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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삐거덕 거리면서도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나균안과 김유영이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나균안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김유영은 확실한 좌완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두 선수는 그동안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지 못하며 매 시즌 아쉬움을 남겼었다. 

나균안은 개명 전 나종덕이라는 이름으로 2017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고 김유영은 2014 시즌 롯데 1차 지명 신인이었다. 그들에 기대치가 컸다. 하지만 두 선수는 그 무게를 견디지 못했고 기량이 발전하지 못했다. 나균안은 입다 당시 강민호를 이어갈 대형 포수로 평가됐지만, 타격 능력 향상을 이루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2018 시즌 강민호의 FA 이적과 함께 주전 도약의 쉽지 않은 기회를 잡았지만, 오히려 큰 부담이 됐다. 나균안은 1할대 빈타에 당시 베테랑 투수들이 많았던 롯데 투수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신인 포수가 감당하기에는 주전 포수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롯데 팬들은 고졸 선수로 입단 2년차 부터 주전 포수로 자리한 강민호의 길을 가길 원했지만, 그는 강민호가 아니었다. 이에 팬들은 이런 나균안에 많은 질책과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나균안은  포수의 길을 포기했다. 

나균안은 2019 시즌 이후 투수로의 전향을 택했다. 애초 부상 재활 과정에서 2군 마운드에 오른 것이 그의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나균안은 이름도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하며 투수로서의 성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어려운 길이었지만, 나균안은 2021 시즌 1군 마운드에서 오르며 투수로서의 재능을 현실화했다.

 

나균안

 


나균안은 2021 시즌 1군에서 23경기 마운드에 올랐고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방어율 6.41을 기록했다. 좋은 기록은 아니었지만,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첫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제구가 안정적인 모습이었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인정받았다. 다만,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 면에는 보완이 필요했다. 롯데는 그의 투구 이닝을 조절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2022 시즌 나균안은 시범 경기부터 인상적인 투구를 했고 애초 선발 투수 경쟁군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김진욱, 이인복, 이승헌 등에 밀리며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불펜에서도 롯데의 한층 두꺼워진 투수진 사이에서 1군 엔트리 경쟁이 필요했다. 부진한 투구를 한다면 언제든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는 위치였다. 아직 그는 투수로서는 신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젊은 투수들 중심으로 마운드를 재편하는 롯데 팀 상황은 그에게 기회가 됐다.

나균안은 3경기 등판에서 매우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특히, 4월 8일 두산전과 4월 14일 KIA 전 투구는 놀라웠다. 4월 8일 경기에서 나균안은 선발 투수 이승헌이 큰 난조 속에 1회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등판에 나균안은 초반 고전했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았다. 5이닝 투구를 한 나균안은 20타자를 상대하면서 무려 10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그 경기에서 팀을 패했지만, 나균안은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 소모를 막았다. 그 자신 또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고 선발 투수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경기 호투로 나균안은 4월 13일 KIA 전 선발 투수의 기회를 잡았다.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였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하면서 그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대신 나균안은 다음 날 경기에 선발 투수 박세웅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그 경기는 롯데 박세웅과 KIA 양현종 두 신. 구 에이스 투수들의 대결과 관심이 큰 경기였다. 하지만 에이스들의 호투와 달리 양 팀은 모두 수비에서 허술함을 보이며 투수전보다는 난전의 양상을 보였다.

롯데는 그 속에서 3 : 2 한 점차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발 투수 박세웅의 투구 수가 많았다. 5회 이미 투구 수 100개를 넘긴 박세웅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긴 무리했다. 누군가 필승 불펜진으로 이어지는 역할을 해야 했다. 나균안이 마운드에 올랐다. 나균안은 전날 선발 등판을 준비했던 탓에 많은 불펜 투구를 했고 다음 날 바로 불펜 등판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 나균안은 1.2 이닝 5타자를 상대하면서 무려 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완벽한 투구였다. 

