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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가 각 구장별로 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전력이 그 베일을 하나둘 벗고 있다.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도 하고 기존 변화를 시도한  팀은 그 성공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승패와 무관한 시범경기지만, 정규 시즌 개막을 위한 마지막 준비 과정이라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롯데 마운드 운영의 변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롯데는 3월 14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파격적인 마운드 실험을 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의 4이닝 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최준용에게 3이닝 투구를 하도록 했다. 그가 주로 이기는 상황에서 7회와 8회를 책임지는 필승 불펜 투수임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통상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 다음에 나오는 투수는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이 큰 투수가 나선다. 최준용의 3이닝 투구는 그의 올 시즌 역할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지난 시즌 최준용의 투구는 한 마디로 대단했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부상을 털고 돌아온 후반기 그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공을 직구로 던졌지만, 엄청난 구위 앞에 상대 타자들을 알고도 그 공을 공략하지 못할 정도였다. 강한 직구를 높은 코스로 던져 삼진이나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장면은 전형적인 파워 피처의 모습이었다.

롯데는 최준용과 후반기 컨디션을 회복한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까지 철옹성 같은 필승 불펜진을 구성했다. 이들은 롯데가 리드하는 경기를 확실히 책임졌다. 블론 세이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롯데는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후반기 많은 승리를 가져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지난 시즌 롯데가 팀 방어율 최하위권으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도 3인의 필승 불펜 투수들은 팀 평균을 크게 웃도는 능력치를 발휘했다. 그 중심이 있었던 최준용은 20홀드를 돌파하며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아쉽게 KIA 선발 투수 이의리에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KBO를 제외한 다수의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그 활약을 인정받았다. 

 

최준용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에도 최준용은 롯데 불펜진의 핵심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의 목표가 선발 투수라는 점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당장 이루어질 일로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시작으로 최준용, 구승민이 필승 불펜진을 이끄는 마운드가 예상됐다.

하지만 최준용의 시범 경기 첫 등판 모습은 이런 예상을 흔들게 하고 있다. 최준용은 첫 경기에서 3이닝 동안 44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그의 프로 입단 후 공식 경기 가장 많은 투구수였다. 피안타는 하나도 없었고 10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40개 까지는 구위 변화나 흔들림도 없었다. 직구 구위는 지난 시즌과 같이 위력이 있었고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절히 공략했다. 특히, 그의 장점이 높은 코스의 직구 공략이 효과적이었다. 역시 4이닝 무실점 투구로 안정감을 보인 선발  투수 박세웅과 최준용의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만약, 최준용이 선발 투수 경쟁에 나선다면 지금까지의 선발 투수 경쟁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 롯데는 반즈와 스파크먼 두 외국이 투수에 국내 에이스 박세웅까지 3명의 선발  투수가 확정적이다. 4, 5선발 투수는 후보들이 많지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크게 활약한 이인복이 앞서가는 느낌이지만, 그 역시 풀타임 선발 투수 경험은 없다. 시범경기 투구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젊은 투수 서준원과 이승헌, 최영환, 나균안 등이 선발 투수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지난 시즌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던 좌완 김진욱도 선발 투수 후보군에 속해있다. 모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젊다는 장점이 있지만, 풀 타임 선발 투수로서의 경험이 없다. 가능성과 불안감이 공존하다. 여기에 최준용이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준용은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강력한 직구가 있고 제구가 안정적이다. 강속구 투수가 가지는 제구 불안과는 거리가 있다. 신예 투수답지 않은 담대함과 경기 운영 능력도 있다. 선발 투수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많은 투구 수를 조화할 수 있는 역량만 갖춘다면 에이스 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만약, 최준용인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면 박세웅과 함께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좌완 김진욱이 지난 시즌 그를 괴롭힌 제구 불안을 덜어내고 선발 투수로 안착한다면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선발 마운드 구축이 가능하다. 

1선발 투수로 예상되는 외국인 투수가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투수고 2선발 투수로 예상되는 스파크먼은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하는 파워 피처다. 여기에 우완에 강력한 구위를 갖춘 박세웅, 최준용,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 김진욱까지 매우 조화로운 선발 마운드이기도 하다. 이는 롯데 팬들이 꿈꾸는 최상의 조합이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큼의 롯데 불펜 역량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한 명을 선발 마운드로 이동해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또 다른 불펜 투수가 필요하다. 일단 불펜 자원은 풍부하다. 군 제대 선수와 2군에서 육성 중인 투수들이 다수 스프링 캠프에 포함됐다. 특히,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김도규는 올 시즌도 불펜진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군에서 제대한 우완 투수 최건은 첫 시범경기에서 150킬로에 이르는 강속구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역시 150킬로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이강준도 시범 경기 첫 경기 부진에도 기대되는 유망주다. 이들이 우완 불펜진의 경쟁군에 포함된다면 김유영과 강윤구는 롯데에 꼭 필요한 좌완 불펜진에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김유영은 직구의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고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된  강윤구 역시 누적된 경험으로 바탕으로 1이닝 정도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있지만, 베테랑 투수들의 분전도 기대할 수 있다. 김대우, 진명호 두 우완 투수는 언제든 1군 마운드에 힘이 될 수 있다. 경험도 풍부하다. 손아섭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된 문경찬은 투수 친화적으로 변모한 롯데 홈구장에서 반전이 기대된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나원탁 역시 직구 구위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선발 투수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들도 멀티 이닝을 책임지는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양적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롯데 불펜진이다. 롯데 불펜진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다는 점과 그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홈구장을 넓힌 롯데의 시도가 조화를 이룬다면 불펜진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최준용은 선발 전환은 이런 배경에서 고려할 수 있는 시도이기도 하다. 물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투구 수를 늘려야 한다. 스프링캠프 기간 불펜 투수로 준비를 했다면 다시 선반 투수에 맞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더군다나 최준용은 지난 시즌 어깨 부상의 전력이 있다. 많은 투구 수가 자칫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최준용의 강력한 직구는 위력적이지만,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변화구가 2개 정도 추가돼야 한다. 그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졌을지는 점검이 필요하다. 여기에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시험 삼아 선발 전환을 추진한다면 선수에게 혼란으로 가져올 수 있다. 자칫 불펜 투수로서의 장점도 잃을 수 있다. 선발 투수 전환을 하려 한다면 확실히 그에 맞는 관리를 해야 한다. 시즌 중에도 투구수 등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팀 상황에 따라 선발과 불펜은 시즌 중 오가는 건 팀과 선수 모두에게 좋지 않다.

이런저런 고려할 부분이 있지만, 선발 투수 최준용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KBO 리그는 리그를 이끌어갈 선발 투수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확실한 선발 투수 부재가 아쉬웠다. 국제 경기 경쟁력을 위해서도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선발 투수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롯데 역시 마운드가 올 시즌 성적의 중요한 변수라 한다면 선발 마운드의 강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강력한 불펜진으로 이를 대신할 수도 있지만, 상위권을 목표로 한다면 선발 5인 로테이션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5이닝 이상을 확실히 책임질 선발 투수 5명이 있다면 불펜진에도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최준용은 투수 유망주의 무덤이었던 롯데에게 단비와 같은 투수다. 앞으로 10년은 롯데 마운드를 책임져야 하는 자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귀하게 활용해야 한다. 롯데는 그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 과연 특급 불펜 최준용의 선발 전환은 현실이 될지 앞으로 시범경기 그의 투구를 보다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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