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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고 경기 시간 단축 등 효과를 위해 시행된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10개 구단이 이에 공감했고 KBO가 이를 강력히 추진했다. 시즌 전 이에 대한 사전 교육과 적응 기간도 거쳤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타자들인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 세월 익숙해진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는 상황이 타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다. 곳곳에서 판정 시비가 일어났고 항의 과정에서 격한 언쟁이나 행동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심판들은 단호하게 대처했다. 다수의 퇴장 선수가 징계가 있었다.

6월 16일 롯데와 한화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파장이 크다. 그 경기에서 한화의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스트라이크존 판정과 관련해 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투수와의 승부 도중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가졌고 헛스윙 삼진을 당한 이후 야구 방망이를 땅에 강하게 내리쳤다. 삼진에 대한 자책의 의미로 타자들이 그런 행위를 하는 일도 있지만, 그의 행위는 다분히 심판을 향한 도발이었다.

이에 주심은 그에게 퇴장을 명했다. 더 문제는 그다음 발생했다. 하주석은 이에 불목하고 심판과 강하게 언쟁을 벌였다. 그는 매우 흥분했고 좀처럼 화를 삭이지 못했다. 자칫 몸싸움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화 코치들이 그를 말렸지만, 하주석은 멈추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들이 그를 뜯어말려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지만, 하주석은 그의 헬멧을 더그아웃을 향해 던졌다. 그 헬멧은 벽을 맞고 한화 코치까지 그 헬멧에 맞았다.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주석은 그대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판정에 대한 분모 표출은 야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하주석의 행동은 도를 지나쳤다. 하주석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올 시즌 기준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었다. 또한 분노의 표출 시점은 타석에서 승부를 다 마친 이후였다. 흥분한 그는 타석에서 제대로 타격을 하지 못했다. 분노 표출의 시점도 다소 뜬금없었다. 

또한, 방식도 과격했다. 누군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사후 처리도 아쉬웠다. 그는 부상을 당할 수 있었던 코치에게 사과가 없이 경기장을 나섰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분노만을 표현했다. 그는 한화의 주장이다. 선수들이 흥분하거나 분위기가 처지는 상황에서 이를 다독이고 이끌어가야 할 자리다. 가장 침착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다. 이런 하주석이 후배 선수들 앞에서 일탈 행위를 했다. 

그동안 리빌딩을 강력히 진행한 한화에서 하주석은 아직 20대 선수지만, 최고참급 선수다. 그만큼 가장 품위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를 보고 배울 어린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16일 경기 그의 행동은 선수단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었다. 그 경기에서 한화는 0 : 3으로 패했다. 한화는 6연패 늪에 빠졌다. 6월 17일 경기에서 한화는 연패 탈출을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NC와 1 : 1 무승부 경기를 하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분명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이에 대한 책임감이 큰 주장이라는 점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하주석은 그 누구보다 팀 상황에 민감하고 예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결코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의 과격한 행동이 이번 한 번이 아니었다는 점이 알려지며 하주석에 대한 일부 동정 여론마저 사라졌다. 하주석은 감정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선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주장으로서는 함량 미달의 조건이다. 

한화는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그를 2군으로 강등하는 조치를 했다. 가뜩이나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팀 주전 유격수를 부상이 없음에도 1군에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화는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주석의 이런 행동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도 강등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올 시즌 하주석의 성적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주석은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고 있고 각종 타격 지표가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  수비 역시 지난 시즌 138경기 출전에 14개의 실책을 했던 그였지만, 올 시즌 60경기 출전에 11개의 실책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하주석은 지난 시즌 팀의 주축 타자로 큰 활약을 했다. 미래 거포에서 현재의 팀 거포로 거듭난 노시환과 출루 머신 정은원과 더불어 한화 중심 타선을 이뤘다. 지난 시즌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리빌딩의 성과를 보였고 특히, 하주석과 노시환, 정은원으로 이어지는 20대 내야진이 공. 수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면서 미래 전망을 밝게 했다. 하주석은 그들 중 가장 많은 나이와 경기 경험으로 포수 최재훈과 함께 팀 리더로서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공. 수에서 부진한 하주석의 유격수 자리에는 박정현 등 젊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나눠 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부진과 팀 주축 선수인 노시환, 정은원, 최재훈 등이 지난 시즌보다 타격 지표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화는 타격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모두 국내 선수로 대체 선수로 채우고 있다. 이런 투. 타의 난맥상은 그들을 또다시 최하위 자리에 머물게 했다. 

가뜩이나 올 시즌 최하위 1순위 후보였던 한화였다. 지난 시즌 후 전력 보강에 대한 한화 팬들의 열망이 강했지만, 한화는 큰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리빌딩에 더 중점을 두는 시즌이었고 성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았다. 다만, 지난 시즌 자리 잡은 주전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검증된 실력의 외국인 선수들이 있어 내심 탈꼴찌의 꿈을 가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한화의 기대는 전력 곳곳에 누수 현상을 보이며 무너졌다. 한때 경기력을 회복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다시 주저앉으며 확실한 최하위로 쳐진 한화다. 최근에는 연패 중이기도 하다. 이런 한화에 주장 선수의 이해하기 어려운 일탈은 큰 악재다. 과격 행동의 명분도 없었고 선수단을 아연질색하게 하는 일이었다. 가끔 선수와 감독의 퇴장과 벤치클리어링 등 외적 자극이 선수들에게 긍정의 자극제가 되는 일도 있지만, 하주석의 일은 일탈행위 그 이상도 아니었다. 

한화가 하주석에게 2군행을 통보한 건 그에 대한 강한 경고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하주석으로서는 선수 커리어에게 두고두고 언급될 흑역사를 만들고 말았다. 벌써부터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는 그의 행동과 관련한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하주석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할 영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개인적으로 팀에게도 큰 불명예다. 프로야구 팬들은 선수들의 일탈에 관대하지 않다. 클린 베이스볼을 강력한 시행하고 있는 KBO에서도 선수들의 일탈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하주석에게는 상응하는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행위 강도 등을 고려하면 이전 판정 시비 및 퇴장 이상의 징계가 나올 수도 있다. 하주석은 또다시 팀에 큰 피해를 입힌 셈이다. 외국인 투수 교체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하주석의 일탈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을 존중받아야 하고 경기의 중요한 부분이다. 판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그 종목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물론, 그동안 야구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의 시선이 많았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심판 판정을 두고 비판도 조롱의 글들이 공감을 얻기도 했다. 실제 심판들의 오심이 경기 흐름 자체를 바꾸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판정과 관련한 시비는 어느 나라 리그에서도 존재한다. 심판 판정은 경기 일부분이다. 다만, 판정의 변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KBO 리그 심판들은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심판들의 노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판정에 대한 불만보다는 존중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KBO 역시 심판 판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부적격 판정이 지속되는 심판들에 대한 초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하주석의 일탈은 심판 판정과 관련한 이슈 이전에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 소양과 관련한 문제다. 이런 행동인 반복되는 야구장은 결코 팬들의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항의는 짧고 간결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안이어야 한다. 하주석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이런 하주석의 일탈로 한화와 하주석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무엇보다 계속된 부진에서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는 점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아쉬움이다. 하주석으로서는 떨어진 명예 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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