나균안의 직구는 마치 대포알같이 포수 미트를 파고들었고 포크볼, 커브 등 낙차가 다른 변화구가 효과적으로 가미됐다. 제구 역시 완벽했다. 지난 시즌 직구 구속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나균안이었지만, 올 시즌 그의 직구는 파워피처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두산전과 KIA 전에서 그 위력을 입증했다. 투수 전향 후 2시즌만에 나균안은 투수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런 나균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김유영은 1. 1이닝 무실점 투구로 8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두 투수가 단단한 징검다리를 놓은 롯데는 마무리 최준용이 9회 말을 세타자로 가볍게 막아내며 3 : 2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최준용은 시즌 3세이브, 나균안과 김유영은 각각 홀드를 기록했다. 김유영은 시즌 5홀드를 수확했다. 

김유영의 불펜에서 활약은 롯데의 오랜 기다림이 결실을 맺는 느낌이다. 김유영은 2014 시즌 이후 시즌 중 3홀드가 가장 많은 홀드였다. 그런 김유영이 시즌 초반 이미 5홀드를 기록했다. 김유영은 롯데에 귀한 좌완 불펜 자원으로 롯데가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많은 기회를 제공했지만, 성장하지 못한 케이스였다. 

이에 김유영은 투구 폼을 내리는 등 변화를 모색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022 시즌 김유영은 다시 투구폼을 높이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현재까지 결과가 나쁘지 않다. 김유영은 직구 구속이 크게 올랐고 타자 승부에 자신감을 생겼다. 직구가 바탕이 되면서 주 무기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력도 덩달아 높아졌다. 김유영은 그동안 주로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투수였다. 시즌 시작도 그 역할이었다. 하지만 호투를 거듭하면서 한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로 그 역할이 격상됐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김유영은 20홀드 이상은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나균안과 김유영의 거듭된 호투는 롯데에 반가운 일이다. 만년 유망주로 남을 선수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는 점도 긍정적이만, 이들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팀 전략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운드 운영이 아직 시즌 전 구상했던 그림이 아니다. 선발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반즈와 스파크맨에 이어 국내 에이스 박세웅, 첫 등판에서 호평을 받았던 김진욱, 이인복까지 5인 로테이션을 구성했지만, 김진욱과 이인복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선발 투수 자원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였던 이승헌은 첫 등판에서 난타당하면서 실망감을 남겼다.

나균안은 선발 마운드의 대안으로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긴 이닝 소화도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구위 저하도 보이지 않았다. 5이닝 정도를 책임지는 5선발 투수로 손색이 없었다. 또한, 롯데에 부족한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투수로도 적격이다. 나균안은 그 역할에 딱 맞는 투수다. 선발 등판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지만, 불펜에서 나균안은 전천후 투수로 그 활용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김유영

 


김유영은 좌완 스페셜리스트에서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셋업맨으로도 역할이 기대된다. 그는 좌완 투수지만 우타자 상대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거듭 성공의 기억을 쌓으면서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겼다. 위기 상화에서도 여유가 보인다.

현재 롯데는 8회를 책임질 투수가 불안하다.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몇몇 선수들 그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한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는 구승민이 있지만, 그는 아직 컨디션을 완벽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8회를 책임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던 최건, 문경찬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김유영은 달랐다. 김유영은 점점 커지는 역할 비중에도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는 등판 기회가 없어서 문제였지만, 이제는 너무 잦은 등판이 걱정인 상황이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김유영은 경기 후반을 지키는 투수로 더 많은 등판이 기대된다.

8회가 안정된다면 마무리 최준용의 부담도 한결 줄어든다. 최준용은 구위는 여전히 뛰어나지만, 전문 마무리 투수에는 다소 부담을 가지는 모습이다. 특히, 연투 상황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 준비를 하면서 불펜 투수로의 준비가 조금 부족한 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최준용에게 가능하면 8회 마운드에 올라가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기는 상황에서 7, 8회를 깔끔하게 막아주는 불펜의 모습이 필요하다.

나균안과 김유영은 시즌 초반 필승 불펜진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마운드 강화를 위한 롯데 프로세스의 성공이기도 하다. 마무리 김원중이 차질 없이 부사에서 돌아온다면 나균안, 김유영, 최준용으로 이어지는 20대 젊은 필승 불펜진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관리가 필요한 투수들이다. 나균안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셈이고 김유영도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부상이나 체력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친 의욕도 경계해야 한 부분이다. 시즌 초반 나균안과 김유영은 마운드의 만능키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100경기 이상의 남은 긴 레이스를 고려해 이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나균안과 김유영의 선전은 분명 인상적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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