들이 내부 육성과 과감한 전력 보강을 함께 하면서 전력을 강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즌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없다. 여기에 지난 시즌 함께 하위권을 전전했던 KIA가 양현종, 나성범의 가세로 확실히 전력을 보강했고 전력 약화로 하위권이 예상되는 키움은 대형 외국인 선수 푸이그의 영입으로 화제성을 가지고 오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냉정히 롯데와 한화와 여타 팀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롯데와 한화는 이런 전망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범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자칫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분위기가 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더 진지할 필요가 있는 두 팀이다. 실제 두 팀은 시범경기 맞대결에서 매우 진지했다. 하지만 내용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3 : 12의 경기 결과는 여러 가지로 양 팀에 그리고 팬들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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