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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10월 8일이 시즌 종료일이었다. 이에 맞춰 KBO 역사상 두 번째 은퇴 투어를 했던 롯데의 레전드 이대호의 성대한 은퇴식이 열렸고 두산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오재원도 현역 은퇴식을 치렀다. 그전에는 2009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KIA 나지완의 은퇴식도 있었다. 

이렇게 정규리그를 정리하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지만, 아직 정규리그는 끝나지 않았고 포스트시즌 대진표도 확정하지 못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일정도 결정되지 않았다. 정규리그 순위가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은 SSG로 일찌감치 결정이 됐고 2위 역시 LG로 결정됐다. 포스트시즌의 가장 아래 단계인 와일드 카드전에 나설 5위 팀 역시 KIA가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KIA를 상대할 4위 팀은 아직이다. 10월 8일까지 3위를 달리고 있는 KT와 4위 키움의 순위가 변동할 가능성이 남았있다. 그리고 그 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팀은 KT다. 3위 경쟁을 하던 키움은 10월 8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고 KT의 남은 2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0월 8일 기준으로 KT는 79승 61패 2무 0.564의 승률이다. 키움은 80승 62패 2무 승률 0.563이다. 동률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 전적에서 키움이 KT를 앞선다. KT는 무조건 키움보다 승률을 앞서야 3위가 가능하다. 사실상 키움이 1승을 KT보다 더 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상 투혼 박병호

 



KT는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은 2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패하면 순위가 4위로 밀린다. KT는 남은 2경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하지만,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한다면 막대한 전력 손실에 큰 상실감을 안고 와일드 카드전에 나서야 한다. 2경기에서 1승만 하면 되는 유리한 조건이지만, 막판 순위 경쟁을 위해 전력을 다 한 상황이라는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오히려 조금 일찍 순위를 확정하고 포스트시즌 대비한 KIA가 더 유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 

KT의 남은 상대는 NC와 LG다. 두 팀 모두 순위와 무관한 팀들이고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승리 의지는 KT가 월등히 강하다. 여기에 경기 장소도 홈 수원과 잠실을 오가는 일정으로 이동의 부담도 크지 않다.

하지만 KT에게 승리에 대한 의지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실패의 결과에 대한 부담도 있다. 전력을 다하는 게 마땅하지만 만약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상황의 KT다. 비로 인해 10월 9일 열려야 할 경기가 순연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비온 뒤 한층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 순위를 결정할 두 경기를 치른다는 점은 선수들의 부상 등 또 다른 위험이 뒤따른다. 

일단 KT는 할 수 있는 전력을 다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10일 외국인 투수 벤자민을 선발로 등판시킬 예정이다. 우천 순연으로 여유가 생긴 불펜진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한 발목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타격이 가능한 거포 박병호도 엔트리에 포함되어 힘을 보탠다.

박병호는 10월 7일 KIA 전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돼 대타로 나서고 있다. 10월 8일 경기에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그의 존재는 타선의 힘을 더하는 측면도 있고 벼랑 끝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의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챔피언 KT는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프 시즌 기간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를 에이징 커브의 우려에도 과감히 FA 계약하며 타선의 무게감과 함께 경험을 더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우승 전력도 유지했다. 이런 KT가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상 도미노 속에 KT는 완벽한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시즌 상당수 경기를 해야 했다. 간판타자 강백호가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고 부상 후유증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KT 전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들 역시 지난 시즌 KT 우승을 이끌었던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시즌 중 교체됐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도 분명한 노쇠화를 보였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알포드로 시즌 중 교체해야 했다. 

이런 불안정한 전력으로 KT는 시즌 초반과 중반까지 하위권까지 순위가 밀리며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매 시즌 후반기 뒷심을 발휘했던 KT의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힘을 발휘했다. 후반기 KT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높은 승률을 유지했고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때는 2위권까지 노릴 수 있을 정도로 그 기세가 대단했다. 시즌 막바지 전반기 부진이 부담이 되면서 순위 상승이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5할 5푼을 넘는 높은 승률로 정규 시즌을 마칠 예정이다. 

이것만으로도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라 할 수 있지만, KT는 올 시즌 역시 우승을 기대하는 팀이다. 가능하면 포스트시즌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서 시작하는 게 그 목표를 위해 유리하다. 당면한 목표인 3위과 그렇지 못한 4위의 차이는 매우 크다. 

 

 

에이스 고영표

 



3위는 와일드 카드전을 거친 상대와 대결한다. 초 단기전인 와일드카드전은 그만큼 더 큰 집중력을 요구하고 만만치 않은 전력 소모를 해야 한다. 정규리그 4위와 5위가 대결하는 와일드 카드전 상대인 KIA는 막강한 선발 마운드가 장점이고 경험이 풍부한 야수진이 있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연승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순위를 떠나 단기전에서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KT는 올 시즌 정규리그 KIA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 5패 1무의 절대 우세를 보였지만, 단기전은 다르다. KIA는 순위를 확정하고 더 일찍 포스트시즌을 대비했다. 마지막까지 순위 확정을 위해 전력을 다한 KT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군다나 KT 전력의 중심은 강력한 선발 투수진이다. 고영표, 소형준, 엄상백의 국내 선발 투수진은 리그 최상위권이고 벤자민, 데스파이네 두 외국인 투수들도 수준급이다. KT는 선발 마운드의 장점을 포스트시즌에 적극 활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경기 수를 줄이는데 유리하다. KT가 정규리그 3위를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KT가 그리는 최상의 그림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르고 키움과 KIA의 와일드카드전이 2차전으로 이어지면서 상대 힘이 빠지고 KT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가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림은 KT만이 그릴 수 있다. KT는 스스로 그들의 운명을 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짊어져야 한다. 

과연 KT와 키움 중 누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게 될지 이제 야구팬들의 시선은 정규리그 KT의 2경기에 모아지고 있다. KT가 큰 압박감을 이겨내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포스트시즌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 KT로서는 그들의 팀명인 위즈처럼 마법이라도 부리고 싶은 마지막 정규리그 2경기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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