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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방영된 해외 인기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라스트 댄스'가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97-1998 시즌 미국 프로농구 NBA의 최고 인기팀이자 최강팀 시카고불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농구를 잘 몰라도 그 대부분 사람들이 그 이름을 아는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있다. 

조던이 시카고불스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팀은 6번의 NBA 파이널 우승에 성공했다. 시카고불스의 최 전성기였다. 조던은 상대 팀이 알고서도 막을 수 없는 개인기와 득점력, 스타성과 리더십을 두로 갖춘 팀의 중심이었다. 조던 외에도 당시 그 팀에는 많은 스타 선수들이 있었지만, 조던의 카리스마는 그들을 하나로 묶었고 팀은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이에 시카고불스는 타 팀들에게는 공공의 적이었지만, 쉽게 넘을 수 없는 왕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1997-1998 시즌 시카고불스의 왕조는 서서히 균열일 발생했다. 오랜 세월 팀을 이끌었던 필 잭슨 감독과 프런트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고 조던과 함께 팀의 2인자로 큰 역할을 했던 피펜과 구단의 갈등도 커져갔다. 타 팀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시카고는 내부의 문제로 흔들렸다. 그 과정에서 필 잭슨 감독은 1998 시즌에 대해 '라스트 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스트 댄스'라는 말이 유명해지는 이유였다. 

1998 시즌을 끝으로 구단과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한 필 잭슨 감독을 따라 조던 역시 1998 시즌을 끝으로 현역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 이미 한차례 야구 선수의 꿈을 위해 은퇴를 했다 복귀한 전력이 있던 조던은 현역 복귀 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필 잭슨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 생활을 더는 연장할 마음이 없었다.

 

 

 



결국, 1998 시즌은 시카고불스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그 해 시카고불스는 NBA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필 잭슨 감독과 조던, 또 다른 스타 선수 피펜마저 팀을 떠나며 왕조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후 시카고불스는 다시는 조던 시대의 전성기를 열지 못했다. 이에 '라스트 댄스'는 마지막 기회, 화려한 마무리 등으로 해석되어 사용되고 있다. 

2022년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가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다. 이대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역량을 모두 쏟아내듯 은퇴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은퇴 투어가 진행되는 경기에서 그 활약이 더 빛나고 있다.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교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대호는 흔들림이 없고 오히려 경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9월 3일 기준 이대호는 타율 0.322, 홈런 18개, 81타점으로 팀 중심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타격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자리한 이대호는 은퇴 시즌을 맞이해 물러줬던 4번 타자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이대호는 2019 시즌부터 도달하지 못했던 장타율 5할에 근접한 장타력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에서 팀 내 가장 뛰어난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에서 이대호는 2개의 만루 홈런을 때려내는 등 많은 타점을 양산하고 있기도 하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롯데로서는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뭐든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대호의 4번 타자 기용은 승리를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이대호가 분전하고 있지만,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점점 낮아지고 있다. 9월 3일까지 롯데는 5위 KIA에 5경기 차 6위다. 자력으로 5위 자리에 오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5위, KIA가 큰 부진에 빠져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KIA는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5할 승률을 지키며 5위 자리를 내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사이 롯데는 아쉬운 패배를 적립하며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최근 3번의 한 점 차 패배가 롯데에는 아프게 다가온다. 롯데는 8월과 9월의 교차하는 시기 키움에 2번의 한 점차 패배, 두산에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키움과의 대결에서 롯데는 반즈와 박세웅,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들이 초반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타선이 추격을 했지만, 초반 실점의 부담이 끝내 패배로 연결됐다. 후반기 교체 외국인 선발 투수 스트레일리의 가세 이후 선발 마운드에 안정을 되찾았던 롯데는 선발 야구가 가능해지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이 올라오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키움과의 2연전에서 선발 투수들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순간 집중타를 허용하며 실점하는 장면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경기 운영에 아쉬움이 있었다. 9월 1일 두산전은 아쉬움이 더 컸다. 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 나균안은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투구하며 2피안타 1사사구 탈삼진 11개 무실점의 빛나는 역투를 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였다. 그의 호투는 두산 에이스 스탁과의 선발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었다.

롯데는 나균안의 호투를 바탕으로 9회까지 1 : 0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대로 승리했다면 다시 상승세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기대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김원중인 2사후 끝내기 2타점 적시 안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9회 말 2실점과 함께 1 : 2로 패했다. 한 경기가 한 경기가 소중한 롯데가 치명적인 3연패를 당하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9월 3일 경기에서 두산의 젊은 투수들은 상대로 이대호의 만루 홈런 등 팀 16안타 16득점으로 타선이 대폭발하며 16 : 4의 대승을 하긴 했지만, 그 앞 3번의 한 점차 패배의 상처를 지우기는 부족했다. 그 사이 5위와의 경기 차는 더 커졌고 경기 수는 더 줄었다. 그만큼 역전 가능성이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롯데가 아쉬움에 빠진 사이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대했던 두산은 그들의 왕조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중이고 삼성도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의 기억을 그저 기억으로 남겨줄 상황에 놓였다. 한때 상승 반전에 성공했던 NC도 서서히 순위 가능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한때 6위권에서 함께 5위를 추격하는 팀들이 리빌딩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아직 롯데가 5위 가능성을 남기고 있지만, 말 그대로 가능성이다. 

이런 롯데의 상황은 앞서 언급한 마이클 조던이 이끌었던 시카고불스의 '더 라스트 댄스'와는 다른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 더 라스트 댄스'에서는 팀 내분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시카고불스가 우승에 이르지만,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는 이대호만의 '라스트 댄스'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을 맞이한 선수로는 믿기지 않는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가 그토록 소망했던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은 크게 멀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현역 선수 마지막 무대를 끝내고자 하는 작은 소망도 이루기 힘든 꿈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3번의 한 점 차 패배는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가 해피엔딩이 되기는 더 어렵게 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여전히 그의 마지막 시즌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과한 제스처를 하기도 한다. 그는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그 결말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이대호는 후회 없는 마지막 시즌을 보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올 시즌은 자꾸만 후회만 쌓이고 있다.

이대호의 은퇴 시즌도 이제 20여 경기만 남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레전드를 위해 팀이 뭔가를 더 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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