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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유일한 모기업이 없는 야구 전문 기업이다. 창단부터 구단 운영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 논란이 있었지만, 히어로즈는 스폰서십 시스템을 유지하며 자생력을 유지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2019 시즌부터 키움 히어로즈로 나서고 있다.

이후 키움은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상위권 팀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 한편에서는 전력의 유출이 계속됐다.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은 없었고 있는 선수들도 지키지 못했다. 자금력에서 제한이 있는 구단 상황에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재정적 어려움이 더해졌다. 

2022 시즌, 키움은 더 분명한 전력 약화를 보였다. 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중심 타자 박병호가 팀을 떠났다. 박병호는 트레이드로 키움에 영입됐지만, 이후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가 됐다. 이후 키움은 상위권 팀으로 자리했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구단의 영광을 이끌었던 선수였다. 그는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통해 막대한 포스팅 금액을 구단에 안겨주기도 했다. 이후 KBO 리그로 복귀한 이후에도 매 시즌 거포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구단 그 자체였다. 하지만 키움은 냉정했다. 에이징 커브 조짐이 분명했던 박병호에 대해 키움은 냉정한 평가를 했고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에게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결국, 박병호는 KT와 계약했고 팀을 떠났다. 이를 두고 키움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키움은 박병호의 FA 이적을 통해 막대한 FA 보상금을 받았다. 팀의 역사를 돈으로 대신한 셈이었다. 

 

이정후

 


이뿐만이 아니었다. 시즌 중 키움은 주전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했다. 키움은 박동원을 KIA로 보내고 내야수 김태진과 신인 선수 지명권 현금 10억 원을 받았다. 박동원은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장타자이자 풍부한 경험을 갖춘 포수였다. 그는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예정이고 상당한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이미 시즌 전부터 박동원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한 이런저런 설들이 많았다.

키움은 이를 부인하기도 했지만, 박동원 트레이드를 현실이 됐다. 키움은 팀 4번 타자로도 활약했던 공격형 포수를 떠나보냈다. 최근 키움이 타선 약화로 고심하는 있는 상황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트레이드였다. 키움은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했던 메이저리거 출신 외국인 타자 푸이그의 부진으로 타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었다. 키움은 타선 약화가 분명한 트레이드를 강행했다. 

이에 올 시즌 키움이 시즌을 리빌딩 체제로 운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겼다. 키움은 그동안 지속적인 전력 유출이 있었고 그에 대한 보강이 없었다. 선수 육성에 강점이 있는 키움이지만, 누적된 전력 유출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키움은 타선의 약화에 더해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조상우의 입대로 불펜진에도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시즌 전 키움은 이미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시즌 초반도 하위권으로 시작했다. 이런 키움이 전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을 했다는 건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5월이 지나 6월이 된 시점 키움의 위치는 2위다. 1위 SSG와의 승차도 3.5 경기 차에 불과하다. 6월 5일 현재, 5할 승률 승패 마진도 +11로 여유가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8승 2패로 상위권 팀에서 그 페이스가 가장 좋다. 전력 약화가 분명했던 키움이었음을 고려하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키움의 반전 중심에는 강력한 마운드가 있다. 키움은 현재까지 팀 방어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선발 진과 방어율은 KT에 이어 2위, 불펜진 방어율은 LG에 이어 2위다. 선발과 불펜진이 모두 안정적이다. 강력한 선발 마운드에 비해 불펜진이 약점이 있는 KT와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국내 선발 투수진의 허약함으로 고심하고 있는 LG와 대조적이다. 

키움은 5인 로테이션은 굳건하다. 안우진, 요키시, 에플러, 최원태, 정찬헌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고 최근 10승 선발 투수 한현희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그가 복귀하면서 선발 등판 후 회복 기간이 긴 정찬헌이 부담을 덜어냈다. 강력한 선발 마운드가 한층 더 강해졌다. 

