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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얼마나 더 잘 던져야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반즈 이야기다. 반즈는 6월 3일 NC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3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패전이었다. 롯데는 그 경기에서 1 : 5로 패했다. 반즈의 호투는 패전으로 둔갑됐다. 

불운한 경기였다. 첫 실점은 안타로 기록됐지만, 야수들의 사실상 실책이었다. 우익수 방면으로 뜬공을 1루수와 2루수 우익수가 처리를 미루다 안타를 허용했다. 그 공을 잡았다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이었지만, 실점과 연결됐다. 2번째 실점은 NC 박민우의 출루와 연속 도루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실점했다. 그 희생플라이는 짧은 타구로 중계 플레이만 잘 이루어졌다면 홈 득점이 어려웠다. 하지만 수비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았다. 사실상 반즈는 적시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2실점 했다. NC 양의지에 허용한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나 다름없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든 경기였지만, 반즈는 에이스로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7이닝 3실점 투구는 선발 투수의 중요한 평가 덕목인 6이닝 3실점 이하, 퀄리티스타트를 넘어서는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의 내용이었다. 이런 에이스의 역투에서 롯데 타선은 그를 패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롯데 타선은 부상 복귀 후 2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NC 구창모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롯데는 팀 3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부상에서 중심 타자 한동희가 복귀하고 좌완 투수 구창모에 대비한 라인업으로 나섰지만, 너무 무기력했다. 결국, 반즈는 시즌 6승에 묶인 채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반즈

 


이런 모습은 최근 반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즈는 5월 24일 SSG 전 8.1이닝 3실점, 5월 29일 키움전 7이닝 3실점, 6월 3일 NC 전 7이닝 3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모두 타선의 지원도 없었고 야수들의 실책이 그를 어렵게 했다. 심지어 5월 24일 SSG 전에서 불펜진이 부진하면서 그가 남겨둔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그를 패전으로 이끌었다.

반즈는 최근 경기에서 외로운 역투를 이어가고 있다. 반즈에서 어느새 반 크라이라는 별명이 생겨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하위권을 맴도는 팀의 에이스들이 잘 던지고도 타선의 부진, 불펜의 방황 등으로 승리하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고 만들어낸 신조어다. 대표적으로 LG 에이스였던 봉중근의 봉크라이가 있었고 지금도 LG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외국인 투수 켈리의 켈크라이가 있었다. 

올 시즌 20승도 가능하다는 호평을 받았던 5월 단 1승에 머물렀고 6월에도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4월 한 달 무적의 투수였던 모습과는 다수 차이가 있다. 4월 한 달 반즈는 타 팀 타자들에 공포 그 자체였다. 일정한 폼에서 나오는 다양한 구종과 안정된 제구, 좌타자가 공략하지 힘든 슬라이더와 우타자를 힘들게 하는 체인지업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반즈는 무시무시한 탈삼진 능력과 이닝 소화능력을 갖춘 롯데 에이스였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점점 상대 타자들이 그의 공에 적응하면서 공략당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실점도 늘었고 안타 허용도 늘었다. 초반 대량 실점하는 경기도 있었다.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유형은 아닌 탓에 점점 기복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 됐다. 

이에 반즈는 투구 패턴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대응했다. 5월 24일 SSG 전부터 반즈는 분명 에이스 다운 투구를 계속했다. 승리 투수가 되고 다시 승수 쌓기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지만, 팀이 그를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롯데의 급격한 내림세는 에이스를 더 깊은 불운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롯데는 4월 한 달 뜨거웠던 팀 타선이 급격히 식었다.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문제였다. 그들을 대신한 선수들인 기량이 크게 미치지 못했다. 외국이 타자 피터스가 홈런과 타점 생산력을 끌어올렸고 베테랑 이대호가 꾸준히 활약하며 분전하고 있지만, 공격 생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롯데가 준비했던 기동력 야구는 사실상 실패했다. 타선에서 좀처럼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수비는 연일 불안하다. 내야진은 유격수 이학주가 경기를 치를수록 불안감을 지워가고 있지만, 외야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손아섭이 떠난 우익수 자리에서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롯데 수비 때 공이 뜨면 롯데 팬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외야를 봐야 한다. 중견수 피터스를 제외하면 좌익수와 우익수 모두 수비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내야 역시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것뿐이지 시한폭탄을 안고 가고 있다. 

특히, 수비 불안은 롯데 투수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롯데는 수년간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플라이볼 유형의 투수들로 마운드를 재편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홈구장의 외야를 넓히는 작업도 했다. 하지만 그 뜬공을 야수들이 잘 처리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이는 투수들이 마음 놓고 공을 던질 수 없고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을 더 가지게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접전의 순간 마운드에 자주 오르는 필승 불펜 투수들은 더 민감할 수 있다. 최근 롯데 필승 불펜진은 실패의 기억을 자주 쌓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수비 불안도 일정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팀의 내림새 속에 반즈는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다른 선발 투수들,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 박세웅도 기복이 있는 투수를 하는 상황에서 반즈는 한결같다. 또한, 그는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분명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등판이다. 여름이 되면 그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

 


최근 반즈가 점점 공략 당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빡빡한 등판 일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이는 개인의 기록 관리 차원에서도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즈는 6월 3일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84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꾸준함은 반즈가 등판하는 경기는 분명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게 한다. 롯데는 이길 수 있는 답을 알면서도 최근 반즈 등판 경기에서 이를 풀지 못하고 있다. 팀의 부진과 맞물리며 반즈의 불운도 쌓여가고 있다. 

반즈로서도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반즈는 꾸준하다. 그는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해냈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에 방어율은 2점대 초반이다. 그 외에서 각종 투수 지표 모두 리그 상위에 있다. 수년간 롯데가 원했던 강력한 에이스 모습이다. 반즈는 매우 침착하고 성실한 자세로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롯데는 이 에이스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 반즈는 9이닝 완봉투를 해야 승리를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최근 롯데의 경기력은 최악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인 반즈와 그에 못지않은 투구를 하는 선발 투수 박세웅 두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도 부진에 늪에 빠진 롯데의 현실은 답답함 그 자체다. 

과연 반즈는 불운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는 롯데의 부진 탈출과 연결되어 있다. 만약, 반즈의 부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롯데의 하위권 탈출을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5월 부진으로 하위권을 밀려난 롯데는 6월에도 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의 거듭된 불운을 결코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즈의 최근 모습은 롯데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다. 

아직은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하고 있는 반즈지만, 그도 사람이고 지쳐갈 수밖에 없다. 팀 전체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그의 등판 경기에서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에이스의 불운 탈출은 롯데의 반등의 열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롯데 선수들은 에이스에게 더는 미안함을 가지는 경기를 만들면 안 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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