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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주 최악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4번타자 이대호 선수의 홈런쇼는 팬들을 즐겁게 했지만 받은 만큼 더 주는, 아니 그 이상을 주는 불펜진의 자비심에 속을 끓어야했습니다. 한 주 전만해도 안정되어 가던 불펜이 일 주일 사이 최악의 상황으로 변했습니다. 추풍 낙옆이라는 표현이 어울리 정도로 누구 하나 믿음을 주는 투수를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연이은 역전패를 당하면서 팀 분위기는 크게 저하되고 9연승의 효과는 크게 반감되었습니다.

롯데 불펜진의 부진은 시즌 초 부터 예견되었습니다. 불안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한 자리를 지켜주었던 애킨스 선수와의 재 계약을 포기한 이후 마무리 자리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동계 훈련기간 테스트를 거쳐 결정하겠자는 애매한 대안뿐이었습니다. 결국, 롯데는 고정 마무리 없이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기본 골격은 이정훈, 임경완 두 선수의 더불 마무리 체제였지만 풀 타임 마무리 경험이 없는 이정훈 선수나 한 차례 마무리 투수 실패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임경완 선수 모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정훈 선수는 연봉 협상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훈련부족, 이후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페이스가 쉽게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임경완 선수 역시 시즌 초반 컨디션 회복이 더뎠습니다.

롯데 마운드는 마무리 구상이 흔들리면서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 단계 성장했을 것으로 기대했던 젊은 투수들은 경험부족과 제구력 난조를 드러내면서 믿음을 주지 못했고 믿었던 선발진 마저 부진하면서 투수진 전체의 집단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이는 롯덴를 수 차례 믿기지 않는 대 역전패의 조연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롯데 마운드는 5월 들어 선발진이 살아나고 긴 이닝을 던져 주면서 불펜의 안정감도 함께 가져왔습니다. 임경완 선수가 마무리로 정착하면서 중구난방식의 땜질 기용은 줄었고 상황에 맞는 불펜 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른던 불펜 방어율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6월초 연승 기간에는 접전의 승부에서도 이를 지켜내면서 달라진 불펜을 실감케 했습니다.

하지만 불펜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임경완 선수가 잦은 등판으로 구위가 떨어지면서 블론 세이브 숫자를 늘려갔고 다른 불펜 투수들마저 부진 도미노 현상을 보였습니다. 등판하는 투수들마다 제구력이 불안했고 모여있는 상대팀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기 바빴습니다. 타선은 힘있는 타격으로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그 보다 더 실점하는 불펜의 방화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발진 역시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투구에 나쁜 영향을 미쳤습니다. 투타의 불균형은 롯데는 4위권 문턱에서 다시 멀어지게 하는 원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롯데 불펜에 김사율 선수가 다시 희망으로 등장했습니다. 김사율 선수는 6월 들어 1.98의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롯데 불펜중 가장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패가 이어지던 지난 일요일 LG전에서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귀중한 세이브를 올렸습니다. 사실상 롯데 불펜의 최후 보루로 등판한 경기였고 부담가는 클 수 밖에 없었지만 김사율 선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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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율 선수의 통산 성적은 방어율 5.35, 9승 22패, 6세이브로 평균 이하의 내용입니다. 11년이라는 경력이 있지만 프로에 들어와서 그의 무대는 주로 2군이었고 1군에서도 그의 위치는 패전처리 또는 엔트리를 채우는 정도였습니다. 고교시절 최고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선수가 겪기에는 너무나 힘들었을 시간들이었습니다.

김사율 선수는 직구는 묵직하고 위력이 있었고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았지만 마운드에 서면 평소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들쑥 날쑥한 제구력과 자신감 없는 투구를 상대 타자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불안한 투구 내용은 그을 1군 마운드에서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에게는 만연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서른이 넘은 나이임에도 가능성의 투수로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사율 선수는 작년부터 1군 마운드에 자주 등판했고 조금씩 그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기회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성장시켰습니다. 그리고 2010 시즌, 불팬의 핵심 요원으로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향상된 제구력과 함께 경기 운영능력이 좋아지면서 불펜의 승리조로 그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그가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좋았을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크게 달라지는  기복이 심한 피칭 내용을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유망주 자리에 안주할 수 없는 나이이기에 스스로 단점을 극복하고 안정감 있는 투수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지금 롯데의 불펜은 불펜에이스로 활약해야 할 이정훈 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고 기복이 심한 불펜 투수들 때문에 살얼음을 걷는 운영을 해야합니다. 매 경기 여러 투수를 투입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하지만 불펜진의 피로는 쌓이고 경기는 이기지 못하는 악 순환이 거듭되는 실정입니다. 누군가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고 김사율 선수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김사율 선수가 바램대로 불펜의 핵심으로 역할을 한다면 불펜 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김사율 선수가 자신의 껍질을 깨고 스스로 그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그렇게 된다면 롯데의 어의없는 역전패 경기는 더 이상 없을지도 모릅니다. 김사율 선수의 투구에 계속 관심을 가져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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