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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한화는 2023 프로야구를 준비하는 스토브리그의 승자다. 두 팀은 그동안 하위권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FA 시장 등 외부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고 내부 육성에 주력했다. 또한, 팀 연봉을 줄이는 등 팀을 슬림화 했다. 외국인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하면서도 성적 부진이라는 공통점도 함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들은 달랐다. 두 팀은 샐러리캡 시행을 앞둔 시점에 줄여둔 팀 총 연봉의 여유를 활용해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팀은 FA 시장을 뜨겁게 했다. 실제 두 팀은 팀에 필요한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이들과 머니 게임을 할 수 있는 팀들도 있었지만, 샐러리 캡 제한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와 한화는 전력 보강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머니게임에도 적극적이었다. 모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었다. 

그 결과 롯데와 한화는 하위권 탈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내부 육성을 통해 단단해진 팀 뎁스와 함께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단단한 전력을 만들었다. 롯데는 한화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FA 선수 영입에 이어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선수 뎁스를 더 두껍게 했다. 특히, 마운드에서 롯데는 다수의 영건들을 조화를 이룰 베테랑들을 보충하며 장기 레이스에서 투수 운영을 더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롯데의 폭풍 같은 선수 영입의 핵심 선수는 단연 포수 유강남이다. LG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2011 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유강남은 서울에서 가장 먼 부산으로 홈구장을 옮기게 됐다. 롯데는 유강남에게 4년간 최대 80억원의 대형 계약을 안겼다. 이 금액은 유강남의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를 크게 넘어서는 금액이었다.

 

 

유강남

 



보통 수도권 연고지 선수가 지방으로 팀을 옮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 인프라나 자녀들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선수들은 같은 조건이면 수도권 팀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 연고 팀들은 FA 시장에서 협상에 불리함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크게 향상된 금액 제시가 불가피하다.

롯데는 유강남의 마음을 움직을 금액을 제시했다. LG가 유강남이 롯데와 계약한 소식이 들린 직후 KIA의 포수 박동원과 4년간 최대 65억원에 FA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와 LG의 제안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롯데는 풀 타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주전 포수가 절실했다. 이는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적이 필요한 롯데에게는 꼭 필요한 전력 보강 요소였다. 

롯데는 FA 시장에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가 나와 있었지만, FA 시장이 열린 직후부터 유강남 영입에 주력했다. 사전 접촉설이 강력하게 나올 정도로 롯데는 유강남을 일찍부터 주시했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제안과 연결됐다. 

유강남은 LG에서 일찍부터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고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았다. 이제 30대 초반의 나이로 포수로서는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무엇보다 큰 부상 이력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여기에 수준급 타격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그의 영입은 하위 타선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강남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2017 시즌부터 2021 시즌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에 비례해 타점 생산력도 뛰어났다.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이 있는 포수의 존재는 팀 타선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강남은 2021 시즌부터 타격에서 생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21 시즌 홈런 수가 최근 시즌 중 가장 작은 11홈런에 머물렀고 2022 시즌에는 8개로 줄었다. 여기에 각종 타격 지표도 내림세를 보였다. 그의 장점이 공격력에서 분명 아쉬움이 있었고 이는 FA 자격을 얻은 그에 대한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었다. 

롯데는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수비 능력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유강남은 리그 포수 중 최소 수준은 프레이밍, 공을 잘 받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롯데 포수들에게서 큰 아쉬움이었다. 롯데 투수들 중 상당수는 포크볼이나 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주 무기로 활용한다. 포수의 포구 능력이 그만큼 중요했지만, 이 부분에서 롯데 포수들은 부족함이 있었다. 또한, 바운드 공의 브로킹에서도 롯데 포수들인 분명한 약점이 있었다. 이는 롯데 투수들의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장애가 됐다. 

유강남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유강남이 안정적으로 롯데 투수들의 공을 받아준다면 마운드가 강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홈런과 타점 생산력 이상의 플러스 효과가 될 수 있다. 또한, 유강남의 풍부한 경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강남은 LG에서 정규리그 외에 포스트시즌까지 큰 경기 경험이 다수 있었다. 롯데 포수들에게는 없는 경험이다. 유강남이 포수 자리에 앉는 것 이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포수가 있다는 건 포수진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롯데는 2018 시즌부터 강민호가 떠난 자리를 내부 포수 자원 육성으로 대신하려 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기대했던 유망주 포수들은 성장하지 못했다. 그들에 대한 팀과 팬들의 큰 기대가 부담이 되기도 했고 육성 과정도 원활하지 않았다. 유강남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롯데 포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롯데는 1군 경험이 가장 많았던 포수 안중열이 FA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났지만, 공격력이 장점이 지시완과 수비에 강점이 있는 정보근, 성장이 가능성이 남아 있는 1차 지명 신인 출신 강태율, 내년 시즌 후반기 상무에서 제대 예정인 팀 내 최고 유망주 포수 손성빈까지 20대 젊은 포수 자원이 풍부하다. 이들은 유강남의 백업 포수로 1군에서 함께 경기를 하면서 기량 발전을 할 수 있다. 결과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건 분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강남의 영입은 당장 내년 시즌 성적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와 함께 하는 4년간 팀 내 포수진을 강화시키는 미래를 대비한 선택이기도 했다. 유강남은 LG에서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되는 위치였지만, 롯데에서 그는 포수진을 리드하고 팀의 중견 선수로서 한층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 

이를 위해 유강남은 최근 2년간 내림세에 있었던 타격 생산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투수 친화 구장으로 변모한 새로운 홈구장에 맞는 타격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건 유강남은 그동안 롯데 홈구장에서 좋은 타격을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끔 수비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하는 점도 사라져야 한다. 

유강남의 영입은 수년간 롯데가 풀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이었다. FA 시장에서 대부분 팀들이 양의지에게 집중하는 사이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는 포수들까지 거르고 유강남에게 집중한 것도 적절한 전략이었다.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과감한 베팅도 있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은 주전 포수를 얻었다. 그 상징성은 팀 전체에 큰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여기에 공격형 유격수 노진혁을 더하면서 센터 라인을 한층 강화시킨 롯데다. 이는 내년 시즌 전망을 밝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남은 건 유강남이 롯데가 기대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유강남은 앞서 언급한 대로 아직 포수로서 젊은 나이로 2022 시즌 주춤했던 타격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릴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롯데에서 4년간 기량을 유지한다면 리그 포수 상황을 고려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시점에도 대형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큰 동기부여 요소다. 

그와의 만남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롯데와 유강남의 만남이 롯데에 어떤 긍정 효과를 가져올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될지 이는 내년 시즌 롯데를 지켜봄에 있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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