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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개막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남자 대표팀의 명단이 발표됐다. 그동안 A매치에서 자주 봤던 선수들이 대부분 중용되면서 안정감을 중시한 선수 명단이었다. 하지만 몇 가지 특이할 사항들이 있었다. 

우선,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눈 주위 안와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한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출전 선수 26인 명단에 포함했다. 손흥민의 부상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출전을 강행한다 해도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선수 보호를 위해 무리한 출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표팀으로서도 분명 고민되는 일이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절대적이지만, 손흥민은 명단에 포함한다 해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손흥민이라면 선수와 팀에게도 모두 부담이 되는 일이다. 경기력 저하도 문제였지만, 본선 첫 경기 우루과이전 출전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흥민 중심의 시스템을 오랜 세월 다져온 대표팀으로서는 개막을 불과 한 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손흥민을 제외한 대표팀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또한, 손흥민은 실력 외에 주장으로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정식적 지주로서 있고 없고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본선 첫 경기 출전이 힘들다 해도 이어지는 예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엔트리에 포함할 가능성이 컸다. 

손흥민 역시 이번 월드컵 출전은 너무 소중하다. 카타르 월드컵은 그가 전성기 기량으로 임할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라 할 수 있다. 이제 30살을 넘어서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기 어렵고 출전한다 해도 그의 기량은 정점에서 내림세에 있는 시점이 된다.

 

 

 



손흥민으로서는 EPL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그의 플레이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가장 큰 무대에서 기량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 있다. 또한,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 출전을 위해 수많은 장거리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 혹사 논란에서 담담히 국가대표 출전을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국가대표의 사명감과 그에 대한 기대를 부담으로 여기기 보다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손흥민에서 월드컵 출전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손흥민은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출전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부상 재발의 위험이 상존하고 플레이의 적극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헤딩이나 상대와의 몸싸움은 큰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 위축된다면 손흥민이 정상 플레이를 하기 어렵겠지만, 손흥민은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대표팀은 그의 의지와 능력을 믿었다.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 한 명을 추가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손흥민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마스크를 쓴 손흥민의 플레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과 함께 주목할 만한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천재 축구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U20 대표팀은 2019년 U20 월드컵에서 결승전에 진출해 준우승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대표팀은 우승에 실패했지만, 이강인은 당시 자신보다 나이 많은 형들을 리드하는 등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후 연령대를 높인 대회에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스페인 리그의 소속팀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며 출전 기회가 줄었고 기량이 정체되는 모습도 보였다. U20 대표팀에서는 팀이 그를 중심으로 한 경기를 했지만, 레벨이 올라간 팀에서 이강인은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이에 이강인의 작은 키와 부족한 피지컬에 따른 몸싸움 능력과 수비 가담 능력, 스피드 등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점점 실전 경기 출전이 줄었고 대표팀에서도 그 역할이 애매해 졌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대표팀에서 이강인이 설 수 있는 자리는 공격형 미드필더 3자리 중 하나였지만, 좌. 우 공격수는 손흥민과 황희찬 등 강력한 유럽파 선수가 있었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 역시 이강인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을 중용하는 대표팀 벤투 감독의 성향은 새로운 실험과 변화보다는 내실과 안정감에 더 큰 비중을 뒀다. 굴러온 돌 이강인이 쉽게 대표팀에 자리 잡기 어려웠다. 이강인은 어느 순간 대표팀 멤버에서 배제됐다. 많은 축구팬들은 이강인의 발탁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런 이강인에게 올 시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이강인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팀을 옮겼다. 물론, 원 소속팀에서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주전에서 밀려난 상황에서 이강인은 변화가 필요하기도 했다. 그렇게 자리한 새로운 팀에서 이강인은 과거 U20 대표팀 시절의 플레이가 되살아 났다. 장점인 패싱 능력에 더해 득점력도 함께 보여줬다. 상대 압박에 쉽게 대응하는 탈 압박 능력과 수비 가담 능력도 크게 나아진 모습이었다. 

지속력 있는 활약을 바탕으로 이강인은 팀의 주전이자 스페인 리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되살렸다. 하지만 이 활약이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해외파 선수가 모두 출전하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이강인은 다시 멤버에 포함됐지만,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이강인의 월드컵 출전이 불발된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 나왔다.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제대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한 그가 중용되긴 어려운 일이긴 했다. 벤투 감독 역시 이강인의 활용에는 물음표를 지우지 않고 있었다. 손흥민의 부상 이후 새로운 대안으로 이강인이 거론되긴 했지만, 축구팬들의 바람으로 그칠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월드컵 본선 대표팀 최 연소 멤버로 포함됐다. 주전으로 나서긴 어렵지만, 골이 필요한 상황,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조커로서 활용될 수 있다. 마침 대표팀의 주력 공격수인 황의조가 최근 소속팀에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든 부진에 빠져 있고 황희찬 역시 소속팀에서 활약도가 이전만 못하다. 여기에 손흥민의 부상 변수가 있다. 공격진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고 이강인이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은 그 짧은 기회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월드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대표팀은 그동안 주전 골키퍼로 오랜 기간 활약한 김승규를 축으로 조현우, 송범근이 골키퍼 엔트리에 포함됐다. 수비수는 국제적인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와 풍부한 경험의 김영권을 축으로 권경원과 조유민까지 4명의 선터백과 김문환, 윤종규, 김태환의 우측 풀백, 김진수, 홍철의 좌측 풀백이 수리 라인을 형성한다. 

 

 

 



미드필더진은 앞서 언급한 손흥민, 이강인 외에 대표팀의 더블 볼란치, 수비형 미드필더진을 책임지는 정우영, 황인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손준호, 백승호,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인 이재성, 송민규가 엔트리에 포함됐다. 좌우 공격수 자원인 황희찬과 나상호는 대표팀에 스피드를 더해줄 수 있다. 스트라이커는 기존의 황의조에최근 기량이 크게 발전한 조규성이 엔트리에 자리했다. 황의조의 최근 부진으로 조규성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오랜 기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과 그동안의 데이터 등을 고려해 최상의 선수를 선발했다. 축구 팬들 모두를 만족할 수 없지만, 감독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 남은 건 이 선수들로 어떤 경기를 할지 여부다.

그동안 평가전과 A 매치를 종합할 때 대표팀의 경기력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여기에 손흥민의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표팀의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크게 떨어져 있다. 이번 월드컵은 10.29 참사 영향 등으로 월드컵의 중요한 문화였던 거리 응원마저 사라졌다. 월드컵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기만 하다. 만약, 대표팀의 경기마저 부진하다면 월드컵 분위기는 더 침체할 수 있다. 그만큼 대표팀의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대표팀의 기대대로 캡틴 손흥민은 부상을 딛고 월드 클래스 선수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천재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서 만개한 기량을 과시할 수 있을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두 선수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두 선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기대가 현실이 될지를 확인하는 건 11월 24일 우루과이와의 예선 1차전 경기다. 


사진 : 카타르 월드컵,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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