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의 투혼, 잠들었던 롯데 타선을 깨우다. 6월 23일 롯데 대 한화

전날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낸 롯데는 그 상승세를 이어가야했고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 선수의 패전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내야 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또 한번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낸 롯데의 3 : 1 승리였습니다. 한화는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리드하던 경기를 경기 후반 또다시 역전패 당하면서 고개를 떨궈야 했고 롯데는 이틀 연속 극적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롯데 승리의 최고 수훈 선수는 선발 장원준 선수였습니다. 장원준 선수는 한화의 영건 유원상 선수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8.2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하며 자신의 승수를 더 쌓았습니다. 팀에도 너무나 소중한 승리였습니다. 초반 1실점 이후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1점의 무게가 커져만 갔지만 장원준 선수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집중력은 좋아졌고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했습니다. 장원준 선수의 역투는 결과적으로 롯데의 막판 역전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양팀 선발은 기복이 심한 선수들이었습니다. 최근 투구 내용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힘있는 양팀 타선의 대결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롯데 장원준 선수는 경기 초반 한화 이대수 선수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실점은 그것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직구와 변화구의 적절한 조화와 볼넷이 단 2개의 그칠 정도로 공의 제구력이 잘 되면서 긴 이닝을 이끌어 갔습니다. 한화 유원상 선수는 8회까지 장원준 선수를 능가하는 투구내용이었습니다. 롯데의 첫 안타가 6회말에 나왔을 정도로 롯데 타선은 유원상 선수에게 철저히 눌렸습니다. 힘있는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의 제구력은 시즌 최고의 피칭을 이어가게 만들었고 롯데는 유원상 선수의 공략법을 좀처럼 찾지 못했습니다. 1 : 0 한화의 리드가 마지막까지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롯데는 8회말 타선의 긴 침묵을 깼고 경기 내용에 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김주찬 선수의 투혼이 잠들었던 롯데 타선을 깨웠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선두 타자로서 기대했던 역할을 하지 못했고 최근 타격부진으로 8번 타순에 배치되었습니다. 이런 타순 조정이 그에게 자극이 되었는지 김주찬 선수는 어느때 보다 신중한 타격을 했고 집중력이 높았습니다. 8회말 공격에서 김주찬 선수는 빠른 발을 이용한 내야안타로 출루했습니다. 1 : 0 의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던 롯데에게 너무나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주저없이 도루를 시도했고 성공했습니다. 롯데의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과정에서 김주찬 선수는 야수와 충동하면서 안면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한동안 김주찬 선수가 일어나지 못하자 팬들은 걱정어린 시선으로 그라운드를 주시해야 했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고통이 심한 순간에도 끝끝내 베이스에서 손을 떼지 않는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피가 흘렀지만 주심이 타임을 외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김주찬 선수는 더 이상 경기에 임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 경기 박기혁 선수의 부상 이후 또 한명의 주력 선수를 잃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주찬 선수의 투혼은 잠들었던 롯데 타선에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어진 찬스에서 롯데는 손아섭 선수의 동점 적시타, 이대호 선수의 역전 2타점 안타가 터지면서 3 : 1 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화요일 경기가 또 다시 재현되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타자들은 더욱 더 끈질긴 선구로 한화 투수진을 괴롭혔고 끝내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한화는 유원상 선수에 이어 불펜 에이스 박정진 선수까지 등판시켰지만 롯데 타선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습니니다. 롯데 타자들은 김주찬 선수의 투혼에 역전승으로 보답한 것입니다.

롯데는 9회초, 한화의 끈질긴 추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3 : 1의 역전승을 마무리했습니다. 장원준 선수가 승리의 징검다를 놓고 김주찬 선수가 꺼져가던 승리의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중심타자 이대호 선수는 승리를 확인하는 결승타를 만들었고 마무리 임경완 선수는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세이브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팀 승리 이상으로  팀 주축 선수들의 활력이 어우러진 의미있는 승리였습니다.

한화와의 주중 2경기를 통해 롯데는 팀 전체가 하나가 되었고 끈끈한 승부를 하면서 2번의 극적 역전승을 만들었습니다. 한화전 2연승은 4위권과의 격차를 사정권에 두게했고 다신 한번 의욕을 가질 수 있데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투수진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접전의 경기를 승리했다는 점이 앞으로 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는 경기에서는 승리했지만 선수 보호에는 소홀함을 드러냈습니다. 부상당한 김주찬 선수가 장시간 그라운드에 누워있었지만 변변한 응급처치나 긴급 후송의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아픈 몸을 이끌고 걸어서 경기장을 나가야 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박기혁 선수가 코치에 업혀서 나갔던 것에 이어 부상 선수 보호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산 구장이 많은 경기를 하지 않고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응급체계의 부재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주찬 선수가 스스로 일어서서 다행이었지만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습니다.

김주찬 선수의 투혼이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그런 김주찬 선수를 보호할 시스템 부재가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연 이틀 기분좋은 승리를 한 롯데지만 구장 시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주중 3연전입니다. 목요일 경기에서는 이 문제를 잘 보완하고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