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5월부터 시작된 부상 도미노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최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며 4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롯데였지만, 5월부터 그 기세는 크게 꺾였고 6월 현재 하위권으로 밀렸다. 이에 대한 여러 원인과 이유가 있지만, 야수진에서 지속된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 문제였다.
주전 1루수 정훈의 부상을 시작으로 한동희, 전준우, 이학주 등 주전들이 하나 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롯데는 그 자리를 2군에서 육성 중인 선수들로 대신했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팀의 뎁스가 두껍지 못함을 실감해야 했다. 현재 롯데는 뎁스를 두껍게 하는 과정에 있다. 내야와 외야, 포수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주력 선수들의 동시다발적인 부상은 이 계획에 차질을 생기게 했다. 당장 성적 하락도 불가피했다.
이런 롯데를 지키는 선수들이 있다.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와 안치홍이 그들이다. 이대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타자다. 이제 40대 나이지만, 여전히 높은 타격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도 기대된다. 이에 더해 이대호는 남은 힘을 모두 쏟아내겠다는 듯 매 경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주루에도 적극적이고 수비에서도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 이대호의 분전은 5월 이후 롯데의 계속된 부진에도 롯데 팬들이 팀을 응원하도록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 한 명의 선수 안치홍은 꾸준함으로 롯데를 지키고 있다. FA 3년 차 안치홍은 4월부터 매월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 2시즌과 달리 장타 생산력도 크게 향상됐다. 6월 15일 현재 안치홍은 10개의 홈런과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0개의 홈런은 지난 시즌 안치홍의 홈런 수다. 그의 올 시즌 홈런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고 있다. 안치홍은 마땅한 1번 타자가 없는 팀 사정상 1번 타자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타점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고 있다. 롯데는 높은 출루율과 볼넷을 얻어내는 눈 야구가 가능한 안치홍이 가장 나은 1번 타자다. 안치홍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강한 1번 타자로 자리했다.
롯데는 그의 공격 능력을 더 살리기 위해 최근 경기에서 안치홍의 1루수 기용을 늘렸다. 대신 박승욱 등을 2루수로 기용하며 센터라인의 수비를 보강하고 타선에 좌타자를 보강하는 전략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큰 키가 아닌 안치홍에게 1루수 수비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안치홍은 무난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안치홍이 1루수로 나서는 경기에서 롯데는 내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1루수 정훈의 부상 회복 속도가 더디고 외야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전준우의 1루수 기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1루수 안치홍 카드는 팀 라인업의 유연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게 안치홍은 올 시즌 롯데 야수진에서 여러 방면에서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선수는 아니지만, 팀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중견 선수로 어린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2020 시즌을 앞두고 최대 4년간 56억원에 그를 영입한 롯데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안치홍에게도 롯데는 각별한 마음이 드는 팀이다. 2019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안치홍은 공. 수를 겸비한 2루수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FA 자격을 얻는 시점에 타격에서 장타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내림세를 보였고 2루수로서 수비에 약점이 뚜렷했다. 이는 시장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말았다. 원 소속팀이었던 KIA 역시 2루수 안치홍이 아닌 1루수 안치홍으로 가치를 산정했다. 직전 시즌 그의 성적은 1루수로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는 안치홍과 구단의 FA 금액에 대한 이견을 크게 했다. 그렇다고 타 팀의 관심이 큰 것도 아니었다. 안치홍은 구단의 조건에 그대로 사인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런 안치홍에게 롯데가 접근했다. 롯데는 안치홍의 2루수 기용을 분명히 했고 그에 맞는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치홍은 전격적으로 롯데와 계약했다. 대신 롯데와 안치홍은 기존 FA 계약에 없었던 2 + 2 옵션을 넣었다. 2년 후 상호 협의에 따라 계약 연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와 안치홍 모두에게 계약 연장 권한이 주어졌다. 롯데는 혹시 모를 실패의 가능성을 대비하고 안치홍은 2년 후 FA 시장에 다시 나설 기회를 보장받았다.
그렇게 2시즌 흘렀다. 안치홍은 2020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지만, 2021 시즌 3할이 넘는 타율에 10개의 홈런 82타점으로 중심 타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더 나아진 능력을 보였다. 만약, 안치홍이 FA 시장에 다시 나갔다면 과열된 시장 열기를 고려하면 훨씬 나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안치홍은 2년 계약 연장을 선택했다. 롯데 역시 2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안치홍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2021시즌 중간에 트레이드 설이 강하게 거론되기도 했지만, 롯데는 그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롯데와 안치홍의 FA 계약을 4년을 채우게 됐다. 안치홍은 2루수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주전 2루수로 꾸준히 기용해 준 롯데에 고마움이 있었다. 롯데 역시 안치홍의 플레이에 만족했다. 상호 간의 신뢰는 2 + 2 계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2022 시즌 안치홍은 더 나은 공격 능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안치홍은 이전 2시즌에는 부상으로 중간중간 공백기가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거의 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안치홍은 2루수 수비는 물론이고 1루수 수비에도 나서면서 부상 선수가 많은 팀 상황에 숨통을 틔어주고 있기도 하다.
안치홍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FA 영입 후 최고의 활약도 기대된다. 현재 롯데 타선에서 안치홍은 이대호와 함께 가징 기복이 없고 부상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운 선수다. 안치홍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는 상당 기간 불혹의 레전드 이대호의 나 홀로 활약을 지켜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이는 롯데의 더 깊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6월 들어 롯데는 5월부터 이어진 침체기를 조금씩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는 부상 선수 복귀와 2군에서 콜업된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타선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량 득점 경기가 나오고 이를 통해 마운드의 부담도 덜어내고 있다. 반등을 위해 힘이 축적되고 있다. 어려운 시기 팀을 지탱한 선수들의 활약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점에서 이대호와 함께 안치홍의 활약은 여러 가지로 롯데에 큰 힘이 됐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나이를 고려하면 체력적인 부담이 점점 커질 수 있는 시점으로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안치홍이 그 부담을 이겨내고 올 시즌 내내 그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스포츠 > 2022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 한숨짓게 하는 주장 하주석의 일탈 (11) | 2022.06.18 |
---|---|
[2022 프로야구] 퇴출 위기 지워낸 불꽃 투, 롯데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 (6) | 2022.06.17 |
[2022 프로야구] 키움의 심장, 정확도에 파워까지 더한 완성된 타자 이정후 (9) | 2022.06.14 |
[2022 프로야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 롯데, 침체 탈출의 계기 될까? (4) | 2022.06.13 |
[2022 프로야구] 부상 복귀, 외국인 선수 교체, 반등 준비 마친 디펜딩 챔피언 KT (11) | 2022.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