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시점에 하위권 팀 롯데가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는 먼저 외야수 피터스를 렉스로 교체했고 선발 투수 스파크맨을 방출하는 조치를 했다. 롯데는 시즌 중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최근 모두 사용했다.
두 외국인 선수의 교체 가능성은 이미 있었다. 피터스는 애초 팀에 부족한 장타 생산력과 넓어진 외야 수비 강화를 위해 영입했지만, 그 모두를 다 충족하지 못했다. 타격은 13개의 홈런이 있었지만, 2할을 조금 넘기는 정확도로는 중심 타선에 설 수 없었다. 13개의 적지 않은 홈런이 있었지만, 그 홈런을 위한 삼진 개수가 너무 많았다. 득점권에서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피터스는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한 수비도 종종 호수비를 선보이긴 했지만, 외야진 수비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준은 아니었다. 피터스는 성실하고 팀 친화력도 뛰어났지만, 공. 수 모두 평균에 못 미치는 기량의 외국인 선수가 시즌을 완주하긴 어려웠다. 롯데는 그에게 긴 시간 기회를 줬지만, 더는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피터스의 영입을 위해 롯데는 내야 핵심 선수였던 외국인 선수 마차도와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그만큼 공격력 강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마차도가 빠진 롯데 내야진은 불안한 수비로 시즌 내내 롯데에 큰 짐이 되고 있다. 이는 마운드 불안으로 연결되고 있다. 롯데 투수들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불안한 수비와 포수진은 롯데 팀 방어율을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줬다.
오히려 공격력은 은퇴 시즌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이대호를 포함해 전준우, 안치홍의 베테랑과 기량이 발전한 한동희 등이 조화를 이루며 기대 이상의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마차도가 그대로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마차도와의 재계약 포기가 현재까지는 실패로 귀결될 상황이다. 최근 마차도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다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까지 잡았다. 피터스의 영입은 결과적으로 프런트의 잘못된 판단이 되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건 그를 떠나보내고 영입한 외국인 타자 렉스가 뛰어난 타격감으로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24일 경기부터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는 렉스는 초반 2경기에서는 삼진 5개를 기록하며 리그 적응에 어려움일 보였지만, 7월 27일 경기 3안타를 때려내면서 감을 잡았고 이후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7월 31일 삼성전에서는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렉스는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에 중견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 수비 능력에 의문이 있었지만, 아직은 무난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베트 스피드가 뛰어나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있다. 140킬로대 직구에도 베트가 따라가지 못하던 피터스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렉스는 베트 스피드로 공을 붙여놓고 때리는 타격을 한다. KBO 리그 투수들의 공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삼진도 크게 줄었고 유인구 대처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1번과 4번 타순을 오가면서도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진작 그를 영입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의 영입에도 롯데는 후반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중요한 원인은 마운드에 있다. 롯데 마운드는 시즌 초반 안정감을 보였지만, 이후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선발 마운드는 반즈와 박세웅이 시즌 초반보다 힘이 떨어졌고 5인 로테이션이 한자리가 불안하다. 불펜진은 추격조 필승조 할 것 없이 없이 여름이 되면서 부진하다. 최근 롯데는 불펜진이 크게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주는 일이 많아졌다. 마운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롯데는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의 방출을 결정했다.
스파크맨은 150킬로 이상의 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선발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애초 그는 1선발 투수 후보였다. 하지만 여러 사정과 코로나 감염 등 이슈로 입국이 지연되면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부상도 있었다. 롯데는 그의 등판 일정을 조정하는 배려를 했지만, 스파크맨은 에이스 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속구는 150킬로 이상을 유지했지만, 변화구가 슬라이더 한 개로 단순한 투구 패턴이 문제였다. 강력한 직구로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위력이 반감됐다. 상대 팀은 스파크맨의 직구를 커트하면서 투구수를 늘리며 대응했다. 스파크맨은 투구 수 60개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위력이 떨어졌다. 스파크맨은 5이닝을 넘기기 힘든 선발 투수가 됐다. 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롯데는 불펜진 소모가 많았다. 이는 불펜 과부하의 원인이 됐다.
또한, 스파크맨은 경기를 치를수록 상대에 분석을 당하고 집중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하는 경기까지 늘어났다. 에이스는 물론이고 5선발 투수로도 활용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롯데는 그의 반등을 위해 상당한 기회를 제공했지만, 스파크맨은 끝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스파크맨은 이름 그대로 불꽃투를 선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 타선에 불을 붙이는 투구를 했다. 롯데는 더 이상 선발투수 활용이 어려운 그와 시즌을 함께 할 수 없었다.
롯데로서는 구위를 떠나 가능한 긴 이닝을 투구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절실하다. 롯데는 그에 부응하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예정이지만, 규정상 영입 비용 지출에 한계가 있고 시즌이 한창이 시점에 원하는 외국인 투수 영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롯데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프런트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일이 됐다. 물론, 외국인 선수가 모두 성공할 수 없다. 문제는 그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대안을 찾는 노력이 느렸다는 점이다. 교체 외국인 선수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고 여러 규정상 제약이 있다고 하지만, 팀 전력에 변화를 가져올 시점을 놓치고 말았다. 지난 시즌 우승 팀 KT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 점은 고려할만하다. KT는 외국인 선수 교체 시점부터 경기력을 회복해 4위까지 올라섰다.
롯데는 전력 구성상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큰 팀이었지만, 그 외국인 선수의 지명도가 능력치에 의문이 있었다. 롯데는 가성비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을 기대했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빠르게 계획 수정도 하지 못했다. 8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교체는 분명 뒤늦은 감이 있다. 그 사이 롯데는 5위권과 크게 멀어졌다. 롯데는 아직 희망을 말하고 있지만, 5위와 7경기 차 넘게 벌어진 승차를 극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내년 시즌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에 영입할 외국인 투수 역시 다음 시즌까지 고려한 영입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2 시즌 롯데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실패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있다 해도 때가 늦었다. 올 시즌 프런트에 대한 롯데 팬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시점까지 늦어버린 상황은 롯데 프런트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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