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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만의 시원한 승리였다. 홈팀 롯데는 6월 12일 KT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인복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홈런 3개 포함 팀 17안타 13득점한 타선의 폭발이 더해지며 13 : 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롯데는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할 위기를 벗어났고 홈 팬들이 승리를 마음껏 즐 길 수 있도록 했다. 

롯데는 타선의 폭발이 반가웠다. 그 중심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올 시즌 은퇴 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롯데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대호는 KT 선발 투수 데스파이네로부터 2개의 솔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4안타 3타점 경기를 하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이대호의 홈런은 팀에 필요한 순간 폭발했다. 2 : 0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3회 말 추가 득점의 솔로 홈런이 나왔고 타선의 흐름이 끊어질 수 있는 시점인 5회 말 또 한 번의 솔로 홈런으로 타선에 불을 붙였다. 5회 말 추가 2득점한 롯데는 경기 흐름을 주도했고 KT는 추격조 불펜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며 다음을 대비하는 경기 운영을 했다. 롯데는 KT 불펜진을 상대로 대량 득점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 타자들을 자신 있는 방망이를 돌렸고 그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중심 타자 전준우는 부상 복귀 후 첫 홈런을 때려냈고 부상과 타격 부진이 겹친 한동희도 대타로 나와 2루타를 때려냈다. 오랜만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박승욱도 선취 2타점 적시 안타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활약했다. 2군에서 콜업된 이후 3루와 1루 코너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호연도 하위 타선에서 3안타 경기를 하며 대량 득점에 힘을 더했다. 

 

이대호

 


타선의 폭발과 함께 마운드의 투수들도 한결 여유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선발 투수 이인복의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 더 공격적인 투구를 했고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5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불펜진도 아낄 수 있었다. 이인복 이후 롯데는 서준원, 최준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준원은 2이닝 무실점, 컨디션 점검 차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도 탈삼진 1개를 포함해 3타자로 가볍게 마지막 이닝을 삭제했다. 최근 경기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최준용은 여유 있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롯데는 타선의 대량 득점으로 편안한 한 주 마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한 주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주 홈에서 삼성, KT와 대결하면서 각각 1승 2패의 루징 시리즈의 결과를 남겼다. 그 과정에서 투. 타의 조화가 무너졌고 수비 불안도 여전했다. 원투 펀치 반즈와 박세웅은 나란히 패전을 기록하며 한 달 가까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반즈와 박세웅은 롯데의 확실한 승리 공식이었지만, 그 공식이 무너졌고 지난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롯데 최근 부진을 상징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선발 원투 펀치의 계속된 무승에 더해 불펜진도 마무리 최준용이 흔들리면서 경기 후반 경기 운영을 어렵게 했다. 최준용은 6월 9일 삼성전에서 6 : 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4실점하는 부진을 보이기도 했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긴 했지만, 승리하고도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6월 12일 KT 전 승리를 롯데에 의미가 있다. 타선이 상. 하위 타선 할 것 없이 폭발했고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했다. 주전을 대신한 백업 선수들이 점점 공격에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한동희와 정훈의 부상을 대신하고 있는 이호연은 롯데에 부족한 좌 타선을 채우며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경험 부족의 문제가 있지만, 외야수 황성빈도 롯데에 없는 끈질긴 볼카운트 승부와 기습 번트 능력을 겸비한 타자로 타선에 보탬이 되고 있다. 주전 유격수 이학주를 대신하고 있는 박승욱도 주말 3연전에서 활약이 뛰어났다.

롯데는 KT 선발 투수 데스파이네의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긴 연패로 이어질 수 있는 흐름을 끊었다. 분위기에 팀 경기력에 크게 좌우되는 특성이 있는 롯데로서는 대량 득점 경기가 선수단 전체에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4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월부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경기력의 사이클이 발생할 수 있지만, 내림세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올 시즌 최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스스로 입증하려는 듯, 투. 타는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경기력이 급 하락했다.

특히, 타선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부상 선수 속출이 큰 원인이다. 롯데는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엔트리 말소가 이어졌다. 주전 1루수 정훈은 부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준우와 한동희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나오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한동희는 또다시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전 유격수 이학주도 최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백업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지고 있다. 전천후 내야수로 쓰임새가 많았던 김민수도 부상 중이고 고승민, 신용수, 김재유 등 외야수 자원도 부상 등의 이유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상의 도미노는 팀 전체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수 육성 실패와 뎁스 부족을 이유로 들기도 하지만, 전방위적인 부상에는 어느 팀도 대응하기 어렵다. 롯데는 젊은 선수 육성을 중심으로 뎁스를 두껍게 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마운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혔지만, 야수진은 시간이 필요한 롯데였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육성 과정에 있는 선수들이 다수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들 상당수는 아직 1군에서 버티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트레이드 등으로 즉시 전력감을 충원할 수도 있지만, 이는 유망주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팀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 

 

이인복

 


결국, 롯데는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버텨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5월 이후 롯데는 승보다 패수를 훨씬 많이 쌓았다. 어느덧 순위는 8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5위와의 승차는 아직 2경기에 불과하다. 상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순위 상승이 가능하다. 마침 5위권에 자리한 팀들이 모두 정상 전력이 아니고 약점을 가지고 있다. 어느 팀이든 분위기를 탄다면 5위권으로 치고 나올 수 있다. 

롯데는 최근 패전은 거듭하고 있지만, 마운드에 반즈와 박세웅이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고 스파크맨, 이인복, 나균안 등 5인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서준원이라는 대체 선발 투수도 있다.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김진욱, 최영환 두 선발 투수도 있다.

불펜진은 최근 부진하지만, 최준용과 김원중, 구승민, 김유영까지 필승 불펜진이 구성되어 있다. 버틸 수 있는 힘은 있다. 여기에 타선이 힘을 더한다면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타선이 대량 득점 경기를 하면서 마운드에 휴식을 줄 수 있다면 시즌 운영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월부터 롯데 타선은 이런 점이 부족했다. 롯데가 뜨거운 4월을 보낸 건 팀 타율 1위와 팀 홈런 1위를 했던 타선의 폭발이 있어 가능했다. 그런 타선이 식으면서 롯데의 성적도 하락했다. 

롯데 투수들은 수비 불안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고 여기에 타선까지 부진하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접전의 경기가 늘어나면서 투수들의 피로가 누적됐다. 최근 롯데 마운드의 부진은 그들만의 문제라 하기 어렵다. 무너진 투. 타의 균형을 회복한다면 마운드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지난 일요일 KT 전 타선의 폭발은 여러 가지로 팀에 힘을 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롯데가 이를 계기로 침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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