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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SSG는 4월 13일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며 개막 1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개막 10연승은 2003 시즌 삼성이 가지고 있었던 기록으로 SSG는 동률을 이루게 됐다. 4월 14일 경기마저 승리한다면  SSG는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할 수 있다.

신기록 달성 여부를 떠나 SSG의 초반 페이스는 놀라움 그 자체다. SSG를 올 시즌 상위권 후보로 꼽는 이들은 많았지만, 우승 후보 여부에 있어서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에이스 김광현이 전격 복귀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을 우승후보 반열에 올려 놓기는 어려웠다.

SSG는 오프시즌 기간 선발 투수 박종훈, 문승원, 중심 타자 한유섬과 5년간의 장기 계약을 하며 프로야구 연봉 계약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긴 했지만, 기존 전력의 유지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긴 어려웠다. 더군다나 박종훈과 문승원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긴 재활 과정에 있는 투수들로 올 시즌 중반 이후에도 전력에 가세할 수 있었다. SSG는 내부 단속에 주력했고 예상과 달리 외부 FA 선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크게 없었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이 풍부한 투수 노바를 새롭게 영입했지만, 30대 중반 나이의 베테랑 투수로 정점의 기량에 있는 투수는 아니었다. 최근 프로야구 외국인 투수 영입의 흐름인 젊고 뛰어난 하드웨어에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풀 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한 폰트와 재계약했다. 폰트는 지난 시즌 후반 가능성을 보였지만, 기복이 있고 다소 단조로운 투구 패턴에 잔 부상이 중간중간 있었다.

 



하지만 SSG는 그와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구위 자체는 인정을 받고 있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SSG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가뜩이나 국내 선발 투수들의 부상 도미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필요했지만, 그 외국인 투수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SSG는 새로운 모험 보다는 기량이 검증된 폰트와 노바로 외국인 투수 구성을 했다. 외국인 타자 선택과 SSG 선수로 은퇴한 외국인 선수 로맥과 비슷한 유형의 큰 하드웨어에 장타가 기대되는 크론을 영입했다. 

이런 SSG의 오프시즌 움직임은 변화보다 안정에 더 빙점을 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SSG의 구단 인수, 추신수의 전격 영입, 그룹 회장인 구단주의 야구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SSG가 언론과 팬들의 큰 관심을 받긴 했지만, 성적과는 연결되지 못했던 점을 일정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SSG는 기존 전력을 단단히 다지고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했다.

베테랑들 상당 수가 여전히 팀 전력의 주축을 이루게 됐다. 1982년 생 추신수와 재계약하며 그를 다시 태평양을 넘어 오게 했고 그의 동갑이 김강민 역시 1군 엔트리에 자리했다. 최정과 한유섬 두 베테랑이 타선의 중심을 이루고 또 다른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이 이들을 뒷받침 하도록 했다. 유격수 주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은 전천후 백업 자원으로 1군에서 나름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마운드에서도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외에 30대 후반의 베테랑 투수 노경은을 영입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도록 했다. 불펜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김상수가 구심점이 됐다. 베테랑들의 역할 비중이 상대적 큰  SSG의 모습은 대부분 프로야구 팀들이 젊은 팀을 추구하는 것과 다른 흐름이었다. 

이에 더해 SSG는 선수들에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도 나섰다. 현대식 라커룸과 훈련 시설을 홈구장에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팀 역사와 함께 한 선수들에게 FA 자격을 얻기전 다년 계약을 하며 그들을 묶어둔 것도 전력 유출 방지와 함께 선수들의 팀에 대한 충성심을 높일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런 SSG의 오프시즌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SSG는 기존 전력을 극대화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FA 시장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며 전력을 보강했던 상위권 후보 팀들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SSG는 투.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말 그대로 원하는 대로 경기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다. 절대 질것같지 않은 경기력이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최고조로 올라와 있다. 

가장 큰 힘이 원천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다. 개막 10연승 기간 SSG 선발진은 방어율은 1.17로 경이적인 수준이다. 팀 방어율 역시 1.88의 짠물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SSG의 퀄리트 스타트는 7회로 리그 1위다. 말 그대로 철옹성이다. 더 놀라운건 아직 SSG의 선발 마운드에는 부상 재활중인 주력 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이 없다는 점이다. 팀에 복귀한 김광현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뒤늦게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했다. 

