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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1군에서 총 3명 등록이 가능하고 그 세명을 모두 타자로 또는 모두 투수로 기용할 수 없다. 이에 대부분 구단들을 2명의 외인 투수, 1명의 외인 타자로 외국인 선수 엔트리를 구성한다. 외국인 선수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 외국인 선수 구성의 핵심은 2명의 외국인 투수다. 이들은 그 팀의 선발 원투 펀치 역할을 하고 해야 한다. 리그의 부족한 투수 자원, 선발 투수 자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그 팀의 성적과 직결된다. 하위권 팀도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상위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는 게 KBO 리그의 현실이다.

8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롯데 자이언츠가 원하던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5위 추격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롯데는 5위를 함께 추격하고 있는 6위 그룹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다. 8월 24일 NC전 승리와 함께 롯데는 확실한 6위로 올라섰고 5위 KIA와의 승차를 4경기 차로 줄였다. 여전히 큰 격차지만, 마지막 스퍼트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차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는 스트레일리와 반즈 두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역할이 컸다. 두 투수는 8월 24일, 25일 NC와의 2연전에서 각각 선발 투수로 나섰다. 스트레일리는 7이닝 1실점, 반즈는 8이닝 무실점 투수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들의 호투를 바탕으로 롯데는 8월 24일 경기에서 9 : 3, 8월 25일 경기에서 2 : 1로 승리했다. 두 선발투수들은 승리투수가 됐고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불펜 소모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숨 가쁜 2연전 체제로 전환된 리그에서 이는 다음 그다음 경기를 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스트레일리

 



이렇게 롯데가 원했던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 그림을 완성한 건 스트레일리였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2021 시즌 후 롯데와 재계약하지 않았던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고 시즌 중 롯데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 후 에이스의 귀환이라는 말이 딱 맞는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3경기 선발 등판한 스트레일리는 자책점이 단 1점에 불과하다.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최근 2경기는 퀄리티 스타트 이상이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이상적이 선발 투수의 모습이었다. 2020 시즌 탈삼진왕을 차지할 때의 구위는 아니지만, 제구의 정교함이 더해졌고 변화구 구사를 적절히 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고 있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걱정이 될 수 있었지만, 한층 더 관록과 여유가 생겼다. 

스트레일리 효과는 벤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롯데와 함께 했던 2시즌 동안 스트레일리는 적극적으로 벤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통의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힘든 일이었다. 롯데로 돌아온 후에도 그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롯데 마운드는 베테랑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마운드가 젊어지고 힘이 생겼지만, 이들을 이끌 리더 부재가 아쉬웠다. 스트레일리는 그런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스트레일리가 롯데로 복귀한 직후부터 롯데 마운드가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불안했던 불펜진이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스트레일리 효과라 해도 될 정도로 스트레일리의 복귀 이후 롯데 팀 분위기가 밝아지고 경기력도 나아졌다. 

그 긍정의 영향력은 선발 원투펀치의 짝을 이루는 반즈에도 적용됐다. 올 시즌 KBO 리그에 데뷔한 반즈는 4월 한 달 0점대 방어율에 6경기 선발 등판에 5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가 떠난 자리를 반즈가 완벽하게 메웠다고 반색했다. 좌완이라는 장점에 독특한 투구폼과 날카로운 변화구는 KBO 리그 타자들이 상대하지 못했던 투구였다. 

롯데는 반즈와 함께 박세웅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의 빈자를 완벽하게 지워내 원투 펀치로 자리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즈의 기세는 5월부터 서서히 그 힘이 사그라들었다. 롯데의 상승세가 쉽게 꺾였고 반즈 역시 상대에 분석을 당하면서 공략당하는 빈도가 늘었다. 중간중간 타선의 지원 부재와 수비 불안, 불펜진의 부진 등 불운이 겹치며 승수를 쌓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반즈는 5월부터 월간 방어율이 4점대로 치솟는 등 리그를 씹어먹을 듯했던 에이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래도 반즈는 1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진 한 축을 충실히 담당했다. 문제는 그의 꾸준함이 나 홀로 분전이었다는 점이었다. 반즈는 기복 있는 투구를 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많은 투구 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의 면모도 보였다.

하지만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잘 던지고도 패전을 기록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 완연했다. 방출을 피하지 못했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의 부진과 한 때 원투펀치였던 박세웅마저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반즈의 부담은 더 가중됐다. 

반즈에게 스트레일리와의 만남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 롯데와 KBO 리그를 잘 아는 스트레일리의 존재는 반즈에게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스트레일라가 호투를 거듭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반즈 역시 힘을 되찾은 느낌이다. 홀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낸 것만으로도 반즈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실제 스트레일리가 팀에 합류한 시점인 8월 들어 반즈는 한 경기 부진했지만,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고 2승을 추가했다. 시즌 9승 이후 패전만 쌓아가던 반즈는 시즌 11승으로 아홉수를 완전히 탈출했다. 8월 24일 NC전은 리그 최고 선발 투수 중 한 명인 루친스키와의 팽팽한 투수전을 이겨내며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컸다. 

 

 

반즈

 



이렇게 롯데에는 이제 확실한 선발 원투 펀치가 생겼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5위 추격을 위해 가능한 많은 승리를 해야 하는 롯데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들이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면서 8월 롯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진 모두 긍정적인 모습이다. 선발 마운드는 꾸준함을 유지했던 선발 투수 이인복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지만, 박세웅, 나균안, 서준원까지 국내 선발 투수 3인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불펜진은 마무리 김원중을 중심으로 구승민, 김도규, 김유영, 최준용까지 확실한 필승 불펜진이 가동되고 있다.

이에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마운드가 붕괴되며 쉽게 무너지는 경기를 하지 않고 있다. 마운드가 버티면서 타선도 필요할 때 득점을 하면서 마운드를 지원하고 있고 수비 불안이라는 말도 거의 사라졌다. 팀 전체가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고 외국인 투수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한지를 롯데는 보여주고 있다. 

남은 8월과 9월 롯데는 5위 추격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반즈 두 외국인 투수의 등판 간격을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고정하면서 가능하면 이들이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승이 아쉬운 롯데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재까지는 두 외국인 투수들은 흔들림이 없다.

롯데에게 5위 추격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KIA의 부진이 겹쳐야 하고 롯데는 남은 경기 높은 승률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미완의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본격 재가동된 외인 선발 원투 펀치가 그 역할을 해낸다면 롯데는 희망의 불씨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일리, 반즈 두 외국인 투수들이 과연 롯데에 기적을 연출하게 할 수 있을지 이들의 앞으로 투구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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