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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문제로 프로야구 리그에서 사실상 퇴출됐던 강정호의 복귀 길이 열렸다. 키움은 KBO에 그의 임의탈퇴 처리 해제를 요청했다. KBO 리그에서 강정호의 보유권을 가지고 있는 키움의 이 요청이 거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강정호는 2022 시즌 키움 선수로 등록될 예정이다. 키움은 그와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2014 시즌 이후 8년 만에 KBO 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그가 올 시즌 선수로서 경기장에 나설 수는 없다. 그는 음주운전 관련해 KBO의 징계를 받았다. KBO는 그에게 1년간 선수 자격 박탈의 징계를 했다.  이 징계는 그가 선수로 등록된 시점부터 적용된다. 그는 징계 어느 구단의 소속도 아니었다. 올 시즌 그가 키움의 선수로 등록한다면 내년 시즌부터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키움은 당장 활용할 수도 없는 강정호와 계약하면서 그의 선수로서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1987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넘어선 강정호로서는 현역 선수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키움은 강정호가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음주운전 파문 이후 긴 재판과 법원 판결, 이로 인해 단절된 선수 경력 등의 과정을 거치며 선수로서 징계 그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는 점, 그의 잘못에 대한 단죄를 받았다는 점 등을 들어 선수로서 후회 없는 마무리 기회를 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이런 키움에 대해 여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이미 몇 해전 강정호는 그의 잘못에 대한 사과하고 KBO 복귀를 시도했었다. 당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경력이 단절됐고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은퇴의 갈림길에서 가는 KBO 리그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여론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키움 역시 강정호의 복귀에 난색을 보였다.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에 밀렸다는 표현이 더 많았다. 결국, 강정호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고 야구계를 떠나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강정호는 잊힌 선수가 됐다.

 

 


2022 시즌 키움이 다시 강정호의 이름을 전면에 떠오르게 했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야구단의 역사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였다. 유격수로서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 20도루도 달성할 수 있는 호타 준족의 선수가 강정호였다. 그의 마지막 KBO 리그 시즌이었던 2014 시즌 강정호는 40홈런 117타점, 0.356의 타율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해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의 이름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팀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아쉽게 그 시대 최강팀 삼성에 2승 4패로 밀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던 야구 전문 기억의 성공 스토리로 큰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때 히어로즈의 타선에는 홈런왕 박병호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돌파한 교타자 서건창이 있었다.

강정호는 이들과 함께 공포의 중심 타선을 형성했다. 이들이 중심이 된 키움의 타선은 리그 최고의 생산력을 보였고 히어로즈를 우승 후보로 이끌었다. 구단 영광의 역사를 이끌었던 이에 대해 히어로즈가 각별한 마음을 가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강정호는 박병호와 함께 포스팅 과정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히어로즈 구단에 안겨주기도 했다. 

히어로즈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파워 있는 타격을 하는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첫해인 2015 시즌 강정호는 1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2016 시즌에는 시즌 21개의 홈런으로 거포 내야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강정호는 150킬로를 크게 넘는 강속구에도 홈런포를 날리는 등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에 대한 수요가 큰 메이저리그 상황을 고려하면 이대로 FA 자격을 얻는다면 대형 계약도 기대할만했다. 그의 성공은 이후 박병호, 김현수 등 KBO 리그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 스토리는 자신의 잘못으로 완전히 망가졌다. 2016 시즌을 끝내고 국내로 돌아온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그는 사고 직후 운전자를 지인으로 교체하려 시도하는 등 사고 은폐 시도를 하며 더 큰 비난을 받았다. 그 사고와 함께 강정호는 이전에도 2회의 음주운전이 있었음을 함께 밝혀졌다. 음주운전 삼진 아웃 대상이었다. 강정호는 그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 어린 사과와 처벌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상황을 회피하고 숨기려 했다. 여론은 심각하게 악화됐다.

애초 벌금형으로 처리될 그의 음주운전 범죄는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고 그는 실형에 집형유예를 선고받았다. 구속을 모면했지만, 이로 인해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서 미아 신세가 됐다. 이로 인해 수년간의 공백기가 발생했다. 어렵게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고 2019 시즌 방출되며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절됐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더는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20 시즌 KBO 복귀 시도도 무산되면 사실상 은퇴 상태에 있었다. 최고 절정의 기량을 과시해야 할 선수가 자신의 잘못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모습이었다.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자신의 잘못이었다. 

이런 강정호를 키움은 다시 무대로 끌어올렸다. 키움으로서는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분명 알고 있다. 이미 한차례 여론 부담으로 하지 못했던 일이다. 강정호 개인만 놓고 본다면 인간적으로 연민을 가질 수 있고  야구만 했던 이에게 야구 인생을 정리할 기회를 주는 걸 비난만 할 수는 없다.

실제 강정호는 이미 전성기를 지났고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긴 시간 경기 공백이 있었고 예전 기량을 회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키움으로서는 강정호로 인해 가지는 전력 상승효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오히려 여론의 비난 속에 구단 이미지만 실추될 수도 있다. 악플이 무플보다 낮다고 하는 세상이지만,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득이 될 게 없다. 이는 스폰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히어로즈 구단에게도 결코 긍정적인 일이 나이다.

 

넥센히어로즈시절 강정호

 


큰 부담을 안고 키움은 결정을 했다. 키움의 설명대로 순수한 동기일 수도 있다. 최저 연봉으로 계약했다는 건 강정호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강정호 역시 이런 대우를 받아들인다는 건 야구 선수로 경기장에 서고 싶은 마음인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키움은 강정호를 받아들였지만, 야구 팬들까지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야구팬들은 강정호의 리그 복귀에 반대 여론이 절대적이다. 강정호는 KBO의 상벌 규정에 의하면 음주운전 3회로 영구 제명 대상이다. 다만, 그런 징계 규정이 그가 3번째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시점에 만들어져 이전 2차례 음주 운전을 소급 적용할 수 없어 1년 자격정지를 받을 것뿐이다. 규정의 빈틈 속에 강정호는 복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물론, 강정호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았고 전성기의 시간을 야구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야구선수로서는 치명적인 공백기가 있었고 죄에 대한 또 다른 벌을 받았다 할 수 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처벌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팬들의 그를 용서하지 않고 그를 외면하는 현실에서 그의 복귀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용서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인간 강정호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서를 할 이들이 많지만, 야구선수 강정호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용서할 마음이 없다. 강정호는 야구선수로서 큰 부와 명예를 얻었다. 강정호는 그에 상응하는 공인으로서의 의무를 함께 가지고 있었지만, 그 의무를 져버렸다. 야구선수로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그를 야구선수로 다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KBO 리그 복귀에 이른 강정호지만, 그가 경기장에 다시 서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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