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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정규리그,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하위권 팀을 중심으로 빠르게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다.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성과를 남긴 두산 김태형 감독이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고 그 자리는 프로야구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인 이승엽이 대신하게 됐다. 

2021 시즌 긴 침체기를 넘어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냈던 삼성은 올 시즌 도중 팀 성적 부진으로 허삼영 감독이 경질됐다. 감독 대행으로 무난히 팀을 이끌었던 박진만 감독 대행이 시즌 후 대행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 기회를 잡았다. 그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외부 영입설과 특정 인사의 내정설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박진만 감독은 팀 내의 강력한 지지 속에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2020 시즌 챔피언 NC 역시 시즌 도중 팀 성적 부진과 잇따른 선수와 코치들의 일탈 등의 이유로 우승 감독인 이동욱 감독을 경질하고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강원권 대행은 그동안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봤았고 감독 대행으로 빠르게 팀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NC는 시즌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기도 했다. 이에 강인권 대행은 그의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하위권 팀들의 감독 교체는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다. 이승엽 감독의 전격 두산행은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었지만, 두산은 오랜 세월 함께 한 김태형 감독 체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두산은 변화를 필요했고 그 변화를 상징하면서 중량감을 함께 가진 인물이 필요했다. 이승엽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그 무게감은 그 어느 감독보다 결코 낮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감독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위권팀들과 신임 감독 선임과 달리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냈던 LG의 감독 교체는 의외였다. LG는 유지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염경엽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LG는 유지현 감독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무기력한 패배가 문제였다. LG는 절대 우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의 돌풍에 밀리며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LG는 모처럼 잠실 라이벌 두산을 넘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오랜 숙원을 이룰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지만, 플레이오프의 허망한 패배로 그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패배의 충격은 정규리그의 빛나는 성과를 가려버렸다. LG는 우승의 꿈을 이룰 대안을 모색했고 염경엽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와 관련해 우승 경력이 없는 염경엽 감독이 우승을 이룰 적임자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LG는 변화를 택했다. 염경엽 감독의 선임과 동시에 LG는 코치진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외부에서 감독을 선임한 두산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더 나은 성적을 위해 감독을 교체한 4팀이지만, 스토브리그의 결과는 엇갈림이 있었다. 4팀 모두 전력 보강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팀은 두산밖에 없었다. 나머지 3팀은 기존 전력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더 늘면서 신임 감독들의 부담이 커졌다. 

두산의 이승엽 감독은 과거 두산의 왕조 시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한 양의지의 복귀라는 부임 선물을 받았다. 2022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는 시즌 전부터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들지만, 10개 구단 포수 중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포수 품귀 현상이 극심한 리그 현실 속에서 최고 대우를 예약했다. 그에 대한 구단들의 관심도 컸다. 치열한 경쟁은 시장가의 상승을 불러왔다. 그 경쟁에서 승리한 팀을 두산이었다. 

두산은 양의지의 복귀라는 명분과 함께 확실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최대 6년간 152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양의지에 안겼다. 양의지는 그가 프로에 데뷔하고 최고 포수로 올라서는 팀이었던 두산에서 40살이 넘어서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레전드의 복귀를 통해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했고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양의의 영입과 함께 보상 선수로 군필 20대 유망주 투수 전창민을 보상 선수로 내줬지만, 당장의 전력 손실은 아니었다. 양의지 이후 두산의 주전 포수였던 FA 포수 박세혁이 NC와 계약하면서 군필 내야수 박준영은 영입하면서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더해졌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달리 초보 감독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삼성 박진만, NC 강인권 감독은 우울한 포스트시즌 보내고 있다. 박진만 감독의 삼성은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팀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내야수 김상수가 KT로 떠났고 백업 내야수로 활용도가 컸던 오선진이 한화로 떠났다. 삼성은 두 선수와의 FA 협상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은 다수의 유망주 내야수들을 내년 시즌 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는 성적 부진으로 시즌 중 감독을 교체했던 삼성임을 고려하면 팀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기존 전력으로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시즌 삼성은 투. 타에서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했다.

또한, 삼성은 타 팀도 부러워할 정도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했다. 올 시즌 팀 주축 선수로 큰 활약을 했던 외국인 투수 뷰캐넌과 수아레스,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피렐라와 모두 재계약한 건 큰 성과였다. 그럼에도 전력의 불확실성이 커진 건 분명하다.

삼성은 풍부한 포수진을 활용해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삼성은 40살이 넘어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노쇠화와 올 시즌 불안했던 불펜진 상황을 고려해 수준급 불펜 투수 영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불펜 투수는 모든 팀들에게도 소중한 자원이다. 포수가 필요한 KIA와 삼성이 연결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시 잠잠해졌다. 박진만 감독은 팀 리빌딩과 성적을 함께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생겼다. 

NC 강인권 감독도 내년 시즌 팀 운영에 어려움이 커졌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FA 이적에 이어 주전 내야수 노진혁마저 롯데와 FA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났다. 이로 인해 NC는 센터 라인에 큰 균열이 발생했다. NC는 지난 시즌 나성범에 이어 양의지, 노진혁까지 팀 주력 선수들이 잇따라 FA 시장에서 팀을 떠났다.  특히, 나성범과 노진혁은 팀 프랜차이즈 선수로 그 상징성도 컸다.

이에 NC는 급히 내부 FA 잡기에 나섰고 주전 2루수 박민우에게 최대 8년간 14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베테랑 투수 이재학에도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두 선수는 이들과의 FA 계약은 모두 팀 창단 멤버로 더는 프랜차이즈 선수의 유출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이와 함께 NC는 양의지가 떠난 주전 포수 자리를 두산의 주전 포수였던 박세혁과의 FA 계약으로 급히 메웠다. 이에 그치지 않고 NC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와 최대 7년간 132억원의 비 FA 다년 계약을 통해 에이스의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이렇게 급한 불을 끈 NC지만, 내년 시즌 NC는 올 시즌보다 더 약화된 전력으로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수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전력 누수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인권 감독으로서는 고민 가득한 스프링 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정규리그 2위를 이끈 감독까지 교체했던 LG는 FA 시장이 성공적이지 않았다. LG의 주전 포수 유강남이 롯데로 떠났고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던 채은성이 한화로 떠났기 때문이다. LG는 자금력에서 결코 밀리지 않지만, 샐러리 캡의 제약으로 머니 게임에 한계가 있었다.

두 선수의 이탈은 분명 LG에게는 큰 전력 손실이다. 다행히 주전 포수 자리는 리그 상위권의 공격형 포수 박동원과의 FA 계약으로 자리를 메웠고 채은성의 빈자리는 풍부한 유망주 풀과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보완할 예정이지만,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 만약,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가 부진하다면 타선 약화를 피할 수 없다. 이는 최소한 한국시리즈 진출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 신임 염경엽 감독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감독을 교체한 4팀은 모두 리빌딩보다는 내년 시즌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팀들이다. 하지만 그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그나마 두산은 양의지 영입이라는 성과가 있어 위안이 되지만, 전반적인 전력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성과를 냈던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두산 외 감독을 교체한 삼성, NC, LG는 마이너스의 스토브리그다. 희망보다는 고민이 더 깊어지는 스토브리그다. 내부 자원으로 전력을 강하게 할 수 있지만, 2022 시즌 상위권 팀들은 대부분 적극적인 FA 등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전력을 강화하며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고심이 깊어지는 스프링 캠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신임 감독들이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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