 

김광현

 


SSG는 외국인 투수 2명에 베테랑 노경은, 오원석, 이태양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국내 선발 투수 3명은 지난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 노경은은 롯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방출된 후 테스트를 거쳐 SSG에 입단했다. SSG로서는 노경은이 부상 투수들의 복귀까지 빈 자리를 채워줄 일종의 보험용이었다. 하지만 노경은은 스프링 캠프에서 컨디션을 차질없이 끌어올렸고 선발 투수 경쟁을 이겨내며 5인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노경은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과 강약 조절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2경기 선발 등판에 노경은은 11이닝을 소화했고 자책점은 단 1점 뿐이다. 

신예 좌완 투수 오원석은 지난 시즌 선발 투수난에 시달리던 SSG에서 갑작스럽게 선발 투수 기회를 잡았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오원석은 기복이 있었고 부족함도 있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올 시즌 오원석은 다시 기회를 잡았고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경기 선발 등판한 오원석은 2실점만 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그의 큰 약점이었던 제구 불안을 크게 개선했고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원석은 제2의 김광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옮겨 기대 이상을 투구를 했던 이태양도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한화에서 미래 선발 투수로 각광을 받았지만, 자신의 틀을 깨지 못했다. 이후 불펜투수로 활약하던 그는 트레이드로 SSG와 함께하게 됐고 불펜진에서 입지를 단단히 했다. 이태양은 지난 시즌 임시 선발 투수의 성격이 강했지만, 선발투수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올 시즌도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광현이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아쉬움이 있을 수 있었지만, 이태양은 4월 13일 LG전에서 불펜 투수로 나서 2.1 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구원승도 함께 기록했다. 이태양은 앞으로 불펜에서는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롱맨으로 대체 선발 투수로 그 쓰임새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광현이 첫 선발 등판에서 완벽투를 선보이며 에이스의 위용을 분명히 과시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능력을 입증했고 또 다른 계약을 기대했지만, 그 꿈을 접고 SSG로 돌아왔다. 그는 시즌 준비 부족의 우려도 있었지만, 첫 선발 등판에서 우려를 불식시키는 투구를 하며 선발 승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첫 경기 등판 내용을 이어간다면 SSG의 선발 투수진은 빈틈이 없다. 

이미 외국인 투구 폰트는 리그를 씹어먹을 기세를 보이고 있고 첫 경기 불안했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노바도 2번째 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격정을 지워냈다. 후반기에는 건강하다면 10승 이상의 보장된 투구 박종훈, 문승원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지난 시즌 선발투수가 없어 고심하던 SSG였지만, 이제는 선발 투수 자원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불펜진에 약세를 보이지만, 마무리 김택형이 팀의 수호신으로 든든하고 선발 투수 중 일부를 불펜으로 활용하며 마운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노경은

 


현재도 강력한 선발진이 확실한 선발 야구를 하면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앞으로 선발진과 불펜진이 더 강해질 수 있는 SSG라는 점에서 그들 마운드는 더 희망적이다.

이런 마운드에 타선도 팀 타율 1위, 팀 홈런 1위, 팀 타점 1위, 팀 출루율과 장타율 1위를  기록하며 충분히 마운드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SSG는 3할이 넘는 팀 타율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추신수도 타격이 살아날 조짐이고 상.하위 타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타가 필요할 땐 장타가 터지고 한 점이 필요할때는 그에 필요한 타격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과 장타에 의지했던 SSG 타선이었지만, 올 시즌은 다양한 공격 루트가 가동되며 타격 생산력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 타자 크론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크론도 최근 장타력을  선보이며 서서히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이렇게 SSG의 초반은 완벽 그 자체다. 오프시즌 기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이다. 베테랑들은 팀을 잘 이끌어주고 있고 백업들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마운드는 준비가 잘 된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고 투고 타저의 흐름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타선은 특유의 장타력에 결정력을 더했다. 승리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질 것 같은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었다. 여기에 야구에는 진심인 구단주의 지원이 더해지며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연승이 끝나고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 SSG의 전력은 매우 단단한 바위와 같다. 초반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적절한 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후반기 더 큰 힘을 낼 수도 있다. 반대로 KT 등 상위권 후보팀들이 아직 부상선수 문제와 팀 전력의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유일한 대항마였던 LG도 SSG와의 맞대결에서 기세가 꺾였다.

과연 SSG 초반 극강 모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들이 프로야구 상위권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현재까지 분위기는 SSG가 주도하는 리그 순위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 : SSG 랜더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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