이 선발진 중 안우진의 올 시즌은 눈부시다.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발 투수로 주목을 받았던 안우진이었지만, 제구와 꾸준함이 항상 문제였다. 올 시즌은 속도와 제구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내구성을 더했다. 안우진은 요키시와 함께 70이닝을 소화했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8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28개로 최소화했다. 피 홈런은 단 1개뿐이다. 매우 위력적이면서 꾸준함이 있다. 안우진은 7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확실한 국내 에이스의 등장은 키움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키움에서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외국인 투수 요키시가 에이스다운 투구를 하고 있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애플러도 안정적이다. 최원태, 정찬헌에 한현희까지 국내 선발진도 단단하다. 6선발 체제까지 가능한 키움이다. 이는 장기 레이스 운영에 큰 장점이다. 

불펜진도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애초 팀의 수호신이었던 조상우의 입대가 큰 타격이었지만, 빠르게 그 공백을 메웠다. 시즌 초반 김태훈이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뒷문을 잘 잠갔고 그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는 좌완 이승호와 우완 문성현이 잘 메웠다. 이들 3명의 불펜 투수는 모두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승호는 그동안 선발과 불펜은 오가는 상황에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확실한 필승 불펜으로 자리했다. 긴 세월 부진에 빠져있었던 베테랑 문성현은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으로 필승 불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 외에 좌완 김재웅과 우완 하영민이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긴 유망주 시절을 보낸 두 20대 투수들은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두 투수는 모두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짠물 투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키움의 불펜진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강 불펜은 자랑하는 LG에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마운드가 확실히 지키는 야구를 하면서 키움은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여전히 팀 타율을 하위권이고 홈런이나 장타력에서는 부족함이 있지만, 리드한 경기를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팀 타선도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외국인 타자 푸이그가 점점 페이스를 찾으면서 상대 팀에 위압감을 주는 중심 타자로 돌아왔다. 중심 타자 이정후도 꾸준하다. 올 시즌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김혜성은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서 더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도루왕답게 리그 도루 1위로 팀 기동력 야구를 이끌고 있다.

이들 3명이 이끄는 키움의 타선은 과거 폭발적인 모습을 사라졌지만, 적재적소에서 선수들이 팀 배팅이나 집중력 있는 타격을 하면서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5월에는 팀 타율 이상의 공격 생산력으로 팀 상승세에 탄력을 더했다. 최근 키움은 승리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승리의 기운이 선수들에게 전염되는 느낌이다. 특히, 야수진에서 그런 모습이 문에 띈다. 

키움의 최근 상승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움은 그동안 구단 운영과 관련해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실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다수의 스타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인기 구단 반열에 오리지 못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구단 운영과 관련한 문제였다. 지금도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푸이그

 


하지만 그 이면에 키움은 효율적인 구단 운영을 했다. 재정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선수 트레이드나 해외 리그 포스팅, FA 시장 대응을 했다. 기존 전력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극복했고 선수 육성으로 부족한 자리를 메웠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산의 구단 운영 방식과 매우 닮아 있다. 키움은 모기업조차 없어 더 어려운 여건이다. 그러면서도 팀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 이는 모기업에 절대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평가를 받아야 할 운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팀 역사가 사라지고 구단의 핵심 선수들이 경제적 문제로 사라져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구단의 마케팅 측면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관중 동원에서 하위권을 면하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 키움 히어로즈의 그늘이다.

이 때문이지 모르지만, 올 시즌 키움은 홈구장에서는 12승 14패지만, 원정 경기에서 21승 8패의 절대 강제를 보이고 있다. 홈구장에서 원정 관중이 더 많은 상황은 선수들에게는 결코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키움으로서는 구단 운영에 있어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게 필연적이지만, 팀 존립의 중요한 요소인 팬들의 마음까지 잡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올 시즌 키움의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다. 다만, 매 시즌 돔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탓에 우천 연기 경기가 상대적으로 적고 이로 인해 시즌 막바지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는 문제를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 특히, 마운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투수들의 관리가 중요한 키움이다.

 키움 선수들은 늘 그렇듯 외적 변수에 신경 쓰지 않고 높은 집중력으로 그들이 할 일을 하고 있다.  2022 시즌 키움이 마이너스에서 시작한 시즌을 풍성한 플러스 시즌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현재까지 분위기는 매우 긍정이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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